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이라는단어가언제처음생겼는지는모르겠지만,내게030507돌아간다.학교끝나고집에돌아오면,엄마는없었지만엄마의음식은 항상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뚜껑만열면바로먹을수 있는밀키트처럼,엄마의손길이담긴음식이 내게 따뜻한 위로가 되었다.
하지만 결혼 후 혼자 먹는 밥은 달랐다. 씁쓸함이 밀려왔고, '굳이 혼자만을 위한 밥상을 차려 먹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대충 빵으로 해결하는 날이 많았다.
혼자서 집밥을 먹으려니 차리는 게 너무 귀찮았다. 그래서 우리네 엄마들처럼, 남은 반찬에 고추장 넣고 비벼 먹는 게 더 편하다는 걸 깨달았다.어렸을 때는 그 모습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제 그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하지만비빔밥도 계속 먹다 보니 질려버렸고, 푹푹 비벼 먹는 비빔밥을 반복적으로 먹으면 내 몸도 결국 비빔밥처럼 풍성해질 것만 같았다. 그러다가 문득 떠오른 메뉴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사설 바카라이었다.
비빔밥과 사설 바카라은 먹기 편하고 여러 재료를 한꺼번에 먹는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시각적으로는 사설 바카라이 훨씬 더 예쁘다. 나는 늘 예쁜 것에 끌려왔기에 사설 바카라은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혼자 먹을 때면 자주 사설 바카라을 만든다.
사설 바카라을 어려워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 사설 바카라은 전혀 어렵지 않다. 냉장고 속 남은 재료들을 하나씩 꺼내착착 나열한 뒤, 말기만 하면 나만의 사설 바카라을 만들 수 있다.
멸치볶음, 세발나물, 당근나물, 계란볶음, 우엉채
가지런히 담고, 오늘은 어떤 모양이 나올까? 옆구리는 터질까? 단면은 어떤 모양일까? 이 재료는 자르면서 쑥 튀어나오지는 않을까?등등..생각하는 시간들이 즐겁다. 이렇게 만들다 보면,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특별한 사설 바카라이 완성된다.이제혼자먹는식사는외롭거나씁쓸한 시간이아니다.사설 바카라한 줄로나를돌보는방법을배우고,내가나를아끼는마음을다시느끼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