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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의 기억대구에서 출발한 고속버스가 청주를 지나갈 즈음 시곗바늘은 일곱 시를 가리켰다. 네 시간을 달렸다, 아니 기었다. 만석의 버스는 인내심 경연장이 된 지 오래였다. 일요일 오후의 경부고속도로야 이미 악명이 높아 미리 어느 정도 정체와 지체를 각오하고 있었지만, 사고와 공사가 겹치고 반복되는 이 날의 고속도로는 해도 너무했고 심해도 너무 심했다. 멀미가 날 만큼댓글 3 Mar 28. 2025 by 김 장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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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을 통하여 나를 찾다난 지나치게 내성적이었다. 요즘 유행하는 MBTI로 따지면 극단적인 ‘I’의 성향이었다. 유치원에 다닐 적에는 매년 겨울 산타 할아버지가 유치원에 찾아오는 일이 정말 무서웠다. 따라서 그 무서워하는 내 모습이 부끄럽기도 해서 선물 받는 설렘보다는 걱정이 더 컸다. 엄마에게 강제로 이끌려 갔던 태권도 학원에서는 많은 친구들 앞에서 팔을 들기가 부끄러워서 결국댓글 2 Mar 25. 2025 by 부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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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 - 일탈18. 일탈 9월 23일 “오빠! 나 어제 여름에 입을 옷이 마땅치 않아 좀 샀는데 어떤지 좀 봐줄래.” “어! 그래, 잘했네! 어디 봐! 야 그런데 뭐야 형편없잖아!” “왜? 싫어? 나는 괜찮은데.” “옷이 미경 미모를 못 따라가잖아! 뭘 입어도 보이는 것은 미경 얼굴뿐이야! 하하하.” “농담 그만하고 잘 좀 봐.” “너무 잘 어울린다. 정말 예뻐!” 정근이는 양댓글 0 Mar 24. 2025 by 왕십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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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여행나in나 [생활의 발견] 어찌하여서... 집에 있으면 할 일이 많은 걸까. 여기저기 시선을 옮길 때마다 할 일이 눈에 보인다. 버겁다 느껴지는 날은 급하지 않거나 중요하지 않은 일들을 잠시 미루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은 여유로움이 부족하다. 단순한 일상의 반복은 새로움이 없다. 어쩌다 가끔 할 일도 없고, 일정도 없는 딱히 갈 곳도 마땅치 않은 한가로댓글 0 Mar 24. 2025 by 나in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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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펜은 총보다 강하다. 이미 시작된 전쟁 다들 애써 아닌척 한다. 술 망나니처럼 술의 힘을 빌려 우주끌까지 갔다 왔다. 필름 끊기고 핸드폰 전원 끊긴즐도 모르고 마지막 한번의 일탈 꿈에서 여름을 봤다. 봄은 아직 오지 않았다. 내 맘은 아직도 겨울이다. 각오해라 니들이 깨웠다 달게 자고 있는 나를 펜으로 그리고 펜으로 깨우리라. 봄이여 빨리 오라.댓글 0 Mar 23. 2025 by 수호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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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희극입니다오랜만에 여유롭게 걷습니다. 단출하게 세 명이 걷습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기도 하고 때로는 조용히 침묵 속에 걷습니다. 굳이 침묵 걷기 시간을 가질 필요도 없습니다. 저절로 자연스럽게 침묵을 유지하며 걷게 됩니다. 오랜만에 찾은 서울 둘레길은 늘 그렇듯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다만 제가 왔다 갔다 할 뿐입니다.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친구는 또 가댓글 0 Mar 22. 2025 by 걷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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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고르고 힘을 모은다완벽함이 무너진 자리, 나의 케렌시아 강박적인 일상이 무너져버리는 상상을 한다. 어떤 날에는 그저 상상에 그치지만, 또 어떤 날에는 작정하고 가지런한 일상을 흩트린다.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어떤 장소를 찾아가는 것이다. 가지런한 강박을 위해 아무것도 안 한다는 말은 어쩐지 부조화스럽다. 일상의 모든 것이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건 아니다. 하지만 때때댓글 1 Mar 18. 