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마지막 바카라을 마감하며
다사다난했던 바카라 단상
폐 수술 후 2주가 지났다.
아직도 숨을 들이쉴 때마다 옅은 통증이 따라오고,조금 움직이거나 말을 오래 하면 숨이 찬다. 하지만 매일 아침 눈을 뜨는 순간, 이 모든 고통이 내 삶의 새로운 한 장이 되어가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
새해를 맞아'달라지리라', '책을 반드시 내리라'라고 결심했던 나는 수술 후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묘한 설렘과 약간의 두려움을 안고 책 출간을 위한 글쓰기 바카라에 기웃대기 시작했다. 수술의 여운으로폐의 통증이 잔잔히 남아있었지만, 마음은 새로운 도전을 향해 뛰고 있었다. 바카라에 신청하고 온라인으로 네 번 참여하면서 주옥같은 철학과 에너지, 그리고 유용한 팁들을 얻었다.
오늘은 2025년 들어 다섯 번째로 작가 되기 온라인 바카라에 참석하는 날이다.
위대한 유산 모임과 엄마의 유산 2 모임이 바카라 새벽 6시 50분부터 10시까지 연달아 있을 예정이다.주말 이른 새벽, 아직 달콤한 꿈결이 남아있는 시간에 알람 소리가 방 안을 울렸다.나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바카라 준비에 들어갔다.태어나서 처음으로 새벽바카라에 참석하다 보니 혹시 늦게 일어날까 봐 걱정되었던 나는 그동안 꺼두었던 알람을 다시 맞추어 5시 반에 일어나는 데 성공했다.'과연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나누게 될까?','이 바카라이 나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설렘과 긴장감이 교차바카라 가운데, 얼굴을 점검하며 가슴이 두근거렸다. 줌에 접속하기 전,몇 번이나 머리카락을 정돈했다. 작은 화면 속 나의 모습이 누군가에게는 첫인상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신경이 쓰였다.부지런히 준비한 뒤 줌에 접속하니, 지담 바카라은 벌써 들어와 계셨다. 그분은 방금 전 벌써 첫 모임을 마쳤다고 하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아침에도 이렇게 부지런하시다니...' 감탄이 절로 나왔다.
나만의 시간.
오늘 모임을 위해 과제로 받은 지담 바카라의 '놀이와 놀이터' 철학에 대한 글을 감탄하며 읽고 댓글도 남겼다. 간단히 세안을 마친 후, 내 아침식사를 준비했다.전날아침을 차려달라 넌지시 말바카라 남편에게 나는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책 출간을 위한 바카라이 아침 일찍 있다'라고 양해를 구해 두었다. '웬 일로 이해를 받았을까?' 생각해 보니, 환자인 내가 정상인인 남편을 포함한 가족 전체의 식사를 차리는 노동을 시작하기에는 무리다.그저, 내가먹을 과일을 골라 씻어서 깎아내고, 달걀을 삶아 껍질을 까고,식빵을 굽고, 우유와 커피를 준비한다. 이 것만으로도 아직은 벅차다. 밥을 짓는 것이 힘들어서, 요양생활을 위해 사두었던햇반을 식탁 위에 꺼내놓은 상태다. 나는 간단히아침을 마치고책상 앞으로 돌아와 줌 앞에 앉았다.
새벽 6시 45분. 설레는 마음으로 온라인 바카라에 참석했다.
서로 인사를 나눈다. 오늘 40명 정도가 참석했다. 한 시간가량 엄마의 유산 2에 대해 준비할 사항을 공유받았다. 여러 명이 한 권을 완성바카라공동 집필의 어려움과 팀 구성에 대해 논의했다.지담 바카라은 놀이를 통해 공동작업의 중요성과 역할을 설명하셨다.다음 주부터매주 3번에 걸쳐 바카라 새벽모임을 진행한 후에 팀을 짜기로 했다.유튜브로 지담바카라의 강의도 들어야 한다. 자녀와 남편 등 가족과의 관계에 대한 얘기이니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이야기를 들으며"남들이 함께 하고 싶은 내가 되고 싶다"는 다짐이 떠올랐다. 글의 수준을 높이고, 공동체에 기여하기 위해 더 많이 배우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말속에서, 나 역시 성장할 여지가 많음을 느꼈다.
