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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메이저사이트로의 직항 비행 편은 모두 밤에 도착한다.(2024년 9월 기준) 그래서 첫날은 잠만 잘 곳으로, 공항에서 도보 20분 정도의 호스텔로 예약을 했고 호기롭게 걸어가 보기로 했다. 그리고 나의 호기로움은 단 5분 만에 두려움으로 바뀌었는데, 메이저사이트 공항에서 숙소까지 걸어가는 길에 인적이 너무나도 드물었기 때문이었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드르륵드르륵

밤 9시. 차들이 쌩쌩 달리는 도로 옆 가로등 불빛 아래 홀로 서있는 위태로운 한국인. 들리는 소리라곤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와 오토바이, 그리고 메이저사이트 캐리어 바퀴 소리뿐이었다.


10분쯤 걸었을까. 드디어 사람의 기척이 느껴졌다. 10m 즈음 앞에 남자로 추정되는 두 명의 형체가 보였다. 공항을 벗어난 이후 처음으로 맞닥뜨리는 사람이었기에 잔뜩 긴장한 나의 심장은 더욱 쪼그라들었지만, 발걸음은 짐짓 아무렇지 않은 척 평온메이저사이트. 점점 줄어드는 그들과 나의 거리. 얼굴이 보이기 시작메이저사이트.


도로를 힘차게 구르는 캐리어가 메이저사이트 두근대는 심장 소리를 묻어줬지만, 긴장감을 들키지 않기 위해 더욱 어깨에 힘을 주며 걸었다. 혼자만의 경계로 쉴 새 없이 요동치는 마음. 그러나 정작 그들은 낯선 한국인 여행객에게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그렇게 평화롭게 그들을 지나친 후, 나는 또다시 약 10분 동안 도로 위의 유일한 사람으로서 메이저사이트를 누볐다. 하지만 이 두 명의 만남(이것도 만남이라고 할 수 있다면) 덕분에 낯선 곳에서의 불안감과 걱정은 쑥 내려갔고, 무척이나 안전한 상태로 호스텔 근처에 당도했다.


치안이 좋은 곳이라 들었지만 생각보다 더욱 좋은 듯했던 메이저사이트의 얼굴. 이제 심장으로 들어가 볼 시간이었다.



브런치 글 이미지 2


긴장이 풀리니 배고픔이 느껴졌다. 비행기에서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한 터라 호스텔로 들어가기 전에 간단하게 먹을 음식을 사기로 했고, 첫 구매는 난이도 최하위인 편의점에서 도전해 보기로 메이저사이트.


호스텔 맞은편의 세븐일레븐으로 가, 낯선 언어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식품들을 보며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첫날은 맥주를 마시며 메이저사이트의 피로를 푸는 게 인지상정이지만, 메이저사이트기에서 붙였던 파스는 전신마취 때 쓰는 마취제가 파스 형태로 나온 거라 사용 중일 때의 행동이 엄격히 금지된다. 그중에 음주가 포함되어 있기도 하고, 허리 아플 땐 염증 관리가 중요하다는 걸 말 그대로 뼈저리게 느꼈던지라, 오늘 밤은 가벼운 음식으로 간단하게 먹은 후 일찍 잠에 들기로 다짐한 터였다.

스낵 코너를 지나 여기저기 훑어본 후, 냉장식품 코너에서 평소에도 주식으로 먹는 요거트 종류가 꽤나 많길래 그중 하나를 신중히 골라 계산대로 향메이저사이트.


미리 트래블월렛 카드를 준비해 두었고, 계산할 차례가 되었다. 메이저사이트 손에 쥔 요거트와 함께 트래블월렛 카드를 조심스레 내밀었다. 그런데 카드를 받아 든 직원이 다시 카드를 내밀며 ’노‘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이게 뭐지?‘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보는 내게 그들은 무어라 계속해서 말을 했고, 1초가 1분처럼 느껴지던 나는 식은땀이 나기 시작메이저사이트. 혼돈 속에 어쩔 줄 모르는 가련한 나에게 직원은 휴대폰으로 번역한 내용의 화면을 보여주었다.


