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 바퀴를 돌고 집에 왔다. 문틈에 우리카지노추천가 껴 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파산선고 한지가 언제인데 뭐가 또 날아왔을까. 봉투를 빼 들고 더 놀랐다. ‘송파우체국 사서함 177-3023 김 ㅇㅇ 보냄’이라고 겉봉투에 적혀있었다. 풀치가 교도소에서 보낸 것이었다. 주소 옆에 ‘수고하세요. 연자방아 옆집’이라고 적은 까만 글씨 위에 연두색 형광펜으로 동그라미가 쳐있었다. 아마 우리카지노추천가 내게 도착하지 못할까 걱정돼 자세히 적어 놓은 거 같았다. 나는 봉투를 뜯기 전에 울컥했다. 교도소에갔을 거라는 내 예감이 맞았다.근래우리카지노추천가 보이지 않았다.
요새 세상에 손 우리카지노추천 쓰다니 감격했다. 봉투를 뜯고 편지지를 펼쳤다. 비스듬히 고개를 숙인 듯한 글씨체와 빽빽한 편지지 두 장을 보고 다시 한번 놀랐다.
“빛과 소금의 소중함에 나는 생각한다. 그대의 따뜻함이 그리워 펜을 들었습니다.”
얼마나 외롭고 쓸쓸했으면 나한테 우리카지노추천 썼을까. 세상일에 져야지 돌아온다는 것을 겨우 알아가는 나는 코끝이 시큰했다.
“인생의 하트를 당신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나는 우리카지노추천 읽다가 ‘빙허네, 빙해’ 나도 모르게 입안에서 흘러나왔다. 울컥했던 마음이 싹 사라졌다. 그렇지만 뭐라고 썼는지 뒷말이 궁금했다.
“벌금도 못 낸 인생이 지금 동부 아파트에 와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벌금 집행한 검찰청 사람들이 찾아와서 저를 동부아파트 이곳으로 데려왔습니다. 한방에 여덟 명이 살며 숙식 제공 무료, 일월 중순에 나갑니다.”
처음에는 동부아파트(문정동 법조 단지)라는 말을 이해 못 했다가 빵 터졌다. 나는 ‘로제, 아파트 노래’가 입안에서 흘러나왔다.물론 아파트 성격은 디르지만.
‘잘됐네. 외롭지 않고 쓰겄네.’
“술 담배도 생각나지 않고 여생을 누님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그는 내가 ‘지랄 옆차기허네’ 할까 봐, 재빨리 글을 돌렸다.
“그저 누님 곁에서 누님을 지켜보는 것만으로 외롭지 않을 인생이라 생각합니다.”
‘내가 뭣 땜에 여생을 술고래 너 허고 허냐. 굶어 죽을 일 있냐.’
“누님, 텃밭에 고구마, 호박이 그립군요. 시간 되면 텃밭에 가 주세요.”
나는 우리카지노추천 읽으면서 풀치 글에 홀리듯 장화를 머릿속으로 찾고 있었다.
“누님! 내 기억 속 주소가 맞으면 연자방아로 날개 달고 찾아가겠지요.”
‘발도, 날개도 없이 잘도 왔네.’
나는 우리카지노추천 읽다가 궁금한것이생겼다. 우리카지노추천는 학교에 갈 것을 예상하고 알고 내 집 주소를 외우고 다녔을까. 하기야 벌금이 어느 정도 쌓였다는 것을 본인은알고 있으니까. 그래도 남의 집 주소를 외우고 다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생각만 하고 있지,외우고 있다는 게 대단했다. 저런 집념으로무전취식 안 하고 일하겠다. 풀치는 분명 학교에 가면 나에게 우리카지노추천 쓸 작정을 했다. 나에게 감격을 줘 내 마음을 얻으려고 이미 계획하고 있었다고 나는 단정 지었다. 이런 잔머리를 쓸 것이 아니라돈 모아 옷도 사 입고, 이가 부실하니 부드러운 것도 사 먹고, 전기세도 잘 내고 하면 얼마나 좋을까. 전기세를 못 내 전기가 끊겼다. 살이 없어 옷을 걸쳐 입은 작대기가 골목을 비척거리며 돌아다닌 것 같았다. 그렇지만 아무리 짠하다고 연민으로 내 미래를 걸 수는 없지, 암 그렇고 말고.
그렇지만, 나는 손 우리카지노추천 받아본 적이 언제였던가. 풀치 글씨는 술 먹고 걷던 갈지자가 아니었다. 글씨에 어떤 분노도 증오도 묻어있지 않았다. 편지내용도 충분히 감격 먹었다. 행간 사이에 시냇물이 흘렀다. 간혹 그의 몸 안에 남아 있는 술 몇 방울이 잔상처럼 나에게 튀었지만, 필체는 예술이었다.
우리카지노추천 읽는 동안 프랑스영화 시라노가 떠올랐다. 사랑한 사람에게 우리카지노추천 대신 써주는 내용이다. 그동안 풀치가 술 마시고 하는 행태를 보면 저런 내용을 쓸 수 있을까. 한편으로 풀치가 얼마나 순수하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학교에 같은 반 사람이 써준 것 아닐까? 어렸을 때나는 남의연애우리카지노추천대신 써줬다. 그래서혹시 하는 생각 들었다. 그래, 누가 썼든말든그게 뭐가 중요하냐, 내가 데리고 살 것도 아닌데. 우리카지노추천내용이 풀치 진심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누님 답장을 기다리면서 이곳 생활을 지치지 않고 해 나가겠습니다.”
