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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마이 프렌치슬롯 머신 일러스트

나의 프렌치슬롯 머신 일러스트 레시피 종결판

우리에게는 각자의 'soul food'가 있다. 침전하는 나를 끌려 올려 줄 비밀의 음식이 누구에게나 있다. 누군가는 딱 하나만 고를 수 없어 나처럼 계절마다 소울 푸드를 하나씩 만들어두는 사람도 있겠지만, 아직 그런 음식을 만나지 못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영혼을 달래 줄음식은 있다고 생각한다. 소울푸드가 나누는 세상은 알맞은 것을 찾아 연결한 선처럼 이미 그런 음식을 만난 사람과 곧 만날 사람 이렇게 둘로만 나뉜다는 것을.


이번 주말에도 나의 친애하는 음식, 이것을 먹어야 비로소 진정한 '주말맛'을 즐겼다고 말할 수 있는프렌치슬롯 머신 일러스트(Frenchtoast)를 만들어 먹었다. 달고 폭신한 프렌치슬롯 머신 일러스트는 지친 마음을 보들보들하게 감싸며 빈틈없는 행복을 준다. 언제부터 이 빵 조각이 배를 지나 마음까지 채워주는 의미를 지녔을까.


식빵에 슬롯 머신 일러스트 묻혀 구워주까?

어렸을 적에 엄마가 해주시는 프렌치슬롯 머신 일러스트는 한 문장으로 소개가 가능했다. 진실한 엄마는 정말로, 얇게 썬 식빵에 잘 푼 계란물을 슥슥 묻혀구워주셨다. 슥슥. 지금은 소중한 '어제'가 되었지만 그때는 오목한 국그릇에서 '슥슥' 바른 탓에 계란물이 묻지 않은 가장자리 부분은 참 먹기가 싫었다. 그래서 밋밋한 끄트머리는 제일 나중으로 미뤘다가 숨을 꾹 참고 먹기도 했다.


이제 내가 엄마가 되었다. 그리고 엄마가 채워주신 어제의 경험을 바탕으로 나의 프렌치슬롯 머신 일러스트 레시피는진화를 했다. 처음에는 슬롯 머신 일러스트에 우유를 조금 넣고 바삭하게 구워 먹었다. 그러나 촉촉한 맛이 없고 식으면 질겨 몇 번의 레시피를 수정했다. 그러다 마침내 나의 연구가 마침표를 찍었다. 사춘기인 아이가 엄지를 세우고 웃어준 덕에 우리 집프렌치슬롯 머신 일러스트 레시피 종결판이 완성된 것이다.


우리 집 프렌치슬롯 머신 일러스트는 먼저 트레이에 식빵을 가지런히 눕히고 우유를 부어야 한다. 식빵이 잠기도록 찰랑찰랑하게 말이다. 그동안 다른 트레이(혹은 넓고 깊이가 있는 접시)에 계란을 탁탁 깨서 알끈을 제거하고 잘 풀어 계란물을 만든다. 보통은 계란 세 개면 네 식구가 먹을 정도의 빵(식빵 반 봉지)을 구울 수 있다. 이렇게 계란물이 완성되면 다시 빵트레이로 가서 식빵을 한 번 뒤집어 우유가 고루 스며들도록 해준다. 만약 계란물을 푸는 사이에 우유가 사라져 버린 '우유 실종 사건'이 발생했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식빵의 반 정도만 잠기게 우유를 더 부어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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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식빵을 2.5cm 또는 3cm의 두께로 썰어달라고 부탁했다


식빵이 흐물흐물해지면 이제 불을 쓸 시간이 왔다. 인류의 역사상 최고의 발견인 '불', 이게 없었으면 삼겹살의 맛은커녕 프렌치슬롯 머신 일러스트도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가스레인지에 불을 켜고 프라이팬에 버터 한 스푼을 녹인다. 버터가 사르르 녹기 시작하면 식빵을 하나씩 집어 계란물을 앞뒤로 가볍게 묻힌다. 그리고 녹은 버터 사이로 부드럽게 밀어 넣어준다. 그러나 글로 배운 요리는 치밀하지 않다. 언제나 감을 요구한다. 이번에도 ‘노릇노릇'의 느낌이 올 때를 기다렸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뒤집어 반대면을 구워주었다. 빵을 뒤집을 때도 전을 뒤집을 때처럼 얼마나 떨리는지.오, 다행이다. 겉면의 색깔이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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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릇노릇'한 감은 그때 그때 다르다는 것을


반대면도 노릇노릇하게 구워지면 완성이다. 그리고 접시로 옮긴 프렌치슬롯 머신 일러스트는 연유나 잼을 뿌려 먹는다. 오늘은 연유를 뿌리고 딸기잼도 곁들여 보았다. 만약 슈가파우더가 있다면 더 예쁘게 먹을 수 있다고 한 줄을 덧붙이고 싶지만, 슈가파우더를 뿌린 프렌치슬롯 머신 일러스트를 결코 내 부엌에서는 만들지 않는다. 입안에 즐거움을 주는 최소한만 접시에 담아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엄마가 만든 담백한 프렌치슬롯 머신 일러스트에 비하면 내가 만든 것은 든 것도, 얹은 것도 많다.


나의 소울푸드 한 접시, 프렌치슬롯 머신 일러스트


아이를 키우며 돌아보니 어린 시절의 경험은 오늘의 나에게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엄마와 나는 다른 느낌의 프렌치슬롯 머신 일러스트를 만들지만, 내가 만든 슬롯 머신 일러스트 안에는 언제나 법상동 2층 양옥집에 살 때가 들어있다. 파란 꽃이 그려진 타원형 접시에 계란물을 묻혀 구운 식빵을 담아주는 엄마의 손이 풍경처럼 남아있는 것이다.

문득 지난여름에 동생이 만들어준 프렌치슬롯 머신 일러스트가 생각이 났다. 동생은 엄마와 똑같은 프렌치슬롯 머신 일러스트를 만들어주었다.슬롯 머신 일러스트 준 경험을 우리 자매는 그대로, 때로는 조금 다르게 각자의 방법으로 아이에게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엄마는 음식을 통해 사랑은 고여 있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새롭게 흐른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것 같다.


아, 그래서 프렌치슬롯 머신 일러스트가 단순한 빵이 아니라 영혼을 어루만져주는 음식이 되었구나!

그럼, 혹시우리가 엄마의 소울푸드를 알아차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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