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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들은 다 어디에(2)피란지 외가의 추억 백석의 시 「여우난곬족」을 읽으며 묵은 사진첩을 보듯 64년 전 외가에서의 피란 시절을 떠올린다. 내 나이 열 살 때 초등학교 3학년으로 올라가고 얼마 안 되어 6.25동란이 발발하였다. 할머니와 아버지는 사태를 봐가며 움직이기로 하고 나는 여섯 살 아래의 아우와 함께 어머니를 따라 산골 외갓집으로 피란하여 머무르게 되었다. 외가에서의댓글 0 Mar 15. 2025 by 김헌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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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삼월초 어느 날 아직 낯선 교실을 나서며 교정(校庭)에 핀 꽃들 이름을 하나씩 가르쳐주던 너는 꽃은 이름을 몰라도 예쁘다 했었지. 하지만 그 꽃 꽃말은 절대 잊지 마라 했었지. 그날 집으로 가는 길에 헤어지면서 나는 네가 같은 반이 되어 너무 좋다고 차마 말 못 했었어. 마치 수줍어 고개 숙인 그날 그 노오란 꽃송이처럼. 실은 친구 하자는 말 없이도 친구가댓글 2 Mar 15. 2025 by The Happy L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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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선 그곳에서란도셀의 학생들의 모습을 담다 어쩌다 가게 됐던 오랜만의 그곳, 돌아오는 날의 아쉬움은 차창 밖 아침풍경에 담아 버렸다. 출근하는 사람들,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그리고 유독 내 눈에 담긴 건 등교하는 어린 학생들과 그 들 등의 란도셀이었다. 1998년 센다이에서 장남은 소학교엘 입학했었다. 당시 유학생이던 우리 가족은 시영아파트 추첨을 두 번이나 떨어진 뒤, 들어간 아파트댓글 0 Mar 15. 2025 by e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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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가의 추억공항에서 만난 복주머니 속 추억 치토세공항은 실은 국내선이 더 멋지고 흥미롭고 먹거리도 풍부하다. 2019년 늦가을, 나 홀로 단기 선교지였던 당시 막내외삼촌내외가 선교하시던 오아시스교회를 뒤로하고 치토세 공항 국내선에서 몇 시간을 삼촌내외와 시간을 보냤었다. 그때는 몰랐다. 나와 만화 동기인 막내외삼촌과의 마지막 만남이 될 줄을... 오랜만에 옆지기의 횐갑여정이 원하던 곳은 아니었지만댓글 0 Mar 15. 2025 by e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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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너머의 신호”10대의 추억 첫번째이야기 “창문 너머의 신호” 고등학교 미술 수업 시간, 교실 창가에 기대어 멍하니 바깥을 보고 있었다. 바람이 살랑이고, 햇빛이 창문을 타고 들어와 나른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쉬는 시간이 되자마자 나는 창문을 열고 운동장 쪽을 내려다봤다. 거기엔 항상 그 시간에 있어야 할 친구가 있었다. 손짓으로 신호를 보냈다. “야, 이거 있냐?” 친구는 멀뚱히 나를 보며댓글 0 Mar 14. 2025 by 으랏차차 내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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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못하는 오리사랑하지 말 걸 그랬어 가슴 한 구석이 아릿하게 저려오던 날, 나는 오리모양 눈 집게를 움켜쥐었다. 집게는 응어리진 마음 덩어리를 움푹하니 퍼올린다. 끌어안듯이 위로하듯이 후회로 남은 추억이 손 위로 포개져오니, 덩어리는 어느새 응집하여 오리가 된다. 꽥꽥 울지도 못하는 오리가 된다. 아픈 사랑은, 울지 못하는 오리가 된다.댓글 0 Mar 14. 2025 by 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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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명물 궁전제과 추억의 나비파이빵 하나의 추억 집에 택배가 왔는데 궁전제과라고 쓰여있어 기대 반 설렘 반으로 열었더니 나비파이가 잔뜩 담겨있었다. 언니가 나비파이가 갑자기 먹고 싶어 주문했다고 한다. 50년 주년 기념으로 전국으로 배송이 되는 것 같았다. 어릴 때 먹고 서울경기에 살면서 광주 갈 때나 몇 번 찾아서 먹었는데 이렇게 배송서비스가 되니 너무 반가웠다. 전국의 빵집 빵을 먹었지만 추억은댓글 4 Mar 14. 2025 by 빛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