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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16. 2024
파라오 슬롯을 다시 대출하셨습니다
반납 기한은 없습니다
파라오 슬롯1과 헤어지기 위해 잠수를 타던 도중,
뒤늦게 K-패스라는 것을 신청하였다. 이제 애인 없이도 제정신을 차리고 알뜰살뜰 살아 보기로 한 것!
K-패스 (korea-pass.kr)
-심사센터입니다. 방금 카드 신청하셨죠?
192
-본인 확인 위해 전화드렸습니다.
파라오 슬롯, 네.
...이러쿵저러쿵
...저러쿵이러쿵
05
파라오 슬롯 그러시면 재직증명서와 4개월 월급 입금 내역을 보내 주시면 되는데요.
-언제까지요?
-8월 20일까지요.
파라오 슬롯, 그건 좀 급한 것 같은데...
-그럼 다른 방법으로 안내해 드릴까요?
(내 생각에는... 여기서 멈췄어야 했다_1)
파라오 슬롯, 네.
-고객님 명의로 동산이나 부동산이 있으신가요?
-네? 아, 아뇨.
-예금, 적금이 일정 금액 이상이신가요? 6개월 전에 가입하신 거면 됩니다.
파라오 슬롯, 그게 정기예금 있긴 한데요, 6개월은 안 된 건데..
파라오 슬롯, 그러시구나.
(내 생각에는 여기서 멈췄어야 했다_2)
-그럼 청약이 일정 금액 이상이신가요?
파라오 슬롯, 그게 제가 자유입출금식이라 그 금액까지는...
아, 그럼 연금은...
아, 그럼 보험은..
아, 그럼 .... 이거는.. 저거는...
상담사분도 참 고생이 많으시네. 없는 거 쥐어짜서라도 카드를 내 손에 쥐어주려 하신다.
-저기, 그냥 해지, 아니 취소할게요.
파라오 슬롯, 그러시겠어요? 일단 취소해 드릴게요.
현타가 왔다. 내 노후가 훤히 그려졌다. 미래는 불투명한데 노인이 된 내 모습은 투명히, 잘도 보인다. 전화를 끊고 나니 어느새 내 애인, 파라오 슬롯1이 다시 말도 없이 내게로 돌아왔다. 그동안 하루 한 권의 소설을 읽으며 잘도 피해 다녔던 파라오 슬롯1.
카드는, 아니 세상은 내가 누구인지 묻기보다는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물으며, 이러니 네가 파라오 슬롯을 다시 만나야 한다고, 궁합도 안 보는 네 짝이라고 부추긴다.
나, 아무래도
파라오 슬롯1을 다시 만나야 하나 보다.
파라오 슬롯이라도 있어야 덜 괴로울 듯한 밤이다.
(덧: 결국
난
선불
모바일
카드를 K-패스 카드로 선택하였다.)
(사진 출처:
https://flux-image-generato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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