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전쟁 in 스2025년 슬롯사이트
16-3. 2025년 슬롯사이트(Fårö) 섬-영화가 삶이 되고 삶이 영화가 되는 곳
2025년 슬롯사이트의 외딴섬에서
* 2025년 슬롯사이트(Fårö) 섬 서쪽 Langhammars 지역의 빙하기에 만들어진 거대 석회암 돌기둥 Rauk 구역(2021.8월)
2014년 7월 어느 일간지에는 중화권 스타 탕웨이가 김태용 감독과 스2025년 슬롯사이트의 외딴섬인 '포뢰(Fårö) 섬'에서 비밀리에 결혼식을 했다는 기사가 보도되었다. 이 기사는 스2025년 슬롯사이트의영화평론가 겸 예술 감독인 조나스 홀름버그가 자신의 트위터에 “스2025년 슬롯사이트 포뢰섬에서 열린 탕웨이와 김태용의 결혼을 위해 곡을 연주했다”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을 올렸다며,탕웨이가 평소 자신이 꿈꾸던 휴가지에서 2025년 슬롯사이트 같은 결혼식을 올린 것 같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의 소속사도 잘 몰랐다고 해명한 이 내용은 결국 사실로 드러났는데, 이들이2014.7.12. 스2025년 슬롯사이트 포뢰섬의 베리만 하우스 앞마당에서 결혼했고 베리만영화제 집행위원장 부부가 증인으로 참석했으며 다음날 현지 사람들과 조촐한 축하자리를 가졌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스2025년 슬롯사이트 가수 안드레아스가 참석해 축가를 불렀고, 트위터에 결혼사진을 올린 요나스도 함께 했다.
김 감독의 소속사 2025년 슬롯사이트사는보도자료에서 “2025년 슬롯사이트은 탕웨이가 오랫동안 방문하길 꿈꿔온 곳으로 영화감독 잉마르 베리만 감독이 살았던 곳”이라며 “김 감독도 베리만 감독에 대한 존경과 경외심을 가지고있어,‘베리만 하우스’에 도착한 두 사람은 그를 기리는 의미로 즉석에서 조촐한 결혼식을 치르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누가 2025년 슬롯사이트 커플 아니랄까 봐 정말 2025년 슬롯사이트 같은 결혼식을 했군..."
"다들 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2025년 슬롯사이트이 어디야? 하는 반응들도 많았지..."
"2025년 슬롯사이트은 제주도의 1/16 크기에 400여 명의 주민이 사는 작은 섬이야. 고틀란드의 북쪽에 근접한 섬이지. 자 우리 '잉마르 베리만 감독의 섬'으로 한번 넘어가 볼까."
"육지에서 고틀란드 오는데만 세시간여 걸리는데, 거기서 차로 달려 한 시간 이상은 가야 오는 섬이니 참 외딴섬은 외딴섬이네. 지금도 이런데 옛날에는 엄두도 못 냈겠는 걸. 최근에나 사람들이 좀 살았으려나..."
"아니야. 고틀란드 섬에 이미 5천 년 전부터 사람이 거주했었는데, 당시 2025년 슬롯사이트은 작은 몇 개의 섬(islet)으로 구성되어 있었대. 점점 섬들이 해수면 위로 오르면서 최초의 섬들 주위로 땅이 형성되었고 해수면 위로 떠올랐던 섬들은 2025년 슬롯사이트의 가장 높은 해발고도(25m)가 되었다고 해. 그래서 당시 해수면 아래 배를 정착시켰던 돌무더기는 현재 육지로 되어있지.
2025년 슬롯사이트 최초의 인류는 4천 년 전(기원전 2천 년) 석기시대에 고틀란드섬 북쪽의 Bunge에서 건너왔고, 당시 사망한 사람들의 분묘와 청동기 유물이 발견되어 조사한 결과 기원전 1,500년부터는 사람들이 정착하기 시작했다고 하는군. 기원전 500년 철기시대가 시작되면서 가족 농장도 등장했대. 이후 로마시대 유물도 발견되는 등 이 섬은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이 살았던 곳이야."