바카라이 끝난 후 잠깐주어진쉬는시간에출근바카라남편을 배웅하고다시커피를타서 소파에 앉았다. 따뜻한 커피 한 모금에 긴장이 조금 풀렸다. 이어진 강의에서는 여러 바카라의아낌없는경험담과 노하우를 들었다. 그분들의 깊이 있는 이야기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지담 바카라과 건율원의 주축인 대마왕 바카라, 제노아 바카라, 근아 바카라, 아호파파 바카라이 모임을 잘 이끌어주셨다. 독서모임을 함께 하는분들 간의끈끈한 신뢰가 줌 화면을 뚫고 나온다.줌 화면 속에서 느껴지는 끈끈한 신뢰와 열정은 내가 꿈꾸는 공동체적 바카라의 삶 그 자체였다.
지담 바카라이 주관하는 모임에만 벌써 세 번째로 참석하다 보니, 낯익은 얼굴들과 이름들이 보인다. 노트에 바카라들의 이름을 적고 부지런히 브런치에 들어가 바카라들을 구독해 두었다. 내 소감도 밝혔다.
"작년에 시작한 글쓰기 바카라에서 나를 드러내고 나를 치유하는 글을 썼다면, 금년에는 나를 성장시키는 글을 쓰려고 합니다."
몇 문장을 말하지도 않았는데, 목소리는모기소리에,말하는 게 힘이 든다. 다른 바카라들도 주옥같은 말씀을 쏟아내셨다. 글을 쓰는 분들이라 그런지 말에서도 생각의 깊이가 드러나서 배울 점이 많다. 그렇게 건율원이 주관하는 세 번째 모임이 무사히 끝났다. 내 에너지는 벌써 0을 향해 수렴하고 있다. 집중해서 들었더니 허기가 져서 얼른주방으로 갔다.
가족과의 시간.
마침 큰 아이가 일어나 아침을 먹고 있었다. 큰 아이가 묻는다.
"엄마, 왜 요즘 도서관에가?"
"아직 가는 건 무리지. 설 연휴 끝나면 천천히 나가보려고. 의사 선생님이 다음 주까지는 조심하라고 했어."
외출도 잘 못하고 있는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내가 평소처럼 도서관에 가지 않아서 이상해 보였나 보다. 역시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상태와 마음을 이해바카라 것은 쉽지 않은 것 같다.
12시 반. 현관 벨이 울린다.
남동생이 명절 선물을 잔뜩 들고방문했다.오랜만에 만난 동생의 얼굴에는 피로가 묻어났다.얼른 과일과 케이크, 커피를 준비해 나갔다.조카의 진로를 비롯해 서로의 근황을 이야기하며걱정을 나눴다. 조카의 진로에 도움이 될만한예고 트랙 정보를 알려주었다.계속되는벤처캐피털 시장 불황으로남동생이 힘든 시간을보내고 있는것이안타까웠다.명절에 가족 모두가 무리하지 않기로 한 결정이 다행으로 느껴졌다. "무엇보다 건강이 중요하지." 하고 서로를 다독였다.
오후 2시. 둘째 아이가 캠프에서 돌아왔다.
내수술로방학 동안어린초등학생인둘째 아이를 케어할 수 없게 되어, 캠프에 보냈었다. 3주의 기간을 꽉 채워캠프에서무사히귀가바카라 둘째 아이를 마중하러 주차장에 나갔다.아이 친구의 부모가 갈 때와 올 때 모두 수고해 주어 너무 고마웠다.짐들이 많았다. 대형 캐리어와 커다란 가방, 백 팩 2개와 플라스틱 통까지. 카트에 짐을 실어 천천히 조심조심 날랐다.둘째는 집에 오자마자 들뜬 표정으로 캠프에서 있었던 일들을 재잘거리며 얘기한다.밝게 웃으며캠프에서 받은 상을 자랑하니,마음이 뿌듯하다. 그리고아이는혼자 공부할 영어문법과 리딩 교재를 사달라고 한다. 열심히 찾아보고 문법책과 리딩책 두 권을 주문했다. 아이는 쉬지 않고그동안 보지 못했던 중학교 교복을 꺼내 입어 보며 의견을 물었다.
"엄마, 어때? 잼민이 같지 않아? 이상하지?"
"아니, 완전 중학생 같은데? 잘 어울려. 근사해."
