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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슬롯 사이트의 추억

어느 날인가 무료 슬롯 사이트 본점에 간 적이 있었다. 커피도 맛있고 분위기도 좋아서 문득 사진을 한 장 찍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수줍은 마음에 대놓고 사진을 찍긴 좀 그랬다. 소심하게 멀찌감치 떨어진 계단에서 겸연쩍은 표정으로 직원들이 일하는 모습을 두어 장 찍었다. 그날의 기록을 꼭 남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중에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내가 찍은 사진을 보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 사진 속에서 여직원 한 분이 활짝 웃으며 손으로 V자를 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순간 기분이 무척 좋아졋다. 설마 나이 50 가까운 아저씨에게 호감을 표할 리가 있겠는가. 그 순간의 내 마음을 읽고 서비스 삼아 해준 포즈였을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날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다. 어쩌면 요란한 마케팅, 브랜딩 다 필요 없는지도 모르겠다. 수없이 많은 손님들을 만나면서도 그런 에너지를 전할 수 있는 힘, 어쩌면 그것이 서비스의 본질은 아닐까? 지금도 그 환한 표정을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난다. 나도 가끔은 누군가에게 그런 기쁨을 주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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