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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의 메이저사이트에 도착해 예약해 놓은 1인용 숙소에 도착했을 때 첫 느낌은 너무 덥다는 거였다. 비용에 걸맞은 시설이었으나, 에펠탑까지 걸어갈 수 있다는 것과 근처에 꽤 큰 식료품 마켓이 있다는 것은 좋은 점이었다. 작은 빵집과 향 좋은 커피 카페까지 발견해 냈으니 그 또한 수확이었다.
첫 유럽에 첫 메이저사이트였지만 그간 그려온 메이저사이트지엔느의 낭만을 즐기기에 나는 현실적이고도 용의주도한 편에 속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니까 잘 모르는 비건 식당을 도착하자마자 탐색할 만큼의 의욕이 남아있지 않다는 얘기다. 대신에 짐을 풀고 바로 숙소를 나와 마트를 찾아냈다. 사흘 굶은 귀신이 들러붙기라도 한 것처럼 정말이지 신나게 장을 봤다. 식구들을 고려한 장보기가 아닌 순전히 내가 먹을 것, 그러니까 내가 내게 먹일 것들을 사들이는 먹부림이라 할 만했다.
각종 과일과 샐러드 볼과 견과류, 꽤나 고급스러워 보이는 발사믹 식초와 요기니들이 먹는다는 물까지. 굶을까 봐 한국에서 가져간 쌀과자에 햇반까지 펼쳐놓으니 작은 동양여자 메이저사이트자의 방에는 온통 먹을 것들로만 둘러싸이게 되었다.그 방안의 풍경은 결코 낭만적이거나 지성적이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