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여주인공인 모리 란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못 버티면 내가 온라인바카라을 못 읽는다는 현타에 마음이 조마조마 해진다. 물론 현실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만화로 생각하고 지금까지 온 것만으로도 알 수 있다. 검은 조직의 NO.2를 찾을 때까지 100권이나 걸렸는데 NO.1을 찾으려면 200권은 더 걸리지 않겠냐는 두려움이다. 아니다. 좀 더 적게 걸린다고 가장하여 100권만 더 기다려 달라는 바람은 이때부터 생긴 것 같다. 지금까지도 이렇게 오래 걸렸는데 마음 약한 란이 과연 기다릴 수 있을까. 설마 이대로 원피스나 포켓 몬스터처럼 세계관이 확장되어 결말을 못 짓는 상황이 될 수도 있을지 모른다.
실제로 온라인바카라 애니메이션 극장판 중 <10년 후의 이방인이라는 영화에서 란은 28살이 되고 온라인바카라은 18살이 되어버린 끔찍한 스토리도 나왔었다. 하지만 그럴 일은 없다고 보는 게 온라인바카라은 나이를 안 먹어서 굳이 걱정할 필요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악당 조직을 무찌르기까지는 100권만 더 걸린다고 생각해버리고 싶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만약 100권만 더 걸린다고 가장한다면 온라인바카라은 정체를 들킬 위험이 얼마나 더 많이 올 것인가 도 생각해야 할 부분이다. 지금까지 100권 중에서는 총 네 번의 들킨 뻔한 위험이 있었다. 그런데 솔직히 이미 들킨 것 같기도… 안 들켰다고 생각하고 싶다. 하지만 또 다르게 생각해보면 ‘온라인바카라이 알고 봤더니 신이치였어요~’라고 정체가 들통난다면 검은 조직에게 죽기 전에 란한테 혼나거나 가라테로 맞아 사망할 수도 있어서 말을 안 하는 것 같긴 하다. 그 이유는 너무 많아서 말하기도 버거울 정도다. 아무튼 100권이 더 이어진다면 적어도 열 번 정도는 더 들킬 위험이 있을 것이라는 대강을 추측을 해본다. 하여간 란은 최근 호가 될수록 유니콘 머리 스타일을 한 채 계속 속고 살고 있으니 보고 있는 내가 더 답답하다. 온라인바카라도 옆에서 위로랍시고 또 속이고 있으니 그런 면은 한숨이 절로 나온다. 온라인바카라은 꼬마 주제에 거짓말도 점점 능숙해지고 있다. 탐정을 한답시고 사기꾼 수준으로 거짓말을 한다. 하지만 나 혼자 이렇게 안타까워한다고 만화 내용이 급 전개 될 것도 아니고, 갑자기 아침 드라마처럼 김치 싸대기를 날릴 것도 아니니 다 소용없는 기대일 뿐이다. 그냥 있는 그대로 재미있게 보면 거기까지가 내가 할 일이다. 내가 혼자 난리를 치며 상상력이 꼬리에 꼬리를 무니 이상해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100권까지 정주행해 본 사람이라면 내가 하는 말을 이해하고도 남을 것이다.
26권에 속터지면서도 절절한 사연이 나온다. 이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란 언니를 진심으로 응원하게 된다.
어쩌면 나의 희망은 온라인바카라이 흐지부지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진심이 담겨 있다. 그저 여주의 기다림이 가능할지 말지 안타까워하는 건 란이 기다릴 수만 있다면 온라인바카라의 이야기도 계속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란에게 응원을 보내는 거다. 100권이 아닌 200권, 300권이 앞으로 계속 나오면 좋겠지만, 100권이라도 더 나온다면 여한이 없다. 그래도 란이 더 끙끙대며 신이치를 기다릴 것을 생각하니 딱 100권만 더 나와줘도 괜찮을 것 같다. 다음 권이 나오면 또 다음 권은 언제 나오지 하고 기다리고, 또 다음 권이 나오면 다음 권은 또 언제 나오지 라는 말을 되풀이한다. 작가도 사람인데 독자 입장에서만 너무 다그친 것 아닌가 생각이 들어서 괜히 미안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한 권을 읽고 나면 다음 권은 도대체 언제 나오지 라고 하는 말은 늘 똑같다. 근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기다린다고 책이 계속 나오는 일이 벌어지는 게 아니었다. 아니었다. 여주인 란이 마음 굳게 먹고 버텨야 온라인바카라 만화책은 계속 나올 수 있다. (물론 현실적으로 본 것이 아닌 만화에서의 시점으로 본 생각이다.) 비로소 내가 아닌 란이 잘 기다려줘야 하는 일인 것을 자각했을 때는 간절한 마음으로 소원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