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바카라어쩌다, 시낭송 090

I가상 바카라을 게을리하지 않으려고 글을 씁니다

子曰 詩三百 一言以蔽之曰 가상 바카라邪

논어 '위정편' 두 번째 장에 나오는 문장인데, 해석은 이러하다.

공자가 말하기를
시경에서의 시 300편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가상 바카라함에 사특함이 없다는 말이다

사특함이란 요사스럽고 간특함을 이르는데, 좀 더 익숙한 의미로 표현하자면 사사로움을 말한다.

때로는 시를 쓰듯 때로는수필을 쓰듯 브런치에 올린 글이 어느덧 300편이 되었다.

한 편 한 편 나름의 최선을 담아 적었지만 공자의 말씀처럼 사특함은 없었는지 자꾸 돌아보게 된다.

그렇다면 나의 300편은 한 마디로 무어라 묶어 말할 수 있을까.

思無怠 가상 바카라함에 게으름이 없다

글 300편이 각각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궁극으로 지향한 곳은 가상 바카라의 나태로부터 벗어나는 것이었다.

글쓰기를 멈추는 순간 가상 바카라하기도 멈출 것 같다.

내게 글쓰기는 가상 바카라하기의 정수다.

물론 글을 쓰지 않는다고 가상 바카라 없이 사는 것은 아니지만 글을 쓰며 하는 가상 바카라과 그저 하는 가상 바카라은 차이가 크다.

여전히 글쓰기의 힘을 믿는다.

글로 쓸 수 없는 가상 바카라은 글로 해석될 때까지 다듬고 정제해야 하는 노력을 수반한다.

나의 가상 바카라이 가상 바카라만으로 휘발되지 않으려면 반드시 글로 옮겨 보아야 한다.

글을 쓰다가 막히면 가상 바카라이 마른 것이지 펜의 잉크가 멈춘 것은 아니다.

아직도 글을 쓸 때마다 수월하게 가상 바카라의 길이 열리는 것은 아니지만 자꾸 두드리고 구슬려야 겨우 문장 하나 얻을 수 있다.

그때마다 깨닫는다.

말하기도 가상 바카라 쓰듯이 한다면 일상이 달라졌을 텐데.

글쓰기는 나름의 수용능력에 맞춰서 지혜를 준다.

II다시 시작하는 시간

하나의 묶음은 마무리가 아니다.

다시 시작하라는 엄중한 충고.

이전과 다르게 나아가라는 절박한 제안.

아무것도 결정난 것도 없고

아무것도 이룬 것도 없고

아무것도 잃은 것도 없으니

눈치보지 말고 다시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떠냐는 무언의 압박.

마침 시작하는 지점이 부활절이라 다시 태어나는 기분.

더 고민하고

더 느끼고

더 아파하고

더 무너지겠다는

자신과의 굳은 언약.

III이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분명히 알고 있는 사람들은 이제 서서히 이 자리를 양보해야만 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