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안개처럼 이 슬롯 머신 프로그램의 오프닝은 꽤 상징적인데 마치 인물이 아니라 눈과 안개를 소개하는 듯 보인다. 눈과 안개의 속성은 무언가를 숨기는 동시에 위험에 빠뜨린다는 측면에서모순적이고 이중적이다.그래서 첫 장면 속슬롯 머신 프로그램의시선을 가리는 짙은안개를 뚫고 설원 위를 달려 카메라 가까이 다가오는 자동차는 슬롯 머신 프로그램에게 그 자체로 긴장감을 준다. 게다가 수상하게 그 차는 다른 차를 매달고 있다.
#애초에 필요 없던 범행
이 슬롯 머신 프로그램는 사건의 시작인 납치 장면부터 범상치않은데환한 대낮에 복면을 쓴 강도가 쇠 지렛대를 들고 집안을 들여다본다. 여자는 뜨개질을 하며티브이를 보던 중 그 복면강도를 발견하고놀라 소리친다. 그런데 그 복면강도는 안이 안 보이는지 쇠지렛대로 유리를 부수고 곧이어 공범은 원래 문이 열려 있기라도 한 듯 문을 열고 들어온다. 순식간에 지나가는 이 장면은 뭔가 비상식적이고어색하다. 대낮에 복면을 쓴 것이나 문이 원래 열려 있었다는 듯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것도 말이다. 그 이후에 욕실 장면은 확실히 강도와 피해자의 위치가 바뀌어 보인다. 강도는 피해자가 저항하여 생긴 손의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연고를 찾고 거울에 비친샤워커튼을 본다. 바로 사워커튼 뒤에 여자가 숨어 있었던 것이다. 이 역전된 시선 그리고 예상치 못한 몸 개그. 여자는 샤워커튼을 뒤집어쓴 채 도망가다 계단에서 굴러 떨어진다. 긴박한 긴장 속 유머. 어딘가 이 사건이 예상치 못하게 흘러갈 것이라는 걸 미리 알려주듯 슬롯 머신 프로그램는 긴박한 상황을 비상식적으로 비틀어 웃음을 유발하며 동시에 긴장감을 높인다.
또한 이 납치는 애초에 필요 없어진 범행이다. 슬롯 머신 프로그램은 그것을 알고 있고 두 강도는 모른다.이 정보의 불균형은 슬롯 머신 프로그램 끝까지 풀리지 않는다.
#침묵과 엇박자
배우의 몸과 몸이 부딪히는 액션은 합이 중요하고 코미디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서스펜스는 무엇이 중요할까? 슬롯 머신 프로그램 기대하게 만드는 것! 그리고 정보의 비균형성! 히치콕은 서스펜스가 마치 여자에게 프러포즈를 하는 남자의 전화를 엿듣는 전화교환수의 심정이라고 말한 바가 있다. 여자가 과연 남자의 대답에 오케이를 할 것인가? 이 조마조마한 긴장감.그런데 이 슬롯 머신 프로그램의 서스펜스는 어딘가 수상하다. 관객의 기대감을 높이고 상황의 긴박감을 최대치로보이게 하는 게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처럼 보인다. 대조적인 인물들의 대화는 실없이 흘러가고 뭔가 일을 저지를 것 같은 인물은 어처구니없이 예상치 못한 죽음을 맞는다.
이 슬롯 머신 프로그램는 수다쟁이 칼(스티브 부세미)과 말이 없는 게이어(피터 스토메어)의 대조를 통해 긴장감을 만들지만 대화는 실없이 흘러간다.
“말 좀 하면 죽냐?” - “말했잖아.” “4시간 동안 딱 한마디 했어. 대화를 하면 다치기라도 하나?”
슬롯 머신 프로그램 속 칼은 시종일관 떠들어대며 상대를 놀리거나 겁박을 준다. 그리고 정말 그의 말처럼 크게 다치고 또 한마디 말로 인해 유명을 달리한다. 그의 운명을 가르는 한마디가 ‘벙어리(mute)’라는 사실은 역설적이다.
이 슬롯 머신 프로그램의수상한서스펜스는인물들의기묘한대화에서도 나타나는데 두 범인을 뒤쫓는 마지(프란시스 맥도맨드)는 두 남자를 사건 전날에 만난 적 있는 두 여대생을취재한다.이 두 여대생은 뭐가 신이 났는지 조금 들뜬 표정으로 질문에 답하는데 그 리드미컬하고 기묘한 대화는 웃음과 동시에 긴장을 선사한다. 마치 연극을 하는 듯한 엇박자의 대화, 보통의 범죄슬롯 머신 프로그램 속 심각한 취재장면과 비교해 보면 얼마나 이 사소한 장면이 슬롯 머신 프로그램에서 중요하게 작용하는지 알 수 있다.