당장 답장을해줄까. 아니야,울컥하는 마음에 우리카지노추천 썼다가 뒷일 책임 질이 생길 수 있다. 만약에 우리카지노추천 썼다가 풀치가 교도소에서 나와 동네방네 우리카지노추천 들고 자랑이라도 치면 나는 빼도 박도 못하고 종 치는 것이다. 차라리 면회를 갈까. 내가 면회 안 갔다고 잡아떼면 마을 주민들과 성길씨는 풀치가 술 마시고 헛소리한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나는 장화로 갈아 신고 집 아래쪽 우리카지노추천 텃밭으로 갔다. 여름에 고구마 순을 뜯으러 가봐서 텃밭을 알고 있다. 실은 우리카지노추천 텃밭이 아니다. LH에 수용된 빈 밭에 농사를 지은 것이었다. 빈 땅에 농사지으면 벌금을 물린다고 LH에서 사방에 플래카드를 걸어놨다. 우리카지노추천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봄부터 물을 받아 일일이 밭고랑에 물을 줬다. 그렇게 정성껏 키운 가지, 호박, 고구마이었다. 그 정성을 아는 나는 밭에 갈 수밖에 없었다.
멀리서 본 밭은 찢어지고 뜯겨나간 검은 비닐만 펄럭이고 있었다. 밭에 발을 들여놓았지만, 고구마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그는 술 마시고 돌아다니다가 고구마 캘 시기도 놓쳐버렸다. 동그랗고 울퉁불퉁한 호박만 누런 줄기에 수십 개 매달려 있었다. 서리 맞아 썩고 골은호박이 더 많았다. 노랗게 익은 길쭉하고 매끈한 호박도 고랑에 흩어져 있었다. 성성한 호박만 땄다. 밭 가에굴러다니는 페인트 통을 주웠다. 통에 호박을 담아집까지150m되는거리를몇 번이나 날랐다.
‘내가 지금 뭔 짓을 허고 있는 것이여.’
평상에 호박을 올려놓고 사진을 찍어 지인들한테 보냈다. 호박을 가져오라는 친구들에게 차에 싣고 돌렸다. 호박을 다 돌린 뒤 친구 영아에 전화했다.
“풀치가 나한테 우리카지노추천 다 썼어야. 근디 왜 울컥허냐.”
“너 많이 외롭구나?”
영아는 우리 집에 왔을 때 땅바닥에서 뒹굴던 우리카지노추천를 본 적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친구 말은 내게 정신 차리라는 말로 들렸다.
이십 대 중반삼월 마지막날눈이왔다.나는마음 속에 두고 있던복학생에게 우리카지노추천썼다.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그 사람 집 주소를 몰라 성균관대학교하고청년 이름만 썼다. 오직 그의 손에 우리카지노추천가 가닿기 바라면서 우체국으로 달렸다. 아마 풀치도 그 맘이었을 것이다.
우리카지노추천 쓴 행위는 일종의 자기 고백이라고 생각한다. 침묵의 세계에 들어서서 떨리는 가슴으로 굴리고, 베어내고, 쳐내고, 다듬으며 먼 여행을 시작한다. 끓어오르는 떨림을 참지 못하고분화구에서 용암처럼폭발하는 게 아니라 우리카지노추천 쓰는 동안 자기의 미래와마주한다.하얀 눈 위에 정갈한 마음을 오롯이 부려놓는다. 그 눈 위에 미지의 세계를따라간다. 오직 한 사람을 위해 일생을 던지고 던진다.마치 시 한 편을 쓰는 것처럼 날을 새고 또 샌다.우리카지노추천 쓰기위해서우리는 죽을 때까지자기 마음에 고백을하면서살아간다. 마음이라는 종이에 펜으로 쓰는 글은 한자라도 틀리면 처음부터 다시 써야 한다. 더더욱 마음 가는 사람한테 쓰는 것인데 글씨가 틀렸다고 볼펜으로 쓱쓱 지우고 우리카지노추천 부치지 않는다. 마치 화선지에 온 힘을 다해 한 획을 그은 것하고 같다. 요즈음처럼 휴대폰으로 문자를 쓰다가 틀리면 삭제하는 것하고 천지 차이다.
우리카지노추천의 간절한 마음을 알기에답장을할까,면회라도갈까,고민하고 있는데 우리카지노추천 전화가 떴다.
“내 우리카지노추천 받았어요?”
“응, 일월 중순에 나온다며 왜 벌써 나왔어?”
“벌금 백만 원 남은 거 물고 나왔어요.”
“더 있지. 앞으로 엄청 추울 건디.”
나는 반갑다는 말 대신 엉뚱한 말이 나왔다.
“나온 기념으로요 두부를 먹어야 하는데, 고구마랑 호박이랑 어떻게 됐어요?”
우리카지노추천는 혀가 꼬여 있었다.
“한두 번이야지두부를 먹든 빵을 먹든.술 깨고 전화해, 지랄헌다.”
불쌍하고 짠한 마음이 싹 사라졌다. 우리카지노추천는 새벽이고 아침이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전화를 해댄다. 우리카지노추천 술 취한 소리에 마당은 다시 원상 복귀했다. 측은했던 마음이 도로 아미타불 됐다.
우리카지노추천가 교도소 가기 전 잠깐 술을 안 마신 적 있었다. 나는 수돗가 단풍나무 아래 서 있는 담배를 물고 있는 성길씨에게 물었다.
“우리카지노추천는 어째 또 술 마실까요?”
“음, 잠깐 안 마신 것은 언제잡혀구치소에 갈지 몰라 긴장을 하고 있어서 그랬고. 이제 벌금 다 깠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