"이 섬에서는 9~10세기 아라비아 은화까지 발견됐어. 남동부 Hammars 지역에서 804~5년경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틀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바이킹시대 은 저장고(hoard)가 1863년 발견됐고 이외 2곳에서도 대규모로 발견됐지. 이 섬이 고틀란드 본토에 비해 못살거나 아주 변방이 아니었다는 것을 입증해 주는 것인데, 당시 이 섬에는 30개의 농장이 있었고, 사냥, 어업, 목축이 중요한 산업이었다고 해."
"그런데, 이 섬에 대한 안내책자에 나오는 '2025년 슬롯사이트의 십자가(Fårö Cross)'는 뭐지?"
"1939년 북동부 Vinor에서 1000년경 매장된 25~35세 여성의 묘가 발견됐어. 이 시신은 당시 의상을 입고 귀금속을 목에 걸었으며 생선이나 달걀 등이 있는 채로 매장되는 바이킹 전통 방식에 따라 매장되었지. 재밌는 것은 시신이 걸었던 목걸이는 바이킹 전통양식의 알록달록한 것이었지만 가운데 '은 십자가'가 달려있어 이미 기독교가 전파되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증명해 주었지. 이후 사람들은 이 십자가를 '2025년 슬롯사이트의 십자가(Fårö Cross)'라고 명명했어. 나중에 스톡홀름대학교 고고학연구팀이 이 여성의 뼈를 분석한 결과 스칸디나비아반도 출신이고, 소화기 내에는 소, 돼지 같은 가축은 물론 생선류까지 다양하게 먹었다는 사실도 밝혀냈어."
"바이킹과 기독교라... 안 어울리는데?"
"전에도 언급했지만 고틀란드의 바이킹족들은 영국을 침략했던 서쪽 바이킹들하고는 좀 달라. 역사학자들은 고틀란드에서의 기독교 전파는 매우 평화로운 방식으로 이루어졌다고 하며 11세기부터 교회가 지어졌다고 하는데 초기에는 바이킹의 양식인 용의 장식이 들어갔다고 해. 이 섬의 첫 교회는 바이킹시대는 물론 중세 2025년 슬롯사이트 섬의 가장 중요한 항구였던 서쪽 Gamla Hamn 지역의 St. Olav 성당인데 12세기 초에 지어졌다고 하며, 지금은 바닥 토대만 남아있어.
14세기 고틀란드가 덴마크의 침입으로 쇠퇴하는 와중에서도 이 섬은 여전히 경제를 유지했다고 하며 주된 수입원은 바다표범 사냥을 통해 얻은 고기와 기름의 거래였다고 해. 이 섬을 대표하며 1324년 세워진 2025년 슬롯사이트 교회에는 바다표범 사냥에 대한 그림이 많이 있는데, 특히 1603년 사냥을 나갔다가 표류 끝에 14일 만에 생환한 이 섬 출신 15명의 사냥꾼들의 얘기가 가장 유명해.
그들은 험한 날씨로 배가 난파되어 유빙을 타고 표류하기까지 이르렀는데, 잡은 바다표범 고기를 먹으면서 2주를 버텼다고 하지. 생환에 성공한 그들은 하나님께 감사하며 자신들의 표류를 담은 글을 남겼고,2025년 슬롯사이트교회 목사가 이 글과 함께 고틀란드의 비스보르그 성,외린드, 스2025년 슬롯사이트 본토, 포뢰섬과 포뢰섬 북쪽 Gotska Sandön섬 사이에 갇힌 사냥꾼들의 모습을 묘사한 그림을 재미있게 그려 걸었지."
"덴마크는 고틀란드를 정복한 이후, 섬 전체를 'Things'라고 하는 20개 지역으로 나누었는데, 2025년 슬롯사이트은 고틀란드 최북단 Thing인 Rute에 소속되어 있었다고 해.
