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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현실 어렸을 적 유독 아빠의 젊었을 때 이야기를 많이 들었었다. 불량배들에게 괴롭힘당하는 시민을 구해준 이야기, 군대 때 심하게 갈구던 선임을 사회에서 만나 복수해 준 이야기 등 주로 아빠는 과거에서 영웅이었고 청춘 드라마의 주인공이었다. 살다 보니 아빠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특히 나이 드신 어른들에게서 이런 모습을 종종 본 적이 있는 듯하다. 그들의 현재의댓글 0 Feb 23. 2025 by 또랑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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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시집 ‘한 발짝을 옮기는 동안’ 이건 195g이에요 이건 210g 육교를 건너는데 말버즘나무 방울 흔들린다. 나 여기 있어. 잎 다 떨군 나무. 잘린 나무. 우체국에 다녀온다. 어떤 건 195g. 어떤 건 210g. 정말 이상하네요. 나는 똑같은 거라고 말한다. 남자 직원은 아니라고 말한다. 나는 봉투 스카치 테이프를 뜯어 보여준다. 이 차이는 어디서 온 것일까. 15g은 어디댓글 0 Feb 16. 2025 by 시인 이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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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그런 세상땅 없는 세상에서 비만 내리는 구름 같아 역 없는 세상에서 속도 내는 기차 같아 포수 없는 세상에서 공만 던지는 투수 같아 여기는 마치 ‘끝은 어디야’ 물을 행인 없는 세상이야 모두가 끝 모를 길만 걷는 행인이야 그들만이 살아가는 세상이야댓글 0 Feb 12. 2025 by 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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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금, 여기here I am, 김현영 연약해 보이지만 땅을 딛고 굳게 버티고 선 두 다리, 날 수 있지만 몸에 꼭 붙인 날개, 또렷한 눈은 먼 앞을 응시한다. 노란 부리로 써 내려간 듯한 글귀는 음성으로 전환된다. "오늘을 사는 건 지금 여기 존재하는 것. 누가 뭐라 해도 상관없어. 친구도 있으니 외롭지 않아. 우린 언제나 함께야!" 화랑미술제 2023은 처음 가본 아트페어였다. 수많은 그림댓글 0 Feb 09. 2025 by 바다기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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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까치꽃에게찬바람이 스치던 자리에 조용히 내려앉은 너, 보랏빛 속삭임으로 봄이 온다고 말하는구나. 누구도 부르지 않은 길가에서 자리를 잡고 피어나지만 한 번도 주저한 적 없었지. 흙을 끌어안고, 바람에 몸을 맡기며. 세상은 크고 넓어 눈부신 꽃들이 가득하지만, 너는 다투지 않고 그저 네 몫의 햇살을 받아들이는구나. 작은 꽃이 전하는 기쁜 소식, 너는 겨울을 지나댓글 1 Feb 03. 2025 by 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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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합니다남도기행 1, 2편은 알고 보니 예전에 여기에 이미 올렸던 글이었습니다. 오랫동안 글을 올리지 않다가 오늘 문득 글을 올려볼까 해서 예전에 올렸던 걸 확인도 안 하고 다시 올렸네요. 송구합니다.댓글 0 Jan 21. 2025 by 함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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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라도 가야 하니까숨도 나고 들 곳이 있는데 내 마음 하나 갈 곳이 없어 여기에라도 풀어놓아 볼까 해서. 아주 오래전 언제부턴가 삶에서 색깔을 하나씩 하나씩 지워오기라도 한 듯 칙칙해진 풍경 요란했던 감정들도 하나둘씩 지워져 이제는 어떤 것도 잘 느껴지지 않아. 내가 나를 이렇게 가둔 건 살기 위해서였을까 아니면 내게서 삶을 거두기 위해서였을까 나를 가둔 건 내가 아니다. 나다. 끝이 없다댓글 0 Jan 16. 2025 by 그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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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멀리 보지 마라지금 여기 가까운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자 맛있는 것을 아꼈다 나중에 먹겠다고 생각하지 마라. 어차피 먹다 남은 것을 냉장 보관하면 싱싱함도 사라지고 맛도 변한다. 비싸고 좋은 것을 나중에 사용하려고 애지중지 아끼지 마라. 유행 지나고 취향이 바뀌면 몇 번 써보지도 못하고 버리게 된다. 특별한 날 기다리다 허송세월 보내지 마라. 그런 날은 일 년에 몇 번 없다. 맘먹기에 따라 하루하루가 나에게댓글 0 Jan 13. 2025 by 엠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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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있어요,라는 자연들《내 식탁 위의 개》를 읽다가 문득 떠올린 생각 《내 식탁 위의 개》라는 소설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새벽을 채우는 개똥지빠귀 울음소리가 말하는 나예요, 오월의 백단풍나무 가지가 나뭇잎 아래에 매달린 무수히 많은 작은 금빛 꽃송이들을 보이지 않게 부 풀리며 말하는 나예요, 혹은 땅 위에서 튀어 올라 허공으로 날아오른 노루의 몸이 말하는 나예요 그제 나는 황조롱이 혹은 참매 등으로 추정되는 커다란댓글 2 Jan 13. 2025 by 봄책장봄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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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고싶다#662 쉬고 싶다 이미 쉬고 있지만 정말 쉬고 싶다 여기까지 했으면 그래도 괜찮은거 아닐까 괜히 듣지도 못할 너에게 물어본다 나도 필요한 것이 있었네댓글 0 Jan 11. 2025 by 조현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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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명훗날 내가 여기에 없다면 나는 내가 그랬다는 사실조차 몰랐으면 했다고 마지막 따위는 기억도 인정도 뭣도 할 수 없는 분해가 되었으면 이라고 세상에 없음을 한참 떠올리던 열네 살, 자연사라 호상이었다던 할머니처럼 모두가 나를 둘러싸고 있는 일조차 몰랐으면 한다고 땅에 묻히든 재가 되든 자각이 없으면 통각도 없겠지 모든 것이 꼭 나도 모르게 일어나길 바댓글 0 Jan 03. 2025 by vake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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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마지막 밤2024년 조용한 밤 2024년의 조용한 밤 2024년이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한 해를 돌아보면,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고생한 시간이었습니다. 힘든 순간도 많았고, 기쁜 순간도 있었지만, 결국 우리는 함께 이겨내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제 새로운 해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2025년을 맞이하며 저는 우리가 조금 더 힘을 내어 서로를 돕고 보살펴볼댓글 0 Dec 31. 2024 by 하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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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여기. 오롯이 실존을 느끼는 시간얼마 전에 핸드폰 a/s센터를 갔다. 직원은 나의 간단한 인적 사항과 고장 증상을 적은 서류를 보고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ㅇ자, '진'자[진짜] 고객님 맞으십니까?" (내 이름은 외자로 '진'이다.) 이름을 확인하는 평범한 질문이 조금 특이한 내 이름 때문에 진짜, 가짜를 확인하는 것처럼 들렸다. 아니면 나의 실존에 대해 질문하댓글 0 Dec 23. 2024 by Book Challenge CA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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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철 화백의 '지금, 여기의 길'을 청람 평하다김왕식 ■ 지금, 여기의 길 장상철 화백눈이 내려 녹아서물이 되고,그 물 위에 비친 그림자의투명한 잔영처럼의식의 언어 안에머무는 일상은그리 길지 않다....별은 저곳에 있는 듯하나빛은 여기에댓글 0 Dec 17. 2024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