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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크리스마스나의 눈으로 바라본 영화 #1 밝고 밝은 한 여름날, 무성하게 자란 플라타너스 나무가 좌우로 줄지은 길에 낡은 오토바이의 배기음 소리가 들려온다. 그 길 위에서 정원은 빨간 스쿠터를 타고 달린다. 주인공인 정원은 학교 운동장 철봉을 잡고 힘을 주어 올라간 뒤 다리를 걸고 벌렁 눕는다. 어린 시절 으레 하던 장난을 여전히 하고 있는 정원은 곧 죽을 시한부 환자다. 그래서일까 정원은 참댓글 0 Mar 20. 2025 by 월석 강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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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이브날, 매장을 오픈하다.초짜 사장, 장사 첫째 날부터 혼을 쏙 빼다. 2018년 12월 그해, 남편과 나는 가게를 계약했다. 계약 후 오픈날짜를 언제로 할까 의논하던 중 우린 대목이라 생각되는 크리스마스이브날 매장을 오픈을 하기로 했다. 오픈날까지 남은 날은 겨우 3주였고 마음이 급했던 우리는 빠르게 인테리어 업자들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업자들은 통화할 때와는 다르게 미팅 때마다 부르는 금액들이 다 달랐고, 시간이 없었던 남댓글 6 Mar 19. 2025 by 다정한 지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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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ry Christmas.가게마다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이 눈에 띄게 많아지고 손이 시려 호주머니 깊이 손을 찌르게 되는 때가 오면 으레 나는 빨간 딸기가 올라간 케이크를 주문하고 오래된 크리스마스 소품들을 꺼내 장식해놓곤 했다. 아이들이 만든 장식과 선물 받은 산타 인형, 작은 트리, 스노우볼이 올려지고 누런빛을 내는 작은 전구들댓글 0 Mar 19. 2025 by 김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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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크리스마스 - 2병상일기 #008 삐빅- 2급 현역 입영 대상입니다. 아는 것과 겪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스무 살의 내 몸에는 특별한 결함이 없었기에 현역 판정을 받으리란 것은 짐작하고도 남았다. 뜻밖에 2급이 나온 것은 저체중 때문이었다. 하지만 알고 있었다고 해도, 무정한 기계음은 진작에 느껴 보지 못한 섬뜩함을 안겨다 주었다. 말하자면 그것은 일종의 의식이었던 것이다. 인간은댓글 18 Mar 18. 2025 by 자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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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에 의한이른 크리스마스 선물 “묶어주세요.” 아이의 작은 손에는 커다랗게 부푼 초록색 풍선이 들려 있었다. 작은 손가락으로 풍선 끝을 야무지게 잡고 있는 아이는 재차 풍선을 내 눈앞에 들이밀었다. “얼른요. 어떻게 묶는지 몰라요.” 풍선을 들고 서성이던 나머지 아이들도 우르르 몰려들었다. “선생님, 저도요.” “저도요.” 나는 이곳 남태평양의 작은 섬 뉴칼레도니아에서 영어를 가르댓글 0 Mar 13. 2025 by 순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