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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도는 자리

시詩


우리는우연히 조우했다.

각자가 폭풍 속을 달리던 때였다.


우리는 비슷한 취향을 가졌으나

생각이 달랐고, 유사한 시절속에서

때로 같이 비를 맞고 서로 빗방울을 튀겨댔다.


너는아침 이슬처럼 빛났고

그래서 곧 증발할 것만 같았다.

새벽 공기처럼 차갑고 상쾌해서

곧 흩어질 것만 같았다.


몇 개의 약속이 부서지고

너는 파도처럼내게서밀려나갔다.

그러니 다시 파도처럼 밀려오겠지.


네가떠난 자리

내가 떠도는자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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