“카드는 200밧 이상 사야 결제돼”


아. 맥주를 마실 수 있었다면 거뜬히 넘었을 8,000원이여. 그럼 QR결제가 가능한지 물었으나, 현재 메이저사이트에서는 QR결제가 제한되고 있다고 했다.


맙소사.

식은땀이 2차로 발바닥에서부터 올라오는 기분이었다.


사실 메이저사이트 몸속에 J(계획형)가 단 7%밖에 없는 무계획 끝판왕의 인간인데, 여행 가기 전에 그나마 찾아본 글들에서는 태국 QR결제의 편리함을 찬양하고 있었고,(블로그에선 분명히 현금 결제를 한 곳이 기억도 안 날 정도로 없었다며, QR결제의 광범위함과 편리함을 극찬했었다..!)이를 철석같이 믿은 메이저사이트 트래블 월렛 카드를 챙기고 GNL 어플(태국의 QR결제 어플)만 준비한 채 환전은 하나도 메이저사이트 않고 왔었다. 포장마차에서도 QR결제가 모두 가능하다고 들었지만, 그래도 첫 도전이라 노상 점포는 가지 않고 편의점으로 왔건만. 이런 난관에 봉착하다니!


200밧을 채워보기 위해 다시 먹거리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술도 마시지 못하고, 다른 걸로 캐리어를 무겁게 하기는 싫고. 그저 요거트 하나 먹고 싶을 뿐인 내 눈에 들어오는 식품은 없어서 그냥 아무것도 사지 않기로 결정메이저사이트. 열심히 번역기까지 쓰며 설명해 준 직원분께 미안한 마음을 담아 인사한 후, 다음날 아침을 기약하며 편의점을 나섰다.


그렇게 숙소에 도착해서 씻고 나온 지 5분 정도가 되었을까. 갑자기 밖에서 엄청 크고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 놀란 나는 테라스 문을 열어보았다. 눈앞에서 메이저사이트의 모습이 하나도 보이지 않을 만큼의 굵은 빗방울이 폭포처럼 쏟아지고 있었다.



조금만 더 늦게 왔다면 꼼짝없이 이 폭우를 맞았을 텐데. 비록 비행기에서의 허리가 고통스러웠고, 불안해하며 낯선 거리를 걷고, 현금이 없어서 요거트를 먹지 못한 채 굶게 되었지만, 늘 와보고 싶었던 메이저사이트에 무사히 도착했고, 생각보다 덥거나 습하지 않았으며, 엄청난 폭우를 몇 분 차로 피하다니. 행운으로 가득한 메이저사이트 여행의 시작이 꽤나 안전하게 느껴졌다.


메이저사이트만 불을 끄고 다시 침대에 누워서 허리 아래에 베개를 받치고 잠을 청하는 나의 머릿속에는밤새 잘 쉬면 내일 걸을 수 있겠지? 다시 안 좋아지면 어떡메이저사이트? 괜한 일을 벌인 걸까,란 생각이 계속해서 마음을 괴롭혔다.

그러나 메이저사이트가 아닌가!비행기에서의 통증도 5시간 동안 내가 정말 가고 싶은 곳에 가는 건데, 이 시간도 못 견디고 포기하면 앞으로 뭘 할 수 있겠나 생각을 하며 버틴 나였다. 어차피 돌아갈 날짜를 정메이저사이트 않았으니 허리가 아프면 내일 하루종일 누워 있지 뭐!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달래 보았다.




평생의 동반자로 함께 지내야 할 디스크와의 이 도전이 과연 삶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불안했지만, 불안보다는 설렘과 기대를 가지고 즐겨보기로 다짐메이저사이트.

여행이라는 게 실패가 없다는 점에서 어떤 식으로든 내게 긍정적인 마음을 불어넣어 주지 않을까?

그렇게 메이저사이트 잠에 들었고, 다음날 아침이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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