# 평온한 속 기이함
이 슬롯 머신 프로그램는 유독 먹는 장면이 많이 보이는데 특히 범인의 뒤를 쫓는 마지는 급박하게 새벽에 출동하는 상황에도 자상한 남편 덕분에 아침을 먹고 나오고, 서에서 남편과 햄버거를 먹으며 사건에 대해 동료에게 듣고 뷔페에서 남편과 쟁반 가득 음식을 먹으면서 급히 뛰어 온 동료에게 사건을 보고받는다. 심지어 동료 형사에게사건 관련 통화를 하면서도 근처 식당을 묻는다. 이렇듯 마지가 평화롭게 음식을 즐기는 장면은 그 장면만 뚝 떼어놓고 보면 아주 평범하고 평온한 듯 보이지만 그녀는 경찰을 포함하여 셋이나 죽인 살인범을 뒤쫓고 있으며 게다가 임신 중이다. 이렇듯 이 슬롯 머신 프로그램는 평온함 속에 기이함을 숨기는 듯 아니 기이한 분위기를 평온한 행위로 위장하는 듯 보인다. 이 슬롯 머신 프로그램에 불필요한 듯보이는그리고슬롯 머신 프로그램아주대놓고 불편하게 만드는 인물과의 만남을한번 살펴보자. 이름도 특이하여 한 번 들어도각인될만한‘마이크 야나기타’. 사실 큰 사건의 흐름과는 관련이 없고 오히려 불필요한 등장처럼 보이는 이 인물은 이 슬롯 머신 프로그램분위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왜 우리는 이 인물이 기이하고 불편한가? 이 질문은 바로 이 슬롯 머신 프로그램가 왜 웃음을 유발함에도 불구하고 기이하고 불편한 이유가 될 것이다. 마이크는 마지와 동창인 듯 보이지만 아주 오랜만에 만나 대화는 어색하고 툭툭 끊긴다. 그런데 난데없이 쑥 엉덩이를 들이대마지 옆에 앉으려고 하고 자신의 거짓 사연을 풀어내눈물을 쏟아 마지가 긴장을 조금 풀게 만든다.그런데 알고 보니 그는 정신이상자이자 스토커였다. 이 슬롯 머신 프로그램가 관객을 몰아가는 작전(?)이 사실 위와 같다면 과장일까? 코엔 형제는 많은 슬롯 머신 프로그램에서 평온한 분위기 속불필요해 보이거나불편한 존재를불쑥등장시켜 관객의 주의를 끌고 슬쩍 긴장감을 푼 다음 난데없이 사건을 발생시켜 슬롯 머신 프로그램 정서적 모순상태에 빠지게 만든다. 평범함 속 불편함, 평온함 속 기이함. 바로 그것이 이 영화를 가로지르는 키워드이다.
범죄슬롯 머신 프로그램에서 한 사건이 관객의 예상을 빗나간다는 건 자주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 슬롯 머신 프로그램는 슬롯 머신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비상식적으로 기묘하게 비틀며 관객을 각 장면의 사소한것도 놓치지 않게 만든다.
# 끝나도 끝나지 않은것! 아이러니 Irony
마지는 끔찍하게 시신을 처리하던 게이어를 마주하고“꼼짝 마! 경찰이다!” 하고 외치지만 시끄러운 기계 소리에 범인은 한 번에 알아차리지 못한다. 슬롯 머신 프로그램는 결말 부분을 긴장감 있게 질질 끌거나 극적이게 처리하지 않는다. 오히려 경제적이고 싱겁게처리한다. 잡힌 범인은 여전히 말이없다. 허나마지는 사건에 대해 다 들었다는 듯 마루에 있던 사람이 누구이고 기계 속 사람이누군인지 말하고 도저히 무엇 때문에 그런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눈이 덮인 도로를 헤치고 경찰차들이 등장한다. 슬롯 머신 프로그램는 표면적으로해피엔딩으로 보인다.범인은 모두 잡히고 마지는 다시 남편이 있는 평온한 가정으로 돌아가 평범한일상을얘기하는 것으로 끝난다. 허나 조명은 어둡고 음악은 어쩐지 씁쓸하다. 마지가 아이를 낳을 때까지는아직두 달이 남았고 슬롯 머신 프로그램은 아무도 찾아가지 않은눈 속에 묻힌 돈가방을 알고 있다.슬롯 머신 프로그램 속 서스펜스는 끝까지 관객을 놓아두지 않는다. 슬롯 머신 프로그램의 제목 파고 Fargo는 슬롯 머신 프로그램 속 지명이지만 사실 '긴장의 정도를 파도에 비유'한 우리말 파고 波高 와도 우연찮게 닿아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