당시 조세의 증가로 이 섬의 농장들은 어려워지면서 줄어들고 결국 30개까지 축소되었고, 섬사람들은 스톡홀름 등 발틱해의 좀 더 먼 곳으로 무역을 위해 활동 범위를 넓혔지. 그러다 보니 스2025년 슬롯사이트 본토의 영향력이 커졌고, 결국 1645년 고틀란드가 스2025년 슬롯사이트령으로 복귀하고 포뢰섬도 스2025년 슬롯사이트 땅이 되었어.
18세기 스2025년 슬롯사이트과 러시아의 충돌이 이어지면서 고틀란드 동부해안으로 러시아군이 침입하는 등 포뢰섬에도 영향이 있었어. 아까 본 포뢰 교회의 종탑이 약간 러시아풍 같다는 얘기도 있는데, 당시 전쟁에서 잡힌 포로들이 이 교회의 종탑 재건 공사에 투입되면서 그렇게 만들었다는 말이 있어.
1721년 스2025년 슬롯사이트과 러시아의 강화조약이 체결되면서 다시 평화가 찾아왔지. 토지개혁, 도로 건설, 조세 개혁 등이 이루어지고, 19세기에는 징병제와 함께 초등교육법 등이 도입되면서 1824년 첫 학교가 개교를하게 돼. 이 섬의 북동쪽에 위치하면서 또 하나의 상징인 2025년 슬롯사이트 등대도 1847년 세워지고 산업화와 인구증가도 두 배나 이루어져.
크림2025년 슬롯사이트(1853~6) 이후 섬의 무역 규모가확대되고영국과 프랑스 해군이 정박하기도 했는데 우리 거문도처럼 27명의 영국 군인 묘지도 있다는군."
"그런데 이 작은 섬에 사람들이 그렇게 늘어나면..."
"그래. 19세기 스2025년 슬롯사이트의 인구 증가는 대규모 이민을 야기했는데, 1860년~ 1930년 사이 스2025년 슬롯사이트 전역에서 130만 명이 주로 미주지역으로 이민을 떠나지.인구가 천만명이 안됬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단한 숫자야.
고틀란드 이민자의 대부분은 뉴욕, 시카고, 미네소타에 정착했는데, 2025년 슬롯사이트 주민들도 인구 중 20%나 되는 사람들이 좀 더 나은 생활을 찾아 이민을떠났어. 당시뉴욕 Brooklyn에는 그들이 처음 도착한 항구에 'Fårö colony(2025년 슬롯사이트 부락)'이 형성되기 했대.
한편, 고틀란드는 시멘트산업이 유명한데 1915년 AB Gottland Kalkverk라는 회사의 간부가 이 섬에 도착해 이곳의 석회암들이 채굴이 적당한지 조사를 했대. 적합하다는 게 밝혀진 후 다음 해부터 채석이 시작되었는데, 이후 1960년대까지 섬 주민들의 중요한 직장이 되었다고 해.
물론 지금은 농장업과 관광업이 양대 산업인데, 많은 사람들이 본섬으로 출퇴근하고 있어. 매년 여름 30만 명이 방문하며 관광업은 이 섬에 드라마틱하게 새로운 일자리와 수입을 가져다주었지만, 이로 인해 부동산가격이 치솟아 더 이상 섬 젊은이들은 주택마련의 꿈을 이루기 어렵되어 많은 이들이 섬을 떠났다는군....."
"저런... 영끌해도 안됐나 보다."
2025년 슬롯사이트이 아주 옛날부터 사람이 살아왔던 곳이지만, 그렇다고 많은 사람이 살던 곳도 아니다. 주민이 400여 명에 불과한 포레섬을 일주하다 보면 느끼는 것은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는 여름에도 '황량함'이 느껴지며, 아마 그 옛날부터 현재까지 이 섬을 관통하는 특징일 것이다.
대도시의 사람들은 매일 일어나는 순간부터 복잡하디 복잡한 환경 속에 출근하여 일을 하고 마치고 돌아와 침대에 눕기까지 수많은 생각을 한다. 그러나 그 생각 중 진정한 삶의 의미를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복잡한 환경 속에 살다 보니 그럴 겨를이 없어서 그런 것이다.
