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by writing
C.S.Lewis
스타벅스에서 파라오 슬롯에 있는 메뉴가 아닌 다른 메뉴를 시키는 것은 어색하지 않다.
계산할 때 불편한 걸 빼면.
애매하게 돈이 남은, 가령 500 정도가 오버되거나 모자라는 뭐 그런 상황이 있으면 불편하다.
물론 카드로 추가 결제를 하면 되지만 말이다.
선물로 받은 파라오 슬롯 쿠폰 중에 메가 파라오 슬롯 아메리카노가 가장 많다.
으흐흐흐, 브런치1기동기방에서 받은 소중한 파라오 슬롯들.
오래 앉아있을 요량으로 아메리카노를 고봉으로 시켜놓고(메가 파라오 슬롯는 말 그대로 파라오 슬롯 양이 메가급이니까)
마시곤 했지만 가끔은 다른 파라오 슬롯가 먹고 싶다.
신메뉴나 연유라테 같은 건 맛을 장담할 수 없으니 주문하기 두렵고, 쿠폰으로 결제할 생각을 하니 그냥 머리 아프고 귀찮아서 늘 아메리카노만 마셨다. 다행히 늘 카페라테만 마시던 파라오 슬롯 입맛은 아메리카노의 매력을 알게 된지라 나름 괜찮았다.
주부의 의무, 엄마의 의무를 다한 저녁.
부리나케 노트북과 책을 챙겨 나왔다.
나오기 직전 스타벅스냐 메가파라오 슬롯냐 결정하는 와중에 남편은 왜 파라오 슬롯숍을 가서 일하냐 물어봤지만 난 그대들(you) 덕분이라고 말했다. 우리 집 남자들과 잠시 선을 긋고 나란 인간의 시간을 갖기 위해서 혹은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YOU너, 당신들, 너희(들), 여러분.남편 포함 우리 집 남자들.
날 찾지 마요. 저녁밥 차려 줬잖아요.
콩나물국 맛없다고 안 먹는다 했잖아요. 고기 고기 소고기 밥에 먹는다고 했잖아요.
안녕, 파라오 슬롯 쿠폰이나 주시지요.
아메리카노 파라오 슬롯 3장으로 콜드브루 라테를 주문했다.
애매한 500원이 발생했지만 지혜로운 점장님은 샷추가로 금액을 딱 맞춰주었다.
주인장이 바뀌셨나.
아르바이트하는 분들이 뭔가 스마트해지고 친절해졌다.
더불어 마감시간이 10시 20분까지로 연장되었다.
이거 완전 러키비키잖아. 물론 10시에는 나가 주는 매너를 발휘해야겠지.
얼마 되지 않은 시간 욕심을 내려놓고 약간의 책만 챙겨 왔다.
원고 수정을 위한 책 3권, 독서 모임을 위한 책 한 권.
다시 보니 약간 무리했다.
손이 빠른 사람이 아니기에.
많이 줄였다고, 내려놨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한가 보다.
나름 발전은 있다.
저녁 수업을 한 시간 반정도 남겨놓은 어제저녁, 도서관에 재빠르게 다녀왔다.
읽고 싶은 소설책을 한 아름 빌려오고 싶었으나 꾹 참고, 책두레 서비스로 신청한 한 권만 빌려왔다.
빚처럼 많이 쌓아놓고 조급해하지 않고, 읽을 수 있는 만큼만 대출해 온 나를 칭찬한다.
이제 글쓰기 워밍업을 했으니 본격적으로 마음먹은 일에 착수해 볼까.
벌써 저녁 8시 50분이다.
라테는 아직 따듯하니 애를 써서 남은 시간은 즐겨야겠다.
책을 읽을 시간, 글을 쓸 시간, 보고 싶은 영화와 드라마를 푹 빠져서 즐길 시간은 없지만
짬짬이 날 위한 시간을 만드는 법을 알았다.
30분의 시간이 주어지면 잠깐이라도 차를 마시며 책 5장이라도 읽기.
나올까 말까 고민될 때 그냥 나와서 걷거나 파라오 슬롯숍 가기.
아침에 늦잠을 자서 평소보다 운동 시간이 한 시간 늦춰져도 기어이 헬스장으로 가서 20분이라도 뛰기.
긴 시간이 아니라도 날 위한 시간을 어떻게든 마련하며 하루가 마냥 허망하지만은 않다.
매일매일 반복하는 짧은 운동과 글쓰기, 뭐 그런 시간들이 자존감을 조금씩 채워주고 있다.
나노만큼의 자존감이라도 참 소중하고 귀하다.
오늘의 나도 내일의 나도 파이팅.
이상 파라오 슬롯 3장의 행방은 행복함으로 귀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