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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한국 출장이 잡혔다. 그러면 출장 가기 약 2주 전부터 광란의 장보기가 시작된다. 그동안 휴대폰의 쇼핑 폴더에 뒤쪽으로 순서를 밀어 놓았던 쿠팡, 컬리 등 한국의 각종 쇼핑 앱들을 하루에도 몇 번씩 들락거린다. 평소에 필요했던 것들을 몽땅 장바구니에 담았다가 캐리어 무게를 생각해서 뺐다가 고민과 숙고를 거듭한다. 소비의 즐거움을 찾을 수 없는 나라에서 살다 보니 평소에 ‘없어도 괜찮아’라고 생각했던 게 한국 출장을 간다고 하면 ‘기회 될 때 사야 해’로 바뀌고 만다. 결국은 트렁크 두 개를 꽉꽉 채우다 못해 기내 캐리어까지 꽉 채워 온다. 그것도 거의 몽땅 식재료로. ‘한국에서 이런 것까지 사 왔다’ 하는 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 트렁크를 공개한다.


말랑 쫄깃 가래떡

가래떡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다. <이미지 출처: Pinterest가래떡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다. <이미지 출처: Pinterest

외국 생활에서 아쉬운 식재료와 음식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떡국, 떡볶이 등 여러 가지 한식을 해 먹을 수 있는 가래떡은 외국에 살면 살수록 아쉽다. 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 한인 슈퍼마켓에도 물론 가래떡은 있지만, 쌀이 달라서 그런지 쫄깃쫄깃한 맛이 전혀 없다. 게다가 요리하고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푹 퍼져서, 떡볶이 같은 것은 밀가루 덩어리처럼 된다. 떡국도 마찬가지다. 먹다 보면 떡이 녹아 국물 속으로 사라질 지경이다.


이번에 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를 방문하신 시어머니께서 뭐 가져가야 할 것이 없냐고 물어보셨을 때 나는 제일 먼저 떡을 외쳤다. 어머니는 좋은 쌀로 뽑은 가래떡과 떡볶이떡을 잔뜩 가져오셨다. 얼른 빨리 떡볶이를 해 먹어야 했다. 역시 어머니가 가져오신 한우 불고기를 넣어 궁중 떡볶이를 만들었다. 불고기 사이에서 퍼지는 것 하나 없이 오롯이 형체를 유지하고 있는 그 떡을 한입 베어 무는 순간 말랑하고 쫄깃한 식감을 입안 가득 느낄 수 있었다. 쫄깃쫄깃한 떡을 먹어 보는 게 얼마만이었는지, 그 자리에서 떡을 10개쯤 먹었던 것 같다.


김치의 생명 고춧가루

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 사람에게 “김치 좋아하세요?”라고 물어보면 “네, 정말 좋아해요.”라고 대답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 사람에게 김치란 ‘좋아하는 음식’의 개념보다는 요리할 때 소금을 넣듯 밥상에 꼭 있어야 하는 그런 존재가 아닐까 한다. 집에서 밥을 먹을 때는 굳이 김치를 놓고 먹지 않은 날도 있었고, 밖에서 밥을 먹을 때는 늘 반찬으로 김치가 나왔지만 손대지 않은 적도 많았다. 그래서 나는 내가 김치를 안 좋아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모든 한식을 내 손으로 차려 먹어야 하는 외국에 사니 신기하게도 김치 없이 밥 먹는 게 정말힘들다.


그래서 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 와서 난생처음 김장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럴 때 당연히 필요한 건 고춧가루. 김장 한 번 해본 적 없었지만 한국에서 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로 짐을 실을 때 고춧가루를 넉넉히 사서 실었다. 그런데 김장을 할수록, 또 실력이 좋아질수록 맛있는 고춧가루를 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는 것이다. 조금만 더 매콤했으면 좋겠고 색깔이 좀 더 예쁘게 빨갰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번에 시어머니께서 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에 오실 때 매콤한 햇고춧가루를 가지고 오셨다. 그걸로 담근 김치는 기존에 먹던 것보다 적당히 더 매웠고, 맛도 신선했다. 고춧가루는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햇고춧가루를 가져오는 게 한 번에 많은 양을 가져오는 것보다 좋은 것 같다.


밥반찬 겸 스낵, 김

김도 꼭 사 오는 품목 중 하나다. 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에서 김은 너무 비싸다. 그리고 한국에 수십 가지의 브랜드가 있다면 당연하게도 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에는 한두 개의 브랜드밖에 없다. 전장 김, 도시락 김, 굽지 않은 김, 파래김까지 우리 가족이 좋아하는 다양한 종류를 사 온다.


김을 살 때 주의할 점은 욕심내서 사면 안 된다. 다음번 출장이 예정되어 있다면 그때까지 먹을 양만큼만 사면 된다. 그렇지 않으면 기름 발라 구운 김 같은 경우는 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의 뜨거운 날씨에 쩐내 가득 풍기며 못 먹을 음식이 되고 만다.


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에서 구할 수 없는 유기농 우유

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의 비닐봉지 우유. 집에서 먹으려면 어딘가에 옮겨 담아야 하는데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이미지 출처: Blinkit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의 비닐봉지 우유. 집에서 먹으려면 어딘가에 옮겨 담아야 하는데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이미지 출처: Blinkit

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에서 파는 우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비닐봉지에 담은 생우유고 하나는 팩에 담은 멸균 우유다. 브랜드는 여러 가지가 있어도 대략 이 두 가지 형태로 판다. 생우유는 유통기한이 짧고 다른 용기에 옮겨 담아 보관해야 해서 그런지 아무리 냉장고에 넣어 놔도 금세 잘 상한다. 멸균 우유는 고소한 맛이 없다. 또한 유기농, 무항생제 구분도 당연히 없다. 아이 있는 집에 우유는 늘 필수인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 와서 우유를 거의 안 사게 됐다.


