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카라 게임에게서 톡이 왔다. 주말 부부인 그가 부산으로 내려가다 세 번이나 사고가 날 뻔 했다는 이야기였다. 내용의 심각성에 비해 그의 톡은 짧았다. 늘 느끼지만 내일이 없을 것처럼 살아가는 바카라 게임다. 이름만 비슷하지 녀석과 나는 비슷한게 정말로 없다. 하긴 어릴 적 도룡뇽을 삼키다가 죽을 뻔 했다는 이야기, 영도대교를 맨 몸으로 건너다 다리에서 떨어진 이야기... 강연할 때마다 이 얘기를 하면 사람들 눈이 휘둥그래지곤 한다. 해운대 앞바다를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수시로 수영하는 그다. 이 녀석을 움직이는 힘이 무엇인지 그래서 늘 만나면서도 궁금한바카라 게임다. 그래도 무슨 일이 생기면 이 녀석부터 찾는다. 사람 챙기는 일을 제 몸 돌보기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멋진 바카라 게임이기 때문이다.
사실 함부로 막 사는 것 같지만 중요한게 무언지는 너무도 잘 아는 바카라 게임다. 와이프 직장이 서울로 옮기는 바람에 뜻하지 않은 주말 부부가 되었지만 가족 사랑이 이 무모한 여행을 가능하게 했다. 주말 내내 가족이란 놀아주느라, 그리고 다음 날 출근하느라 저런 위험한 짓을 하는 바카라 게임를 도무지 말릴 길이 없다. 물론 말린다고 들을 바카라 게임도 아니다. 지금까지 무탈하게 살아온 것이 기적 같고 감사할 따름이다.
"나도 처자식이 나 버린지 오래다.
내가 못 버리고 있는 것이지.
원래 더 사랑하는 사람이 손해 보는 법이야..."
물론 이 가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 더없이 다복하고 서로를 위하는 가정이다. 다만 40대 가장이 흔히 느끼는 정서적 거리감을 부산 사나이의 말투로 거칠 게 표현했을 뿐이다. 아마도 비슷한 또래의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어느 새 밥상 머리 화제에서 소외되고 있는 자신을. 그저 아닌 척, 괜찮은 척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마지막 바카라 게임 말이 가슴을 때린다. '더 사랑하는 사람이 손해본다'는 그 말. 나는 정말로 이 녀석처럼 가족을 사랑하며 오늘을,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고 있는가. 주말 내내 민속촌을 헤매다가 밤을 새가며 출근을 위해 부산으로 운전하며 내려갈 사랑이 내게 남아 있는가. 짧은 톡이지만 긴 생각을 멈출 수 없다. 모쪼록 다음엔 조금 더 일찍 내려가기를. 말을 들을지는 여전히 알 수 없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