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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리아헤럴드 인터뷰] '김치슬롯 머신 VS 된장슬롯 머신?!'

슬롯 머신


안녕하세요,

푸드 칼럼니스트이자 요리 연구가로

활동하는 이주현입니다.

지난 8월 '코리아 헤럴드(The Korea Herald)"와

"김치슬롯 머신 vs 된장슬롯 머신"

주제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코리아 헤럴드 해당 기사(24.8.13) ▼

https://www.koreaherald.com/article/3453341


김치슬롯 머신 VS된장슬롯 머신
여러분은 어떤 슬롯 머신를 자주 드시나요?



최근 젊은층을 위주로 김치슬롯 머신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반면 60대 중심인 높은 연령층에서는 된장슬롯 머신를 선호하고요.

푸드 칼럼니스티앚 요리연구가로서

이 재미있는 현상에 대해 분석해봤습니다!


슬롯 머신(Getty Images)


1. 상대적으로 다양한 재료 활용이 가능한 김치슬롯 머신

"김치슬롯 머신 vs 된장슬롯 머신" 세기의 대결입니다.

대부분의 여론을 보니 “흰 쌀밥엔 김치슬롯 머신가 국룰”이라는 의견이 많더라고요.

왜 그럴까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김치슬롯 머신에는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매니아층이 나뉩니다.

1) 돼지고기파 2) 참치파 3) 참치파 4) 고등어파

반면 된장슬롯 머신에는

1)고기(차돌박이) 2)해산물

크게 두 가지만으로 나뉘죠.


= 요리에 이처럼 다양한 재료를 넣을 수 있다는 것은

“맛의 스펙트럼이 넓다는 증거” 입니다.

저는 이것이 '김치'라서 가능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김치가 마늘, 고춧가루 때문에 맛이 강한 것 같지만,

의외로 다양한 음식을 아우를 수 있는 포용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죠.

게다가 얼큰한 김치슬롯 머신는 매운 맛을 선호하는 한국인의 취향에 딱 맞습니다.

어떤 재료를 넣어도 기본적으로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 반면 된장슬롯 머신는 차돌박이나 해산물 이 두가지 정도로 나뉘는데요.

또한 김치슬롯 머신처럼 '강경 차돌박이파 vs 강경 해산물파'로 나뉘지 않습니다.

한 마디로 호불호가 적은거죠.

된장이 맛과 향이 굉장히 강하기 때문에

어떤 재료를 넣든지 된장 맛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는 걸 의미합니다.


= 이에 반해 김치슬롯 머신는

“돼지고기파야, 참치파야?” 라는 단골 질문이 존재할 정도로 선호도의 세기가 강합니다.

결국 한 가지 메뉴 안에서 여러 취향으로 세분화 될 수 있는 특징을 지니고 있죠.

따라서 세분화 된 숫자만큼 김치슬롯 머신를 좋아하는 절대적인 숫자가 높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2. 들어가는 주재료의 차이


된장슬롯 머신의 주재료 - 된장 = 장(醬)

김치슬롯 머신의 주재료 - 김치

김치는 장 보다는 포만감도 높고, 장이 양념으로 쓰이는 반면 김치는 단독으로 먹는 메인 음식에 가깝습니다.

아무래도 장 보다는 김치의 존재감이 더 크다고 볼 수 있죠.

이런 측면에서 된장슬롯 머신와 김치슬롯 머신는 비교의 기준이 공정하지 않달까요?

물론 된장슬롯 머신에 들어가는 두부, 애호박, 감자 등을 제외하고 비교한 상황입니다;

사실 ‘장’끼리의 대결이라면 된장슬롯 머신 vs 고추장슬롯 머신로 해야 기준이 맞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당연히 된장슬롯 머신가 압승일 것입니다




3. 이미지, 인식의 차이


된장슬롯 머신 = 엄마가 해주는 맛 = 집밥 상징

밖에서 사 먹는 외식메뉴보다는 집에서 먹는 가정식 대표 메뉴죠.

이를 증명하듯 유튜브 등에서 된장슬롯 머신 조리법을 찾아보면

타이틀이 대부분 “엄마표 된장슬롯 머신” "엄마가 해주는 맛"등이 나옵니다.

이런 인식 때문에 외식업체에서 된장슬롯 머신 메인요리점이 적은 것이 아닐까요?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된장슬롯 머신 맛집은 고깃집"이라고요.

요즘의 된장슬롯 머신는 고기집에서 후식의 개념으로 자리 잡은 것 같습니다.

된장슬롯 머신를 ‘입가심’으로 여기는 추세이죠.

그렇다보니 따로 된장슬롯 머신를 먹으러 가는 경우가 적어진 것은 아닐까요?



슬롯 머신(Getty Images)





4.높은 연령층에서 된장슬롯 머신를 좋아하는 이유?


밥 반찬으로 먹는 김치슬롯 머신는 들어가는 재료가 푸짐하고 매운맛도 강하죠.

그만큼 소화에 에너지가 많이 쓰입니다.

나이가 들 수록 속이 편한 음식을 찾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요.

아마도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좀 더 담백하고 맑게 먹을 수 있는 된장슬롯 머신에 손이 가는 게 아닐까요?

물론 이는 개인 성향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또 하나의 이유로는 된장슬롯 머신의 깊은 맛을 알게 되는 나이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그 맛을 알게 되는 음식이 있죠.

예를 들면 녹두전, 콩국수처럼 어릴 땐 안 찾게 되는 음식들이요.

게다가 된장슬롯 머신 '집밥'의 상징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음식을 찾기 마련이니,

된장슬롯 머신에 좀 더 손이 가는 것이 아닐까요?




5. 매운맛 선호도가 증가하면서 김치슬롯 머신 선호도가 높아진 걸까?


글쎄요, 매운맛 선호도가 증가하는 현상과

김치슬롯 머신 선호도가 높은 것은 비례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붉닭볶음면, 엽기떡복이처럼 김치슬롯 머신를 맵게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김치슬롯 머신는 단순히 통각에 가까운 매운맛을 상징한다기보다

김치의 풍미 + 얼큰한 국물맛 + 들어가는 재료의 맛 등 복합적인 맛을 상징합니다.

또한 밖에서 사먹는 김치슬롯 머신는 주로 묵은지를 사용하죠.

묵은지의 신맛과 깊은맛이 주를 이룹니다.

매운맛의 형태가 좀 다른거죠.

매운맛 선호 현상과 아주 무관하지는 않겠으나

김치슬롯 머신 선호 현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6.이러한 추세는 지속될까?


글쎄요.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이 있죠.

일명 레트로 현상입니다.

예전 부모님이나 중장년층이 먹던 음식이 요즘 mz세대 사이에서 다시 뜨는 현상이죠.

다만 이 공식에는 몇 가지 조건이 붙습니다.

옛날 음식에 새로움, 트렌디한 감각이 한 스푼 들어가야 하죠.

한 마디로 재해석이 가능한 음식이 레트로 열풍의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면에서 된장슬롯 머신도 얼마든지 붐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존에 먹던 방식이 아닌 의외의 음식 조합이 밈에 의해 유행이 될 수 있고,

외국인들 사이에서 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죠..

예를 들면 BTS가 본격적으로 된장슬롯 머신 먹방을 찍어준다면 파장을 일으킬 수도 있지 않을까요?^^

다만 된장의 장 냄새가 호불호가 있는 점은 감안해야 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한국의 장 문화가 굉장히 우수한 점이 많고, 한국을 대표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된장이 앞으로 예측할 수 없는 유행의 현상의 주인공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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