그래서 이번 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 때는 아이가 먹기 좋은 사이즈의 유기농 팩우유를 사 왔다. 아이가 정말 맛있다고 감탄한다. 그것도 멸균우유라 맛은 생우유보다 덜할 것 같은데 역시 유기농이라 더 맛있는 걸까? 가끔은 아이 먹일 우유조차 맛있고 건강한 것을 찾을 수 없어서 서글프다.


겨울에 제격인 가루 쌍화차

내가 제일 좋아하는 쌍화차 브랜드. 쌍화차는 겨울 되면 특히 더 생각난다. <이미지 출처: 쓱 닷컴내가 제일 좋아하는 쌍화차 브랜드. 쌍화차는 겨울 되면 특히 더 생각난다. <이미지 출처: 쓱 닷컴

나는 커피를 늘 달고 사는 사람이지만 차 종류도 즐긴다. 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는 모두가 알다시피 차로 유명해서 한동안 다르질링, 아쌈, 마살라 차이 등 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 차 마시는 재미에 빠졌었다. 그런데 햇빛이 미세먼지에 가려 희미해지고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겨울이 되면 생강차 같은 한국 전통차가 그렇게 생각이 난다.


그래서 가루 타입으로 된 쌍화차는 한국에서 사 오기 좋은 품목이다. 한통 사놓으면 스산하고 마음이 힘든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의 겨울을 버틸 수 있다.


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 생각이 날 땐 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 간식

때로는 한국 과자 한 봉지에 마음이 괜찮아지는 날이 있다. 한인 슈퍼마켓에 맨날 있는 똑같은 과자 말고 먹태깡이나 블랙 새우깡 같은 새로 나온 인기 과자, 밤이 콕콕 박힌 양갱, 아이가 좋아하는 미니 고래밥 등 이곳에서 구할 수 없는 과자를 보물처럼 숨겨 놓고 있다가 어느 날 선물처럼 꺼내 먹는다. 그러면 한겨울의 보라색 공기 청정기, 하루만 청소하지 않아도 새똥 천지인 발코니, 어딜 가나 새치기하는 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 사람들, 델리 시내 한 번 나갔다 오면 어김없이 괴롭히는 교통 체증, 쓰레기 가득한 길거리 위에서 피곤해진 정신에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는다. 과자 한 봉지, 간식 하나가 이렇게 위대한 존재였던가? 한국에서는 이렇게 큰 힘을 발휘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곳 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에서 한국 간식은 보험 같고 비상금 같다. 마음이 힘든 날 꺼내면 이곳에서 버틸 힘이 생긴다.

남편 회사 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분이 선물로 가져오신 추억의 과자. 그 마음 씀씀이가 감사하다.남편 회사 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분이 선물로 가져오신 추억의 과자. 그 마음 씀씀이가 감사하다.




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 집밥 이야기를 연재하며 그동안 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에서 요리했던 한국 음식과 그때의 나의 감정들을 떠올려 보았다. 고기를 구하지 못해 막막했던 순간, 반찬 아이디어가 없어서 배달 음식으로 한 끼라도 때웠으면 했던 순간, 그렇지만 마땅히 배달시켜 먹을 음식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또 요리를 해야 했던 순간, 열심히 한 요리를 가족들이 맛있게 먹었던 순간… 이제는 내가 먹고 싶은 어떤 음식이라도 재료만 있으면 대충 흉내 내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 가정 주부가 된 지 3년 차이니 회사로 치자면 신입사원 딱지는 완전히 뗀 셈이다.


회사는 연차가 차면 연봉이라도 오르지만 요리 실력은 늘어봤자 뭐 하나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그런데 할 줄 아는 요리가 많아질수록, 실력이 늘어서 같은 음식이라도 더 맛있게 할수록 집이 좋아지고 편해졌다. 밖에서는 별로 먹고 싶은 음식이 없지만 한국에서 살 때보다 더 집밥다운 집밥을 만들어 먹으니 가족들이 즐거워하고 함께 집에 있는 시간도 늘어났다. 그러다 보니 꿈에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라는 낯선 나라에 조금씩 적응할 수 있었다.


어쩌면 한국이든 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든 어디에 살든 집밥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가족이 함께 모여 밥을 먹으며 그날 있었던 일을 나누고, 매일이 똑같은 것 같지만 오늘만의 특별했던 일을 이야기하는 하루하루가 쌓여 우리 가족은 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에서 더 단단해졌고 가까워졌다. 집밥을 요리한다는 건 그 시간이 계속될 수 있도록 애쓰고 노력하는 일이다.


이제 출장길에 공수해 오는 식재료까지 있으니 해 먹지 못할 음식이 없다. 퇴직과 맞바꾼 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살이지만 가족을 위해 요리하고 집안을 가꾸는 이 시간은 누구나에게 주어지지 않는 소중한 시간이라는 것을 이제 안다. 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에서의 남은 나날을 더 충만하게 감사하게 누려야겠다. 오늘은 또 무슨 반찬을 해 먹을까 즐겁게 고민하면서.


*** '채식의 나라에서 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 집밥 만들기' 연재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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