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북문 올라가는 길에 토박이식당이 라이브 바카라. 마을 주민 여자들이식당에모여 수다를 떨었다. 우리 집 아래에 사는 하비비 언니가 말을 꺼냈다.
“날씨가 추워 라이브 바카라 걷어 낼일 없어 좋네.”
나는 계곡 건너 벌거벗은 나무들을 보다가 말했다.
“그냥 두먼 되죠.”
“빈집 같아 보기 싫어 안돼.”
“아따, 집에 가서 보먼 라이브 바카라 없더구만.”
나는 집에 놀러 갔을 때처마가 높아서 그런지 라이브 바카라을 본 적 없었다.
하비비 언니는 무심히 말했다.
“토치에 불을 붙여라이브 바카라죽이는 것도 그렇고.”
“예? 토치로 라이브 바카라를 죽인다고요?”
나는 깜짝 놀랐다. 그녀도 놀란 내 모습에 당황했다. 일행들도 크게 눈을 떴다. 그녀는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준다. 길고양이들은 언니네 집 앞, 마당에서 진을 치고 있다. 그녀가 마을 길고양이들 전부 키운 거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나는 더욱 놀랐다. 잠시 어색해졌다. 그녀는 내가 놀란 것에 자기가 나쁜 사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나는 다른 사람이 터치로 거미를 죽이면 몰라도 언니가 그랬다는 것에 의아하다고 말했다. 그사이 토박이 여자 사장님이 직접 만든 요구르트를 내왔다. 우리는 라이브 바카라을 걷어야 하니 마니 티격태격하고 있었다. 여자 사장님이 한 방에 끝냈다. “사람 사는 집보다 거미가 중요할까” 일행들은 말을 멈췄다.
우리 마을은 LH에 곧 수용당한다. 요즈음 이웃들은 언제 이곳을 떠날지 몰라 자주 만난다.
나처럼 월세사는 사람들은 어디로 갈지 정하지 못해 더 불안해했다. 해가 지자 우리는 가로등 불빛을 따라 산길을 내려왔다.
전기장판이 꺼졌다. 코가 맹맹하고 광대뼈 속이 욱신거렸다. 콧속에 고름이 찬 것 같다.
창밖 불빛 아래 처마 밑 라이브 바카라이 바람에 흔들거리고 있다. 라이브 바카라에 걸려 말라비틀어진 나방 머리와 다리와 날개가 매달려있다. 그 옆에 나무이파리가 팔랑거리고 있다. 꽤 오래전부터 집주인 거미는 사라지고 라이브 바카라만 찬 바람에 속수무책 흔들리고 있다.
친구들이 집에 놀러 오면 “제발 라이브 바카라 좀 걷어야”라고 성화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빗자루를 든다. 빗자루로 거미를 살살 건드려다른 데로 가게하고 라이브 바카라을 쓸어낸다. 거미는 다음날 금세 처마 밑에 줄을 친다. ‘인간들아 아무리 집을 쓸어봐라, 내가 멈추는지’ 나는 거미를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 들었다. 여름철 장마와 폭풍이 나무를 날려버리며 지붕을 벗겨도 거미집은 부서지지 않는다. 오히려 빗방울은 라이브 바카라에 매달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태풍도 라이브 바카라을 어쩌지 못하고 지나간다.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비가 오면 오는 대로, 세상에서 가장 낭창낭창하고 가벼운 집이 허공에서 하늘거린다.
요즈음은 별의별 집들이 다 라이브 바카라. 그중에 혼자 살 수 있는 2평짜리집도 라이브 바카라. 나 같은 한 사람 사는 집은 땅만 있으면 일도 아니다. ‘아! 참, 나는땅 한 평도없지’ 그래, 허공에 집을 지을 수밖에 허공에는주인이 없겠지.
‘라이브 바카라야, 너는 내가 여기서 사는 동안 집 맘 컷 지어라.’
발 닿는 곳에 집을 짓고 빗자루로 걷어내고 토치로 지져도 지치지 않고 집을 짓는 라이브 바카라처럼,
나는 오래전부터 라이브 바카라를 닮았을까. 마당, 길, 산 어디든 돗자리 하나만 있으면 앉고 눕는다. 그래서별명이 노숙자다.나는 다시 태어난다면 라이브 바카라로 태어나고 싶다.
어렸을 적 섬에서 살 때다. 어른이 되면 트럭을 사(그때 시골에서는 캠핑카는 상상도 못 할 때다) 짐칸에 방을 꾸미고 연탄을 때며 바람 따라떠돌고 싶었다. 그러면 연탄재는 어디다 버리지, 편지 붙인다는 사람들한테는 주소를 뭐라고 가르쳐 주지’ 잠을 못 자고 고민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