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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신기지 못한 장화가 있다. 여름에 선물받았을 때는 걸음걸이가 불편할 만큼 컸던 것이, 몇 달 사이 아이가 부쩍 자랐는지 이제는 발에 꼭 맞는다. 방 한구석에 놓여 있던 장화는 눈 내리는 겨울날이 오자 드디어 제 역할을 찾았다. 아침부터 내리던 눈이 점심이 지나도록 그칠 줄을 모른다. 바깥 온도를 확인하려다 문득 생각한다. 겨울은 추워야 겨울이지. 바지를 두 겹 입히고, 패딩 조끼 위에 패딩 점퍼를 덧입힌다. 양말을 신기고 장화를 신기는 동안에도 무료 슬롯사이트는 창밖에 흩날리는 눈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동네는 온통 하얀 눈이불을 덮어썼다. 어제도 걸었던 거리인데, 오늘은 발걸음마다 '뽀드득' 소리가 새롭다. 곳곳에는 아이들이 만든 눈사람과 눈오리가 자리 잡았다. 돌길, 흙길, 잔디밭길의 경계가 모두 사라졌다. 전부 눈길이다. 눈을 주먹밥처럼 뭉쳐 손바닥에 올려놓고 무료 슬롯사이트에게 보여준다. 내가 토끼 궁둥이를 토닥이듯 눈덩이를 다독이면, 무료 슬롯사이트도 작은 손으로 '툭툭' 두드린다. 내가 손가락으로 솜사탕을 찌르듯 눈덩이에 구멍을 내면, 무료 슬롯사이트도 그 몽땅한 손가락을 '콕콕' 눈덩이에 찔러 넣는다. 이번에는 양손 가득 눈을 모아 공중에 흩뿌린다. 설탕처럼 하얗게 흩어지는 눈가루를 무료 슬롯사이트는 동그란 두 눈에 담는다. 나는 흩날리는 눈가루보다, 눈을 보며 반짝이는 무료 슬롯사이트의 눈망울이 더 예쁘다.

오랜만에 고구마를 쪘다. 언제든 먹을 수 있는 고구마지만, 코끝은 시려도 손끝은 뜨겁게 껍질을 벗겨 호호 불어 먹는 겨울 고구마가 가장 맛있다. 냄비 가득 노랗게 익은 고구마 중 보름달처럼 가장 둥글고 예쁜 것을 골라 무료 슬롯사이트에게 준다. 무료 슬롯사이트 손에 잡히자 대보름만큼 커진 고구마가 한 번에 입속으로 쏙 들어간다. 볼이 빵빵하도록 가득 찬 고구마를 열심히 오물거리는 무료 슬롯사이트의 입이 귀엽다. 겨울이 가기 전에 딸기와 귤도 한 번 더 먹어야겠다. 딸기와 귤을 먹을 때 오물거리는 입은 고구마를 먹을 때와는 또 다른 귀여움이 있다.

겨울이 다시 좋아진 건 무료 슬롯사이트 덕분이다. 예전엔 눈이 많이 오고 한파가 불어올 때, 가장 먼저 느껴지는 감정은 불안과 걱정이었다. 이상하게도 나란 사람의 재난 감지 회로는 연고도 없는 강원도 산간마을과 연결되어 있어, 오늘 같은 날이면 눈길 사고나 고립된 사람들을 상상하곤 했다. 그런데 아빠가 되고 나서는 모든 감각이 아이와 연결되면서 무료 슬롯사이트에 대한 불안이 늘어난 만큼 다른 걱정은 많이 줄어들었다. 이것이 꼭 바람직하다고만 할 순 없겠지만, 지금 내게는 무료 슬롯사이트와 한바탕 눈놀이를 하고 와서 고구마를 쪄 먹는 겨울다운 일상이 돌아와 있다.

다가올 봄에는 베란다 텃밭에 선이가 좋아하는 블루베리와 방울토마토를 심을 것이다. 주말에는 화원에 놀러 가서 봄날의 지휘에 따라 차례로 피어나는 형형색색의 꽃들을 보여줘야겠다. 여름에 약한 나지만 선이와 함께라면 수박 몇 통, 빙수 몇 그릇, 산과 바다 몇 번으로 무더위는 금방 물러갈 것이다. 가을에는 낙엽을 밟으며 바스락장난을 치고, 구름 관찰자가 되어 구름에 이름을 붙이며 놀아야지. 다시 겨울이 오면 눈밭에 무엇을 그릴지 이야기 나누며 눈을 기다릴 거야. 그렇게 무료 슬롯사이트 계절답게, 선이는 선이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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