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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카지노가 이유식을 졸업하고 유아식을 시작하면서 나는 길을 잃었다.
이유식은 간단했다. 잘게 썬 고기와 채소를 밥과 함께 끓여 죽처럼 만들어 주면 끝이었다. 준비하기도 쉽고, 우리 카지노에게 먹이기도 수월했다. 하지만 유아식은 달랐다. 밥과 반찬을 따로 준비해야 했고 우리 카지노는 내가 떠 먹여주는 것을 싫어했다.

밥은 약간 질게 만들어 우리 카지노와 어른이 함께 먹을 수 있었지만, 반찬은 그럴 수 없었다. 어른 입맛에 맞추면 우리 카지노에게 너무 짜고, 우리 카지노 입맛에 맞추면 어른이 먹기엔 너무 싱거웠다. 결국, 우리 카지노 반찬을 따로 만들어야 했다. 내 밥이야 대충 때워도 괜찮았지만, 우리 카지노의 밥은 그럴 수 없었다. 우리 카지노는 전적으로 내가 해주는 밥을 통해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받기 때문에 하루 세 끼 식사와 간식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

인터넷에서 아기 반찬 레시피를 찾아 하나씩 따라 해 보았다. 핸드폰 메모장에는 브로콜리전, 감자조림, 소고기배추볶음, 새우애호박볶음 같은 아기 반찬 레시피가 하나둘 쌓여 갔다. 맛은 자신 없었지만, 정성우리 카지노은 가득 담았다. 초보 요리사가 만든 음식이었지만, 아기가 복스럽게 차려준 음식을 한 톨도 남기지 않고 싹싹 먹어 치웠다.
...라고 말할 수 있다면 좋았겠지만, 그랬다면 이 글은 쓰이지 않았을 것이다.

손이 베이고 데이며 힘들게 만든 반찬은 우리 카지노 입으로 들어가는 양보다 바닥에 버려지는 양이 더 많았다. 어제는 잘 먹던 가지를 오늘은 왜 먹지 않는지 묻고 싶었다. 비싼 소고기를 바닥에 던지는 이유가 질겨서인지, 싱거워서인지, 씹어 삼키기에 너무 커서인지 알고 싶었다. 답답한 마음에 “도대체 왜 먹질 않는 거니?”라고 물었더니, 우리 카지노는 쌩긋 웃으며 식판을 엎어 버렸다.

밥 한 번 먹일 때마다 전쟁을 치르는 것 같았다. 음식을 뒤집어쓴 우리 카지노를 씻기고, 바닥에 쪼그려 밥풀 범벅이 된 바닥을 닦을 때면 왜인지 신데렐라가 된 기분이었다. 언제까지 이 전쟁을 반복해야 할지 몰라 답답한 한숨을 내쉬었다. 조금이라도 편해지고 싶어서 유튜브, 맘카페, 육아서적을 뒤졌다. 어린이집 식단표를 따라 해 보고, 시판 우리 카지노 반찬을 사 먹여 보기도 하고, 육아에 지친 엄마가 만든 자기주도 이유식 턱받이*도 사용해 보았다. 어떤 방법은 효과가 있었고, 어떤 방법은 꽝이었다. 간증글이 넘쳐나는 팁이 통하지 않을 때도 많았다. 그렇게 6개월 정도를 보낸 후에야 유아식이라는 미로의 출구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은 아기 밥을 하고 먹이는 일이 예전우리 카지노 힘들지 않다. 레시피 없이도 척척 만들어내는 반찬도 많아졌고, 밥을 차리고 치우는 데 드는 시간도 줄어들었다. 그 사이 아기도 자랐는지 이제는 식판을 엎지 않는다. 아기가 밥을 잘 먹지 않을 땐 생선 살과 아기 치즈를 밥에 섞어 주면 한 그릇을 뚝딱 비운다는 것도 깨달았다. 같은 반찬을 3일 정도 계속 먹으면 질려한다는 것도, 밥은 진밥보단 약간 고슬고슬한 걸 좋아한다는 것도, 가끔은 밥보다 빵을 더 먹고 싶어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유아식 미로의 출구를 한 번에 찾을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그런 길은 애초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아기도 나도 성장하는 데 시간이 필요해서 길을 헤맨 것으로 생각한다.

새롭게 마주한 어려움도 많다. 아기가 자꾸 바지와 기저귀를 내리려 하고, 책을 뜯어 먹는다. 장난감을 던지는 버릇은 예전부터 계속되고 있는데, 힘이 세져서 이제는 바닥이 쾅쾅 울린다. 잘못된 습관을 바로잡고 올바른 습관을 알려줘야 하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 나는 다시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육아라는 길 위에서 길을 잃고 한참을 헤매게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다 또다시 헤맬 우리 카지노 헤매다 보면, 어느 사이 길이 보일 것이다. 그래도 이번 미로는 금방 빠져나올 수 있길 바라며, 기저귀를 내리는 아기를 향해 쌩긋 웃어 보인다.


*시중에 판매하는 제품 이름이 ‘우리 카지노에 지친 엄마가 만든 자기주도 이유식 턱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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