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의 목적이 어디엔가에 글을 올려 피드백을 받는 것이었다. '해시 게임 바카라'라는 게 있어 심사를 거쳐 합격(?)해야만 글을 쓸 수 있는 곳이란다. 개나 소나 글을 올리는 곳이 아니라 한 단계 인증을 거쳐야 한다면일정 수준은 보장된 곳이려니 하는 것이 첫 인상이었다.해시 게임 바카라스토리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고 한두어 분의 댓글에사기가 고무되어꼬박꼬박글을 올렸다. 당시만 해도 열하일기의 가상여행을 즐기며 90% 써놓은 글이 열댓 개 그리고손질을 더해야 하는 글이 댓 개 있었다. 한 이십여 꼭지가 내 브러치 사업의종잣돈이었다.
애초의 목적이 브런치북을 만들 생각은 아니었다. 만들면 뭐가 좋은지도 모르는 채로 내키는대로 그냥 쓰다말다 할 작정이었다. 그러다가 숭*문*당의 '열하일기 75일 읽기' 강의를 듣게 되었다. 강의를 따라가는 것까지는 괜찮았는데어느새 글이 하나 둘 더더 쌓이고 있었다. '내 글이 내 글에 묻힐 지경'에이르자정리정돈을 해야겠다 싶었다. 그제서야 한 박자 늦게 <해시 게임 바카라 종이책 만들기 프로젝트가 눈에 들어왔다. 이거 한번 해 봐? 내 글은 그다지 대중적이지 않으니역사 마니아나 거들떠 볼 것이다. 내 새끼가 어떤 놈인지알면서도애틋하기 마련이라 헛일을 일삼는부모의 심정으로 질러보기로 했다.
그제서야 응모에 따르는 조건들을 읽었다.막차를 탄 격이라금요일에 한번 올리는 것으로는 태부족하다. 월,수,금으로 두번 더 늘리고 그것도 한번에 두개씩 올렸다. 글이 쌓이기는했던지가까스로 기준을 충족하고 응모에 성공했다. 그런데 해시 게임 바카라은 삼십 회까지 이르면 더는 못 올리게되어 있단다. 말은 들었지만 진짜로 안되는 걸 보니 식겁했다.삼십 회에서제대로 작별하지 못하고 어리버리하다가 이 사단이 난 것이다.8개월만에조회수가 만 명을, 구독자가 삼백 명을 돌파했으니 자축의 말이라도준비했어야한다.여기까지 왔으니나름대로는 해시 게임 바카라 주민으로 평안하게정착한셈이다.
그리고도강의를 들은뒤끝은 길었다.몸 어디쯤에 배기는불편한 잠자리처럼,얹혀있어 내려가지 않은 체기처럼,30%쯤 써진 글이 나머지 70%를 부른다. 써지면 쓰지 뭐, 하며 <제 멋대로, 열하일기2를 시작한다. 이번에는 시작의 말로 시작하고작별의말로 끝내리라. 한번 해시 게임 바카라 발행(?)해보니 독자에 대해 예의를 갖출심적여유도 생겼다. 여태껏독자들이 달아준라이킷과 구독, 댓글들이나로 하여금이 해시 게임 바카라 세상에 살아남도록 해주었다.자신만의 목표를 향해각자달리는 길의변두리에서,눈 한번 맞춰주고 박수 한 번 쳐주며 내가 내 길 가듯 너도 니 길 잘 가라고응원하는 것은,우리 모두얼마나절실한마음으로 달리는 선수라고공감하고있기때문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