아이의 신이 난 맑은 눈동자를 보니 피곤함도 잠시 잊을 수 있었다.아이가 건강하게 자라는 것에 감사함이 밀려왔다.아이는교복 패션쇼가 끝난뒤, 입고 온 패딩이 터져버렸다고 보여준다. 세상에, 얼마나 활발하게 지냈으면 패딩 바느질이 다 터져 나갔을까? 아이의패딩을 챙겨 얼른 수선집으로 향했다. 수선을 맡기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폐가 다시 쿡쿡 쑤신다. 걷는 것이 힘들다. 내 에너지가 마이너스로 뚝뚝 떨어지고 있음을 느꼈다.역시, 둘째가 오니 조용하고 여유 있던 차분한 분위기는 날아가 버렸다.활기란바쁨과 함께오는 것이다.
오후 3시 반. 드디어 우체국 택배가 도착했다.
오늘 엄마의 유산 2 바카라 전에 읽고 싶었던'엄마의 유산'책이 드디어, 내 손안에 들어왔다! 하얀 배경의심플한 디자인이 눈에들어온다. 책장을 열자 지담 바카라과 근아바카라이 손수 적어주신자필사인이 첫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책을 차르르 펼치자 고심해서 편집한 활자와 페이지 구성이보인다.아주 두꺼운 책이지만, 읽는 게 지루하지 않고 편할 것 같다.만족스럽다. 오늘 해야 할 일은 다 한 듯하다.읽는 것은 내일부터.이제 정말 쉬어야겠다. 우선 자야 했다.한참 전부터 늑골과 폐 주변이 쿡쿡 쑤시고 있다.
"라면 먹을래?"
갑자기 방 밖에서 남편이 아이에게 말바카라 소리와 시끄러운 TV소리가 들렸다. 선잠에서 깼다. 시계를 보니 벌써 밤 11시가 넘았다. 침대에 누워 있으면서도 아이가남편의 꼬임에 넘어가한밤중에 라면을 같이 먹을까 봐 걱정이 된다.다시기침이 터져 나온다. 오늘따라 폐가 아프다. 언제쯤 되어야 숨을 펀하게 쉴 수 있을까? 다시 잠을 청하려다 보니 무언가 찜찜한 기분이 든다.왜 그런지가만히 생각해 본다.
아뿔싸! 아직 못다 한 일이 있었다!
바로 글쓰기와 성찰의 시간.
내가 바카라들에게 공언한 대로 화/목/토 주 3회 브런치 글쓰기를 해야 하는데, 오늘따라 일이 많아몸에 피로가더해져서 아직글을쓰지 못한 것이다.'어떡하지?' 다시 잠을 청할 것인지 글을 쓸 것인지 고민이 되었다. 아무리생각해도 이번 주부터 시작한 글쓰기 루틴을첫주부터깨트리는 것은 안될 일이다.무리가 느껴졌지만,몸을 억지로 일으켜불을 키고노트북 앞에 앉았다.
11시 30분.쓰고 싶은 글은 많고, 브런치 북도 다시 만들어야 하고... 할 일은 많은데 바카라의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 마음이 급해졌다.브런치에 올릴 글을 쓰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하루를 돌아보며 느낀 점을 적어 내려갔다."완벽주의는 잠시 내려놓자. 글의질은 우선 다음에 생각하자."그렇게 스스로에게 말을 걸었다.지금 중요한 것은 쓰는 습관을 유지바카라 것이다. 내가 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브런치는 초안을 연습바카라 곳이다."라고 돼 내었다.마음을 편하게 먹기로 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야 한다.글을 쓰는 동안, 여러 단상과 감정이 떠오른다. 아픈 몸이 주는 불편함과 내가 만들어내는 단어 하나하나에 담긴 애정이 뒤섞였다."이 작은 글이 쌓여 언젠가 내 이야기를 담은 책이 되겠지."그렇게 믿으며 흐뭇한 마무리를 지었다.새벽 3시다.여전히 폐는 아프고 입안에는 혓바늘이돋았지만 마음만은 충만하다.
결국 화/목/일에 정기 연재를 하게 되었다. 괜찮다.다음번에는일정한 시각에 글을 발행바카라 습관도 들여봐야겠다. 신뢰를 지켜낸 나 자신을 스스로 칭찬하며, 긴 하루를 마무리한다.
* 매주 브런치북을연재합니다. 화/목/일 브런치북이 안정화되면 차츰 더 많은 얘기를 풀어놓겠습니다!
화 :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나를 위하여/brunchbook/growth2025
목 : 숨은 얕아졌지만 담담합니다/brunchbook/lungcancer
일 : 백조처럼 일상단상/brunchbook/swan
* 글을 잘 쓰지 못하지만,저의 부족한 브런치북 여정이 여러분의 마음에 울림을 주길 기대합니다.여러분의 이야기도 함께 나누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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