2025 by 노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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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식 컬처, 왜 방치하면 안 되나?독버섯처럼 조직 전체로 퍼져나갈 수 있는 톡식 컬처 조직에 톡식 컬처가 존재하는 경우 대부분의 반응은 문제를 덮어버리려고 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리는 것일 것입니다. 그러한 톡식 컬처 덕분에 조직이 원하는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면 더더욱 이를 간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과를 내고 더 유능한 인재들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좀 더 멀리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대로 방치하게 되면 마치 독댓글 0 Mar 11. 2025 by J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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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물 안 묻힌 삼일 세끼남이 한 밥이 먹고 싶다 우렁각시가 필요한 도비 난 특별한 일이 없으면 삼시세끼 내손내밥 하고 있다. 그러려면 평일에는 새벽부터 도시락과 간식을 싸야한다. 주말에 좀쉬어 볼까하지만 토요일은 밀프렙의 날이고 일요일은 청소와 빨래가 도사리는 날일 뿐이었다. 내가 만든 음식은 다행히 먹을만하지만 그 맛있음이라건 주방에 붙어있는 시간과 들이는 에너지에 비례하기 때문에 맛있어 질댓글 0 Mar 07. 2025 by B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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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가끔씩은 누구나 일탈을 꿈꾼다" 일탈의 사전적 정의는 이러하다. 일탈(逸脫) : 정하여진 영역 또는 본디의 목적이나 길, 사상, 규범, 조직 따위로부터 빠져 벗어남.(출처 : N국어사전) 하지만 난 일탈을 이렇게 정의하고 싶다. 정해진 삶의 루틴을 깨고 일상에서 잠깐 벗어나는 것. 이것이 내가 정의 한 일탈이다. 예전엔 다람쥐 챗바퀴 돌듯 돌아가는댓글 4 Mar 06. 2025 by 백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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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사항가장 평범한 바람 1989년이 밝았다. 1988년 겨울, 하필 그 해부터 가고자 하는 대학에 먼저 지원을 하고 나중에 시험을 보는, 先지원 後시험으로 대입제도가 바뀐 것도 모자라 바로 1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극악무도한 난이도를 보인 수학 때문에 난 학력고사를 망치다시피 했고 당연히 대학에 떨어졌다. 물론 나의 대입 실패의 1등 공신은 <서울 올림픽>이었지만. 재댓글 83 Mar 06. 2025 by 미친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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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남자는 몇살까지 어린아이일까대학원 생활 이모저모 먼저, 놀랍게도 브런치 작가가 되어버렸다. 물론 일기와 비슷한, 어쩌면 스스로 대학원 생활을 조금 더 가치있게 만들고자 하는 나의 작은 일탈에 불구한 이런 글 마저도 "작가" 라는 요상한 명칭이 붙게 되면 부담이 되지만, 최대한 부담 없이, 담담하게 글을 작성해볼까 한다. 내 글을 보게 될 누군가가 "아 나도 대학원생 때 이랬지", "와 대학원은 실제로는댓글 0 Mar 06. 2025 by 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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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아동 엄마의 일탈과 견딤의 재료들아직은 어린 아스퍼거(신경다양성/자폐스펙트럼) 아들을 키우면서 외식, 외출, 여행 등이 힘들어 일탈을 자주 꿈꾸곤 한다. 결혼 전에는 집을 좋아하는 집순이면서도 영화관, 미술관, 전시관, 음악회, 공연장 등에 가서 재충전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고, 독서와 등산, 산책을 하며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가지는 것을 좋아했다. 또, 수고하고 고생한 나를 위해 맛집 탐댓글 1 Mar 06. 2025 by 오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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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와 이해 사이인생의 복선은 일상 속에 늘ᆢ 장난인 줄 알았다. 그러다가 말 줄 알았다. 물건을 두 다리사이에 끼우고 힘을 주며 끙끙댄다. 