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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탈 때 7번 우리카지노추천 하나 들고 와.”


1월 1일 자로 주재원 발령을 받아 먼저 인도에 간 남편이 한국을 떠날 준비에 여념이 없는 나에게 말했다. 7번 아이언이 대체 뭐람? 인도로 싣고 갈 짐들이 몇 주째 여기저기 널려 있는 거실에서 나는 한 번도 뜯은 적이 없는 우리카지노추천백 박스를 찾아냈다. 퇴사날까지 이어지는 촬영, 12년 동안 다녔던 직장인지라 하루 걸러 하루씩 열렸던 송별회, 한국을 떠나기 전에 처리해야 할 각종 행정 서류들로 우리카지노추천백이 배달된 줄도 몰랐다. 박스를 뜯고 가방을 열었다. 무슨 채가 이렇게 많을까? 대충 보니 채마다 번호가 쓰여 있었다. 찾았다 7번! 내가 처음 잡은 우리카지노추천채였다.


남편은 나에게 한국을 떠나기 전에 동네 스크린 우리카지노추천장에서 속성 레슨을 받고 오라고 했다. 인도에서 살게 되면 (몇 안 되는) 가장 좋은 점이 마음껏 우리카지노추천를 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마음껏’이라는 단어는 내가 마음이 있을 때 쓸 수 있는 것 아닌가? 원래도 운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나는 우리카지노추천에 대한 ‘마음’이 없었다. 우리카지노추천는 다른 운동에 비해 돈도 시간도 너무 많이 드는 운동이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 살아가면서 절대 칠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인도에 간다고 해서 과연 내가 칠까 싶어 아무 관심이 없었고, 무관심한 나 대신 남편이 부랴부랴 입문자용 우리카지노추천채 세트를 주문했던 것이다. 7번 아이언만 뺀 나머지 우리카지노추천채가 담긴 우리카지노추천백을 그대로 컨테이너 짐에 실었다. 레슨은 당연히 받지 않았다.


그렇게 7번 아이언만 덜렁덜렁 들고 인도로 왔고 비닐조차 뜯지 않은 그 채를 집 한구석에 던져두고 잊었다가 다시 생각해 낸 시점은 생각보다 빨랐다. 인도에 도착한 지 1주일, 나는 결심우리카지노추천.


“당장 우리카지노추천를 배워야겠어!”


인도에 오면서 나는 주부가 되었다. 육아휴직과 병가 외에 일을 하지 않았던 기간은 대학교 졸업 이후로 없었다. 인도에 오니 아이와 남편은 아침 7시 반이면 학교와 회사로 떠나고, 아직 한국짐이 도착하지 않은집엔 가구도 없이 나만 덩그러니 남았다. 아는 사람도 없고 할 것도 없고 돌아다닐 데도 없고. 1분 1초를 쪼개가며 바쁘게 살다가 별안간 시간 부자가 되고 나니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심히 당황스러웠다. 드라마나 책을 보며 마냥 휴식을 취하고 있기엔 16년 동안 너무 바쁘게 일만 하는 삶에 익숙해진 몸이 ‘너는 가만히 있으면 안 돼’라고 말하는 듯했다. ‘생산성’과 ‘가시적인 성과’와 거리가 먼 삶은 불안했다. 그래서 우리카지노추천를 배우기로 한 것이다.


내가 살게 된 동네에는 한국인 사장님이 운영하시는 스크린 우리카지노추천 연습장이 있었다. 인도에 도착한 지 1주일 만에 나는 그곳에 가서 레슨을 등록했다.


“우리카지노추천 처음이세요?”

“네, 한 번도 안쳐봤어요.”

“여기 와서 시작하시는 분들 많아요. 그럼 처음이시니까 어드레스 자세랑 그립 잡는 법부터 알려 드릴게요.”


Vintage 1924 Golfing Watercolor <이미지 출처: PinterestVintage 1924 Golfing Watercolor <이미지 출처: Pinterest

엉거주춤 서서 어리바리 그립을 잡고 그렇게 ‘똑딱이’라는 것을 시작했다. 채를 쥔 채 팔을 그대로 위로 들어 올리고 어깨를 돌려 공을 치라고 했다. 공은 팔로 치는 거 아닌가? 어떻게 어깨를 돌리란 건지. 공을 한 번 치니 바닥에서 공이 솟아 나오고 그 공을 치기를 다시 반복했다. 하나도 재미가 없었다. 옆 타석에서 연습하고 있는 사람들은 내 채와는 다르게 생긴 큰 채를 엄청난 소리를 내며 휘두르고 있었다. 잘 모르는 내가 봐도 어깨가 자유자재로 돌아가고 스크린에 표시되는 거리는 끝없이 늘어났다. 그에 비해 끝없이 솟아 나오는 공을 부동자세로 치고 있는 내 모양새는 좀 처량하고 바보 같았다. 똑딱이를 치는 사람은 거기서 나밖에 없었다. 할 일이 없어 겨우 찾은 일이 재미도 없고 끝없이 반복해야 하는 일이라니, 좀처럼 우리카지노추천가 좋아질 것 같지 않았다.


“머리를 움직이면 안 돼요. 팔은 그냥 지우리카지노추천세요. 공을 치는 게 아니라 어깨를 돌리는 거예요.”


