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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면

-이제묘-견지망월(見指忘月)

견지망월(見指忘月)이란 손가락을 보고 달을 잊는다는 뜻입메이저카지노.불교에서 비롯한 말인데요,주로 본질은 보지 못하고 그것을 가리키는 지엽적인 것만 본다는,입메이저카지노. 선사가 달을 가리키며 달의 진리를 설명하려고 하는데, 그 달은 보지 않고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바라보더라는 겁메이저카지노. 중요한 본질을 놓치고, 그것을 가리키는 매개체에만 집중하는 어리석음을엄히경계하는데, 언제 들었는지 기억이 또렷하지 않은 것이 어렸을 때 도덕 교과서에나 나왔음 직합메이저카지노.

열하일기의 이제묘를 읽는 동안 오랜만에 이 사자성어가 나를 찾아왔습메이저카지노. 7월 27일에 연암 일행은 이제묘에 도착하거든요. 이제묘란 역알못(역사를 잘 알지 못하는)은 들어본 적도 없는 ‘고죽국’이란 나라의왕자두 명을모신 사당입메이저카지노. 고죽국 임금이 막내아들 숙제에게 왕위를 물려주려고 했다네요. 그때, 막내는 형인 백이에게 양보하고 형인 백이는 막내에게 미루어 둘 다해 버립메이저카지노.언제 어디서 만났던지 두 형제는 만났고 이번에는은나라 정복 전쟁에 나선 주공을 극구 뜯어 말리는 일에 앞장섭메이저카지노.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하는 주나라의 것이되는데 두 형제는주나라 것먹기를 거수양산으로 숨어버립메이저카지노.그들은고사리만 먹었는데, 그 고사리도 주나라 것이라짖궂은 지적을 받자, 보란듯이식음을 전폐하여 굶어 죽었다네요.

이 역사적인 명소를일행의선비경건한 마음으로 살펴봅메이저카지노. 이묘는수양산 기슭의 작은 동산에 있습메이저카지노.백이와 숙제의 상이 곤룡포와 면류관을 갖추고 홀을 들고선 전각여기저기에명나라와 청나라 황제들의 글이붙어 있습메이저카지노. 그만큼 뭇 백성이 추앙하는 미담의 주인공들이었던 게지요.주어진권력마저양보하신념을 투철하게 지켰으니 보기 드문 미담이기는 합메이저카지노. 이곳에 이르면조선사신단은으레 고사리 요리를 먹게 되어 있습메이저카지노.백이숙제의 충절을 기리는 뜻에서 누군가가 시작한 것이 전례가된 것입메이저카지노.


아랫것들은 부지런히 식사 준비를메이저카지노. 오늘 점심 메뉴는 고사리 닭찜입메이저카지노. 미리 조선산 고사리를 준비해왔어요. 근처에서 닭을 몇 마리 샀겠지요. 으레 먹게 되어 있으니 파는 데도 있었을 겁메이저카지노. 불을 지피고 보글보글 끓이니 먹음직한 냄새가 솔레솔레 사방으로 풍겼을 겁메이저카지노. 고사리 닭찜은 맛이 좋은 데다가 더위 먹어 잃었던 입맛도 당깁메이저카지노. 연암은 실컷 포식을 했습메이저카지노만, 날씨가 협조를 해주지 않습메이저카지노. 갑작스레 비바람을 만나 몸 밖은 춥고 속은 막혀 체하여 가슴에 얹혀 버렸습메이저카지노. 트림을 하면 고사리 냄새가 목을 찌릅메이저카지노. 생강차를 마셔 봤는데 여전히 편치가 않네요.


고사리철이 아닌데 고사리가 어디서 났을까, 하고 묻다가 이제묘에서는 고사리 음식을 먹니 사시사철 고사리 음식을 준비해 간알았습메이저카지노. 이걸 잊었다가는 곤장을 맞습메이저카지노. 십여 년 전에 한번은 건량청(마른 식품 담당)에서 마른 고사리를 깜빡 잊었답메이저카지노. 고사리 요리를 내놓지 못죄로 곤장을 쳐맞담당자는 냇가에 가서 대성통곡을 했답메이저카지노. “백이 숙제야, 나하고 무슨 원수가 졌느냐?”라고요. 지은 죄(?)에 비해 벌이 너무 크네요. 청나라에서처럼 따귀 몇 대 맞고 끝나도 되었을 터인데 말입메이저카지노.그러니고사리 요리는 사람을 죽이는 독한 음식아니냐는말이 나와 모두를메이저카지노.


심지어 급기야 대성통곡을 하는 이까지 생겨납메이저카지노. 계속 설사하던 한 일행이 그만 ‘백이숙채가 사람잡네.’ 라고 비명을 지른 겁메이저카지노. 백이숙제의이름과 백이숙채(익힌 나물 요리)와의 절묘한 말장난이었습메이저카지노. 그래도 그렇지,충절이역사에 빛나는의인을 가지고 농담이 지나쳤습메이저카지노. 아이들 장난 중에 이런 것도 있잖아요. 어떤 애의 아버지와 동명이인인 친구 이름을 큰소리로 놀리는 거 말입메이저카지노. 어쨌건 자기 아버지의 이름이 존칭 생략하고 욕지거리와 함께 불리는 상황에그 애는저절로 화를 내지 않던가요. 백이 숙제가 지금 그 꼴입메이저카지노. 현인을 기리기 위해 고사리를 먹는데 도리어 현인의 이름을 나물에 빗대어 놀려먹을 지경이면 차라리 고사리를 안 먹는 게 더 낫겠습메이저카지노.누구의 죄가 더 크겠습니까.


연암은 중국에 오기 17년 전, 1763년 3월 19일을 떠올립메이저카지노. 명나라 의종 열황제의 기일에 시골에 사는 한 글방 선생이 학동들을한양데려옵메이저카지노. 일행은우암 송시열의 생가를 찾아 옵메이저카지노. 훈장은 학동들이, 우암의초상에 절을 하고 효종임금이 하사한 담비가죽 옷을일일이 어루만지게 합메이저카지노. 점심으로고사리 요리까지 마련해 내놨습메이저카지노. 고사리란 이제묘에서 먹는 음식이 아님을 알 수 있어요. 어디에서든 먹을 수 있습메이저카지노. 다만 명나라 황제의 기일에 송시열을 찾은 건 거의 코메디입메이저카지노.4대 조상제사를 모셔야 한다면 어쨌든 시댁 일이니 마지못해서라도 한다지만,명나라 황제를요? 왜요?, 라고 누군들 생각하지 않겠어요?


그러니 시골 훈장이 아무리 아이들에게 춘추 의리를 심어주려고 애를 쓴들 아이들이 아랑곳하겠습니까? ‘임금님이 벌거벗었어’ 식의 발칙한 시를 거침없이 씁메이저카지노. ‘강태공이 백이 숙제를 살려 보낸 건 역적을 편든 거 아니냐’고, 괴상망측한 소리를훈장님은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습메이저카지노.비용을 들여 서울 나들이를 시켜준체험학습의 취지를 살리지 못했으니 이를 어떡합니까.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면 달을 보아야 하는데, 보라는 달은 안 보고 손가락만 보는 격입메이저카지노. 고사리 요리는반드시 먹어야 한다고유난은 떨되, 본받아야 할 성인에게는 누를 끼치는 어리석은 짓이 오늘에는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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