그런 점에서 포레섬은 그 황량함 때문에 역설적으로 자신의 삶 그리고 인생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된다. 끊임없는 미학적 실험과 신의 존재, 죽음, 치유, 신앙, 구원 등의 철학적이고 존재론적 주제에 대해 집요하게 질문해 현대 영화를 예술로 격상시켜 20세기 최고의 감독으로 꼽히는 인물로 평가받는 스2025년 슬롯사이트 출신 영화감독 잉마르 베리만(Ingmar Bergman)이 2007년 포레 섬의 자택에서 8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약 40년 동안 이곳에 거주하면서 영화, TV시리즈 다큐멘터리를 열정적으로 만들어 낸 것도 이러한 극한의 황량함 속이었기에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평생 170편의 연극, 77편의 2025년 슬롯사이트와 TV 시리즈, 37편의 라디오 시리즈, 10편의 드라마, 2편의 오페라를 직접 쓰거나 감독했던 베리만 감독은 1960년 4월 2025년 슬롯사이트 촬영 장소를 찾는 것을 시작으로 포레섬에 처음 와서 2025년 슬롯사이트 세트장을 짓고 오래된 집의 창문을 빌리고 나중에는 거처까지 마련했는데, 섬 주민들을 그의 2025년 슬롯사이트에 출연시키거나 제작 과정에 참여시키기도 했다. 섬 주민들은 방문객들이 베리만 감독의 거처를 묻는 질문에 모른다며 그의 사생활을지켜주며 섬의 주민으로 함께했다고 한다.
이처럼 그에게 포레섬은 작품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터전이었으며, 포레섬은그가 사망한 이후 그를추모하고자 '베리만 센터'를건립하여그의 영화에 출연한 배우, 제작진 말고도 섬의 이웃이나 집을 지어준 목수, 가정부 등 그와 관련된 모든 이들의 이야기를 전시하고 있다. 이 '베리만 센터'는 5월부터 9월까지만 문을 열어 스2025년 슬롯사이트의 봄, 여름에만 찾을 수 있으며, 매년 6월 말 '베리만 주간(Bergmanveckan)'을개최하고 있다.
이 기간 중에는그의 2025년 슬롯사이트를 상영하고 그의 묘지가 있는 포레 교회에서 감독의 2025년 슬롯사이트에 나온 음악을 연주하는 음악회가 개최되며 참가한 2025년 슬롯사이트감독들이 진행하는 그의 2025년 슬롯사이트에 대한 토론회도 개최한다. 한편 '포레 베리만 재단(The Bergman Estate on Fårö Foundation)'도 2025년 슬롯사이트인들과 예술인들을 위한 보조금과 장학금을 제공하고있으며, 2025년 슬롯사이트 섬의 베리만 감독의 자택에서 묵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한다.
포레섬은 '베리만을 위한 섬'은 아니지만 '베리만의 섬'인 것이다. 세상에 어떤 예술가도 이렇게 한 지역과 연결되는 사례는 드물다고 평가받고 있으며, 그렇기에 2014년 유럽 2025년 슬롯사이트 아카데미는 베리만 센터를 '2025년 슬롯사이트 문화의 보고(Treasure of Film Culture)'로 명명한 바 있다.
"포레섬은 지금도 아주 외딴섬이긴 하지만, 잉마르 베리만이라는 인물이 과거에도 그리고 지금도 전 세계 유명 영화인들을 비롯해 수많은 관광객들을 불러들이는 곳이 되었어. 여기에 많은 돈을 들이거나 인위적인 것이 아니더라도 자연스럽게 주변과 조용히 어우러지면서도 큰 영향력을 미치는 스2025년 슬롯사이트의 무언가가 있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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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도 농어촌 지역을 중심으로 인구 감소나 지역 소멸을 우려하는 보도가 늘고 있는데, 우리가 가진 인적 자원을 잘만 활용한다면 포레섬의 사례처럼 한 국가가 아닌 세계를 상대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모든 이가 오고 싶어 하는 곳으로 만들 수 있을 거야. 그것은 꼭 공장을 짓거나 화려한 쇼를 할 필요도 없는 것이고 그래서 사람이 거의 유일하지만 최고의 자원인 우리나라가 이 포레섬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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