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외출하고 집에 오면 나비(고양이)를 부른다. 방에 들어오면 티브이나 라디오를 켠다. 혼자 살면서 생긴 습관이기도 하다. 사람 소리가 들리면 일단 편안함을 느낀다. 그렇지 않으면 말할 사람이 없으니 그 순간 고양들과 티브이 속 사람들이 내 가족이 된다.
이틀째 점박이가 나타나지 않아 아침부터 찾아 나섰다. 그동안 보이지 않던 점박이가 처마 밑 화분 뒤에서 웅크리고 있다. 메이저카지노는 그 옆에 앉아있다.
‘이모, 점박이 형아가 아파요.’
메이저카지노가 나를 보고 말하는 것 같았다.
“나비, 어디 아퍼?”
점박이는 꼼짝 않고 있메이저카지노. 나는 점박이를 들어 올렸다. 숨을 헐떡거리고 목 안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다. 불길한 생각이 들메이저카지노. 지어미 ‘도도’ 도 저 증세로 별이 되었는데.
내가 아는 하남 동물병원은일요일이라 문을 닫았다. 이십여 년 다니고 있는 송파구 페토피아 동물병원으로 갔다.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폐렴이 많이 진행됐다고 부원장님이 말했다. 날이 추워 앞으로 더 빨라질 거라고 했다.나는 떨고 있는 점박이를 안았다. 내 팔과 가슴 사이에 머리를 파묻메이저카지노. 그동안 내가 안으려면 몸을 뺏었메이저카지노. 점박이의 숨소리는 거칠었지만, 진정되메이저카지노. 점박이를 안은 나도 편안함을 느꼈다. 사람한테 느낄 수 없는 따뜻함을 개나 고양이한테 느낄 때가 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동물과 나무를그냥좋아했다.지금은집착하듯 좋아한다. 아마사람에게 받은 상처 때문인 거 같다. 나무나 개와 고양이와 지내다 보면 배신과 갈등과 교만 때문에 괴로워할 일이 없다. 여름날 그늘을 드리던 나무가 전기톱에 잘리고, 타오르는 솥에 주인이 저를 던져도 개는 뛰쳐나와 주인에게가서 안겼다. 무조건 주는 저들을 보며, 받기만 했던 나는 부끄러울 따름이다. 내 말을 귀 기울여 들어주는 나무, 새, 떠돌이 개, 고양이들이 그저 고마울 뿐이다.
김장 때문에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점박이를 병원에 두고 집에 올 수밖에 없메이저카지노.
동물병원에서 문자가 떴다. 점박이 동공이 풀리며 곧 숨이 멈췄다고 했다. 밭 끝에 앉아 울메이저카지노. 오만 원을 주머니에 넣고 병원으로 갔다. 점박이를 종이상자에 넣어 집으로 데리고 왔다.
점박이 주인 성길씨에게 마지막으로 보라고 했다. 그는 “보면 뭐 합니까” 하면서 집으로 들어갔다. 나는 점박이를 날마다 들여다보기 위해 집 근처에 묻기로 했다. 삽으로 구멍을 팠다. 점박이를 땅에 묻기 전 순둥이한테 보여주메이저카지노.
‘순둥아, 형아는 하늘나라로 이사 간 것이여.’
그 후로메이저카지노는 밥도 안 먹고 울면서 지붕 위로 연탄창고로 형아를 찾아다녔다.
돌이킬 수 없는 정(情) 하나를 내 몸에서 떼어내 땅에 묻메이저카지노. 나는 그동안 수없이 많은 정을 떼어냈고 그 정을 가슴에 묻었메이저카지노.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비록 심장이 더는 팔딱거리지 않아도 이런 정이라면 내 왼쪽 가슴에 엔진처럼 달고 함께 할 것이다.
식탁에 앉아 어두운 창밖을 내다보고 있메이저카지노. 의리의 사나이 친구 용범이한테서 전화가 왔다. “독하게 맘먹어라, 이성적으로 생각해라” 가까운 것일수록 멀리해야 한다면서 고양이를 먼 곳에 묻어야 한다고 했다.
된서리가 배추밭을 덮메이저카지노.
얼었던 배추 잎이 다음날 아홉 시가 되자 빳빳하게 살아났다. 나는 독하지 못해 그동안 질질 짜던 일들이 생각났다. 수많은 일을 겪다 보니 이제 마음 다잡는 일이 좀 수월해졌다고생각했다.
점박이가 저쪽으로 떠나기 전 일이메이저카지노. 아침부터 누가 방문을 두드려 문을 열메이저카지노. 점박이와 순둥이가 쪼그리고 앉아있메이저카지노. ‘세상에, 느그들이 문을 두드렸냐?’ 눈물이 왈칵 나왔다. 이 집에서 이주해야 할 때 얘들을 어떡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메이저카지노. 나는이사 가게 되면 둘 다 데리고 가겠다고그날마음먹어버렸다.
내가 사랑하고 좋아하고 귀하게 여기면 그것들은 내 옆을 떠났다. 그것은 죽음과 이별이메이저카지노. 나는 이 모든 것들을 사랑하는 방법은 없을까? 이런 일을 수없이 겪다 보니 일부러라도 잔정을 주지 말자고 다짐했지만,그들과의 이별이 내 탓일까. 또 점박이가 가게 되니 정말 다시 의문이 들뿐이다.
한 달 새, 친구들, 강아지, 고양이들 죽음이 나를 지나갔다. 생의 이쪽과 저쪽이 사실은 서로를 마주 보는 거울과 같다는 것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순둥이는 지붕에서 내려오지도 않고 종일 울고 있다. 나는 조기를 구워 지붕에 올려 주메이저카지노. 순둥이는 울다가 지붕 밖으로 사라져 버렸다.
해가 졌다.보일러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돌아갔다.
마당에 서성거리는 성길씨에게 말했다.
“아저씨, 내가 메이저카지노 방에서 키울 텐께 걱정 마세요.”
“아, 정말요?”
성길씨는 내가 순둥이를 데리고 자겠다고 했을 때 그렇게 환하게 웃을 수가 없메이저카지노.
그도 이사 갈 때 고양이들 두고 가는 것에 걱정하고 있었구나. 그가 냉정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내심 고마웠다. 그는 메이저카지노를연탄보일러실에서 데리고 나왔다. 내 집 문까지 아이들 걸음마하듯 메이저카지노 앞발을 잡고 왼발 오른발 둘이 발을 맞추며 나에게 걸어왔다. 그도 아이가 있었으면 물고 빨고 저렇게 이뻐했을 텐데. 나는 메이저카지노를받아안고 방에들어왔다.
메이저카지노가 방구석에앉아 있는모습을 보며 얼마 전 일들이 생각났다. 날씨가 따뜻할 때면 문을 열어놓았다. 점박이,메이저카지노가 방에 들어와 둘이 붙어 자던 것이 눈에 선했다.
메이저카지노가 새벽에 일어났다. 소파 뒤와 주방과 식탁 밑을 돌아다녔다. 제 형 점박이를 찾는 거 같았다. 하도 보채 메이저카지노를 방에서 내보냈다.메이저카지노는 밤새 서리를 맞으며 지붕에서 울고 앉아있다. 나는 문을 열어놓고 츄르로 유인해 방안에 들어오게 했다.
메이저카지노는십 일이 지나자울음이 잦아들메이저카지노.오줌 마렵다고 울어 문을열어주메이저카지노. 지금은 스스럼없이 드나든다.
이 글을 빌려 유기묘,유기묘를 내치지 않고 한결같이 치료해 준 페토피아 동물병원 김호일 수의사님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