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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사이 아이가 부쩍 자랐다. 냉동실에 얼려둔 고구마를 꺼내는데, 저만치서 책을 보던 카지노 꽁 머니가 “꺼거마!”라고 외치며 우다다- 달려온다. 아직 뒤뚱거리긴 하지만 뛰어다니는 모습이 예전만큼 위태롭지는 않다. 고구마라는 단어도, 넘어지지 않고 달리는 법도 따로 가르쳐준 적 없건만 스스로 눈치껏 보고 배우는 모습이 기특하다.

요즘 카지노 꽁 머니는 모자에 푹 빠져있다. 선물로 받은 분홍 뜨개 모자가 마음에 드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모자! 모자!” 하며 모자를 찾아 방을 빙빙 돌아다닌다. 잠시 주방일을 하다 돌아보면 카지노 꽁 머니는 어디선가 모자를 주워 와 머리에 쓰고 있다. 예전엔 어설프게 머리 위에 올려놓아 금세 떨어지곤 했는데, 이제는 모자를 쓴 채로 뒹굴고 뛰어다니고 미끄럼틀을 타도 모자는 제자리를 단단히 지킨다.

아기가 자라는 모습을 한카지노 꽁 머니도 놓치지 않고 카메라에 담고 싶다. 예쁘게 나온 사진과 영상을 모아 성장 앨범을 만들어, 훗날 어른이 된 아이에게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다. 하지만 막상 사진을 찍어보면 아기의 어여쁜 모습이 생각만큼 잘 담기지 않는다. 카메라를 드는 카지노 꽁 머니, 아이는 렌즈에 주의를 빼앗겨 내가 담고자 했던 행동을 멈추고 카메라만 바라본다. 그럴 때면 아기를 카메라에 담고 싶어 하는 나의 욕심이 아기의 아기다운 모습들을 멈추게 한 것 같아 미안해진다.

그래서 요즘엔 카메라를 드는 대신 글을 쓴다. 카지노 꽁 머니가 잠든 밤, 노트북 앞에 앉아 낮에 본 카지노 꽁 머니의 모습들을 떠올린다. 눈으로는 커서만 깜빡이는 빈 화면을 바라보면서도 머릿속에선 아이와 보냈던 하루가 다시 흐른다. 그 시간을 다시 살며 아이의 표정을 곱씹고, 마음을 헤아리며, 흘러갔던 감정을 우려내 글을 쓴다. 그러고 나면 카지노 꽁 머니의 모습이 사진보다 더욱더 진하게 마음에 새겨진다.

아이는 나를 현재에 집중하게 만든다. 빠르게 자라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시간을 지나고 있다는 생각에 문득 서글퍼진다. 그럴 때면 아기가 천천히 자라길 소원하다가도, 이내 모든 카지노 꽁 머니 사랑하기로 한다. 그저 지금, 이 순간 내 앞에 분명히 존재하는 아이를 한 번이라도 더 두 눈에 담고 글을 쓰는 방법으로. 그렇게 아이는 잊어도 부모는 잊지 못할 하루를, 카지노 꽁 머니, 찰나를 쌓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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