그리고 웃으며 엄마 보란 듯이 다양한 울건으로 소중이에 대고 세게 누른다. '잠지 운동'이란다. 야단을 치지 말라고 했으나 걱정이 앞서 할머니도 못하게 하고 온 가족이 하면 안 되는 행동임을 수시로 얘기하고 타이른다. 동생이 태어나고 외로운 걸까 동생이 태어나고댓글 0 Mar 05. 2025 by 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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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의 역설누구나 가끔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은 욕구가 생깁니다. 어느 때는 자신의 정체성을 부인하고 싶은 생각도 들지요. 어렸을 때 자신의 성(性)을 바꿨으면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 집을 뛰쳐나가고 싶은 충동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금슬 좋은 부부도 이혼을 상상해 본다든지, 속세를 떠나 신부나 수녀 또는 스님이 되었으면 하는 막연한 생각도 하게 됩니다.댓글 0 Mar 05. 2025 by 염홍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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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찾기]여행이 더 이상 고프지 않은 이유일상VS일탈 여행 왜 가는데?내 평범한 일상이 주는 안락함이 좋다 나의 일상은 여행에서는 누릴 수 없는 편안함이 있다. 언제든 냉장고에서 먹을 것을 꺼내 먹을 수 있고.. 더러운 옷은 바로 빨 수 있고 샤워하고 화장대엔 내가 쓰는 화장품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다이슨 드라이기.. 그리고 얼마든지 고를 수 있는 내 옷.. 일교차가 큰 날은 하루에 두세 번 갈아입을 수 있으니까 내가 가진 공간은 패리스힐튼이 사는 그런 넓댓글 4 Feb 27. 2025 by sunk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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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사람의 섬살이Ep.0 제주살이를 준비하며 (part1. 내 인생의 일탈) “선배님은 제가 입사할 때 롤 모델이셨는데, 퇴사도 롤 모델이 되셨어요!” 후배의 말에 살짝 갸우뚱해진다. 나와는 거의 10년 차가 나는 후배가 나를 롤 모델로 삼았다는 말은 마지막 인사를 나누며 건네는 덕담이라 생각하면 될 테지만, 퇴사마저 롤 모델이라하니 갸웃할 수밖에. 하긴 23년을 다닌 회사에 퇴사 의사를 전한 후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몇 번인가댓글 0 Feb 25. 2025 by J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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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르게일탈과 혼란 캄캄한 밤 차를 몰고 집에 돌아가는 길 동네 교차로의 붉은 신호등에 멈춰 섰다. 거리에 차도 사람도 아무도 없으니 신호가 너무 길게 느껴진다. '교통 신호는 안전을 위해 참고하라고 있는 거지 무조건 지켜야 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프랑스에서 유년기를 보낸 회사 동료분이 황학동 시장에서 1000원을 주고 산 킥보드를 타고 빨간불이 들어온 횡단보도를 뽈뽈댓글 0 Feb 23. 2025 by 다자녀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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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 일탈은 시작되었다."언니!?" "뭐야!? 또 술 한 잔 했나 보네, 차는?" "차!? 이 앞에 주차했지." "대리 불러서 온 거야?" "아니." "그럼 또 음전으로 여기 온 거야?" "술 얼마 안 마셨어, 멀쩡하닌깐 왔지" "그건 자기 생각이지, 딱 봐도 술 마신 티가 나는구먼~ 술 마셨음 집으로 가지 왜 여기로 왔어?" "그냥 언니도 보고 싶어 커피 한 잔 하면서 술도 좀댓글 0 Feb 22. 2025 by 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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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팡질팡2021. 6. 3. - 2021. 6. 4. 마음이 또 요동치기 시작해서 발레타의 랭귀지스쿨까지 걸어왔다. 어제 복도에서 행정직원과 잡담하다가 Costa카페의 할인을 알게 되어 아침일기를 이곳에서 쓰려고 들어왔다. 넓고 시원한 공간이다. 걸어오면서 흘린 땀을 식힐 수 있게 해주는 차가운 에어컨 바람이 고맙다. 젊은 남자 혼자 주문과 커피 만드는 일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집 앞 단골카댓글 0 Feb 21. 2025 by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