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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무사히[25] 다행이다 띠리릭- 띠리릭- 띠리리리리릭 아침에 제일 듣기 싫은 소리. 알람 소리에 절로 인상이 구겨진다. 구겨짐이 펴지기도 전, 너무나도 귀에 거슬리는 그놈의 소리를 멈추기 위해 한쪽 눈을 찌푸린 채 검지 손가락으로 여러 번 중단 버튼을 터치해 댄다. 물론, 한 번으로도 멈춰진다는 걸 알지만 모르겠다, 그 순간엔 그렇게만 해야지만 직성이 풀리는 것을. 알람 소댓글 0 Mar 25. 2025 by 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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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해루질 가러 간 사람들은 나무 담장 사이로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 뒤뜰에 마른 댓잎 사이로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 이파리가 떨어진 가지를 흔드는 바람. 풀벌레가 우는 소리. 파도가 물결치는 소리. 바람에 일어난 모래가 제자리에 앉는 소리. 모든 소리가 어울려 가을밤이 된다. 멀리서 깜박이는 고깃배가 물살에 흔들리는 달을 만든다. 해루질을 하러 간 사람들은 소식이 없고. 그들이 지댓글 0 Mar 25. 2025 by 빨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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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대고려연방 (52)중국의 역린 6 CNN의 전파를 탄 이 압도적인 장면들은 이번에도 남과 북의 팔천만 국민들은 물론이고 평화를 사랑하는 지구촌사람들이 쿵쾅거리는 심장소리를 달래면서 다 함께 지켜봤다. 이 시각의 상황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그야말로 동북지방의 한가운데를 겨냥하여 차르봄바급의 수소핵폭탄이 터져버린 격이었다. 북경의 고관대작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온몸을 부덜부덜 떨어야 했고 급댓글 0 Mar 25. 2025 by 맥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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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소리검은 하늘은 금방이라도 비를 몰고 와서 한바탕 쏟아놓을 험상궂은 태세다. 나뭇가지가 흔들리며 바닥에 떨어진 낙엽이 바람에 굴러다닌다. 궂은 날씨에 덜컹거리는 유리창에 부딪치는 바람소리가 요란하다. 어린 시절, 겨울들판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전선줄을 가르고 지나가는 바람소리에 “쏴~” 활시위를 잡아당기는 듯한 소리가 요란했다. 방문이 덜컹거리고 한바탕 바람이댓글 0 Mar 25. 2025 by 샤론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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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소리# 장면 3 장소: 청룡사 경내, 겨울에서 봄으로 시간: 몇 달 후 청룡사의 차가운 겨울이 지나고, 따스한 봄 햇살이 절 마당을 비추기 시작했다. 상천은 어느덧 남사당패 생활에 조금씩 익숙해져 있었다. 낯선 어른들 틈에서 처음에는 잔뜩 움츠러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의 활기찬 에너지와 흥겨운 음악 소리에 점차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아침이면 단원들은댓글 0 Mar 25. 2025 by prahak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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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소리(마에스트로)나에 살던 고향은 천둥소리 **# 장면 1:** 1982년 서울 종로. 깊은 밤. 달빛이 은은하게 내려앉은 밤거리. 늦은 저녁, 깊어가는 가운데 인적은 끊기고 간간이 취객들의 발자국 소리만 적막을 깨운다. 그때, 맑게 갠 밤하늘에 갑자기 쏟아진 소나기가 세상을 순식간에 물빛으로 채운다. 사람들은 황급히 처마 밑으로 뛰어들었고, 후텁지근한 공기가 감도는 허름한 막걸리집 안으로댓글 0 Mar 25. 2025 by prahak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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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을 건너온 기타 소리티보 가르시아 <El Bohemio> 내가 처음 유학을 했던 도시는 독일의 바이마르였다. 괴테와 실러의 동상이 자리 잡은 문학의 도시이기도 했지만, 프란츠 리스트의 이름을 딴 음악대학도 명성이 높다. 특히 지휘, 클라리넷, 첼로 등 일부 클래스는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했고, 국제 콩쿠르에서 수많은 우승자를 배출한 기타 클래스도 그중 하나였다. 기타 전공이 있는 줄도 몰랐던 무지한 시절의 나는 종댓글 0 Mar 25. 2025 by 안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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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등뻐꾸기 소리되는 일 없이 외롭고 막막하던 시절, 어떤 글쟁이의 귀에 검은등뻐꾸기 소리가 들렸대요. '흑흑흑흑' 이렇게요. (검은등뻐꾸기는 여름 철새임, 우리나라에서 여름을 나고 겨울은 동남아에서 남.) 그런데 친구의 귀에는 '홀딱벗고 홀딱벗고'로 들린대요. ? 뭐죠? 그래서 글쟁이는 가까운 스님에게 새소리가 ‘어떻게 들리세요’라고 물었더니 '머리깍고 머리깍고'로댓글 4 Mar 24. 2025 by 신화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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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묘한 감정의 전달자, 소리최근 영시를 접하고 영시 암송을 시도하면서 마치 오랫동안 굳어있던 몸을 풀 듯, 잠자고 있던 언어 근육들이 기지개를 켜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학생들에게 영어 단어 하나라도 더 암기시키려 애썼던 교직 생활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마치 갓 면허를 딴 초보 운전자가 좁은 골목길을 운전하는 것처럼 조심스럽고 설레는 기분이랄까. 이론과 실제는 이토록 간극이댓글 2 Mar 24. 2025 by Sunny S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