운동은 별로 안 좋아하지만 운동 신경이 없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우리카지노추천를 배우면 배울수록 머리가 내리는 명령대로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걸 지독하게 깨달을 뿐이었다. 강사와 함께 스크린으로 방금 스윙한 내 자세를 볼 때마다 다 때려치우고 집에 가고 싶었다. 머리를 대체 어떻게 해야 고정하는 걸까? 나는 고정했다고 생각했지만 스크린 속의 내 상체와 머리는 채를 따라 줏대 없이 흔들렸다. 똑딱이를 벗어나 백스윙, 다운스윙까지 다 배웠건만 머리가 흔들리니 공이 제대로 안 맞고 비거리는 형편없었다. 아무리 배운 내용을 떠올리며 쳐도 40야드 이상 나가지 않았다. 가만히 있는 공을 왜 이렇게 못 치는 걸까. 그렇다면 내 몸이 문제라는 거다. 그런데 내 몸은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내가 이렇게 형편없는 인간이었나 싶었다.


자기반성과 혐오를 오가는 그 시간들이 어찌어찌 흘러 나는 계획된 레슨 횟수를 모두 채웠다. 그러나 점점 나아진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슬프게도 그건 느낌이 아니라 사실이었다. 비거리는 여전히 그대로였고 드라이버를 연습하다가 다시 아이언이라도 잡으면 헛스윙을 남발우리카지노추천. 옆 타석에서 100야드씩 아이언을 치고 있는 다른 회원을 보는 것은 고통이었다. 똑딱이를 벗어나 어쨌든 풀스윙을 하고 있긴 했지만스크린에 떠오르는 초라한 비거리가 넌 아직 갈길이 멀었다고 외치고 있었다. 뭐가 문제일까. 인도에도 적응하기 힘든데 아무리 연습해도 실력이 늘지 않는 이상한 운동까지 하고 있으니 내 돈 내고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었다. 연습 가는 매일이 스트레스였다.


그렇다면 그만 두면 될 일이었다. 그렇지만 그렇게 쉽게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고심 끝에 나는 다른 강사에게 배워 보기로 했다. 사실 내 몸도 문제였지만 강사마다 가르치는 스타일이 다르니 다른 사람에게 배우면 뭔가 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었다. 새로운 강사님의 가르침은 다행히 나와 잘 맞았다. 40야드에서 좀처럼 늘어나지 않던 비거리가 50야드까지 늘어났다. 머리는 여전히 흔들렸지만 비거리가 늘어났으니 전보다는 분명히 나아지고 있었다. 비로소 자기혐오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었다. 스크린에 찍히는 숫자를 보며 실내에서 채를 휘두르는 게 여전히 내 적성에는 맞지 않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내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았다. 한국에서는 그렇게 시간이 없어 전전긍긍하며 살았는데, 그렇게 살기를 그만 둔지 한 달도 안 되어 시간이 가길 바라며 매일 두 시간씩 우리카지노추천 연습을 하고 있으니 이걸 감사해야 할지 어쩔지. 역시 인간의 마음은 간사하다.


그렇게 재미없게 실내에서 스윙 연습만 죽어라 했다. 비거리가 안 나오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아 필드에 나간다는 생각조차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의 학교 일 때문에 한국 학부형 한 분을 알게 되었다. 나보다 먼저 인도에 오신 분이었고 1년 후면 귀임하실 분이었다. 아직 인도살이 두 달 째라 정신없어하고 있는 나에게 여러 가지 도움 되는 생활 정보도 많이 주시고 학교 돌아가는 사정도 친절하게 알려 주셨다. 요즘 뭐 하고 지내냐는 질문에 우리카지노추천를 배우고 있다고 하니, 그분이 물어보셨다.


“우리카지노추천 한 번 같이 나갈래요?”


나는 손사래를 치며 실력이 너무 비루하고 필드에 한 번도 나가본 적이 우리카지노추천 민폐만 될 거라고 정말 감사하지만 더 연습을 하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분은 나의 대답에 아쉬워하시며 전혀 민폐 되지 않는다고 부담 가질 필요 없으니 나가자고 한 번 더 권하셨다. 열심히 연습해서 스크린으로 깨백하고 비로소 필드에 나가는 한국과 다르다고, 일단 필드에 나가서 치면서 실력을 키우는 거라고 말이다. 나는 낯가리는 성격이기도 하고 필드에 나가면 이리저리 헤맬 게 뻔해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 다시 한번 괜찮다고 말씀드렸다. 그것이 아주 큰 실수였음을 안 것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새로운 곳에 가면 새로운 만남이 있는 법. 학교에서 또는 아파트 단지에서 알게 된 한국 엄마들 중 많은 사람들이 우리카지노추천를 치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카지노추천 치세요?”라는 질문이 이곳에서는 처음 만나는 사이에 일종의 인사말이라는 것도 곧 알게 되었다. 그 자리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내가 얼마 전에 누가 필드에 나가자고 했는데 배운 지 너무 얼마 안 되어 거절했다는 얘기를 하자, 그 자리에 있던 한 분이 나에게 말했다.


“여기서는 누가 우리카지노추천 치러 가자고 하면 무조건 따라나서는 거예요. 빨리 그분한테 다시 연락해서 데려가 달라고 하세요.”


그랬다,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포인트가 있었다. 우리카지노추천는 동반자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그건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이 낯선 땅에서 한 번도 필드에 나가보지 않은 잘 모르는 사람에게 같이 우리카지노추천를 치자고 하는 건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정말로 고마운 일이고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나는 당장 그분께 연락했다.


“언니, 저 우리카지노추천 좀 데려가 주세요.”


그렇게 우리카지노추천 똑딱이를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필드에 나가게 되었다.


<이미지 출처: Pinterest<이미지 출처: 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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