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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글: 고흐 & 조선풍속화
예전에는 인생을 살며 굳이 빨리 늙고 싶지 않았죠.
자고 일어나니 13살이나 먹어 있다면 그야말로 상상하기도 싫었습니다.
물론 아주 어렸을 적이라면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제 경우엔 그러지 않았는데, 다른 이라면 충분히 가능할 일입니다.
빨리 늙고 싶은 건 어쩐지 무기력한 것이지만, 때로는 그 나이대에 대한 동경 때문이겠죠.
그 나이대가 되고 싶은 분명한 이유가 있다면 말이죠.
특히 21살이 빨리 되고 싶은 8살이라면 그즈음의 예쁜 과외 선생님을 보고 반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대학생이라고 하는 선생님에 대한 동경이 그에게 나이를 먹고자 하는 상상을 가능하게 하지는 않았을까요.
밤늦게 들어오는 삼촌을 보고 그런 생각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삼촌은 자기보다 많이 자고 학교도 늦게 가는데 엄마한테 혼나지 않아서 그런 삼촌이 마냥 부러울 수도 있죠.
21살을 얘기했으니 그 나이에 대해 조금 더 말해보겠습니다. 그래요, 조금만 더 해야 할 듯합니다.
지금 생각해도 돌아가고 싶다면 가고 싶은 나이로 21살을 꼽으니까요.
다만 지금까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제가 얻었던 모든 요소를 들고 회귀해야 하겠죠. 그냥 가서 다 잊어버린 채로 그때로 돌아가 다시 시작한다면 여전히 똑같을 것일 테니까요.
그때가 되어보면 또 그런 나를 맞닥뜨리고는 똑같은 고민을 부질없이 할 수도 있습니다.
그게 부질없다는 걸 저 스스로 알 수 없다는 게 함정이지만요. 그렇다고 알고 가면 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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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크게 다르진 않을 것입니다.
그걸 알면 너무 실망스러울 것입니다. 도저히 이를 감당할 수 없다면 사회 탓을 해도 좋습니다.
개인이 잘못 되어서가 아니라 이 세상이 문제라서 그렇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또 그게 크게 틀리지 않을 때도 많습니다.
한편, 반대로 너무 먼 미래로 가버려서, 지금의 자신보다 한 10년 이상 늙은 나이가 되어버렸다고
느낀다면 어떨까요? 20살 이상이라면? 30살 이상이라면?
물론 빨리 늙는 쪽을 원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제 경우에도 이제는 늙어가는 것에 대해 담담하기도 하고, 조금 일찍 늙어도 괜찮겠다 싶습니다.
그런데 자기가 원하지 않았음에도
너무도 많은 나이를 먹어버렸다면 어떨까요?
고생을 더하다 보면 그냥 그렇게 늙어도
되겠다 싶을 겁니다.
놀게 너무 많다면,
조금 아쉬울 수도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