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마지막 날이다. 연말이 되면 김동률의 노래를 자주 듣는다. 첼로가 연상되는 따뜻한 목소리다. 추운 계절이라 온기를 품고 있는 것들을 본능적으로 찾게 된다. 제일 좋아하는 곡은 <답장이다. 현대문학을 공부할 때 자주 접했던 회한의 정서를 차분하고 부드럽게 표현했다. 한강을 배경으로 불꽃놀이가 나오는 뮤직비디오도 좋았다. 톤다운된 차분한 색감과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을 마저 읽고 청소기를 돌려야겠다. 창문을 열었다. 투명한 겨울하늘이 유난히 맑은 날이다.
앉아서 바깥 풍경을 구경한다. 공원을 산책하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작은 창 밖으로 늘 같은 올림푸스 슬롯사이트 이어진다. 작년에도 창문을 열 때마다 같은 장면을 봤다. 내년에도 똑같을 것이다. 일상은 변하지 않는다. 관찰자인 내가 사라져도 그대로 반복될 것이다. 별 의미 없는 단순한 사실이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서 위로를 얻었다. 삶은 액시던트 아니면 서프라이즈다. 어느 쪽이든 결국 다 이벤트다. 일어날 일은 어차피 일어난다. 미루고 피해도 소용없다. 지나가려면 받아들이면 된다.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올림푸스 슬롯사이트 반복되는 것처럼 결국 다 흘러간다.
좋은 일도 있었고 슬픈 일도 있었다. 매년 그랬다. 행복은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의미를 부여할 때 얻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올해도 행복했다. 동시에 행복한 만큼 괴로웠고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로 인해 자주 힘들었다. 당연한 결과다. 내 뜻대로 되지 올림푸스 슬롯사이트 것이 정상이다. 삶은 늘 계획을 벗어나서 딴 길로 샌다. 사람의 말을 듣지 올림푸스 슬롯사이트 고양이처럼 제멋대로다. 그냥 그러려니 하는 마음을 갖기로 했다. 일희일비하고 아쉬워하면서 고통받지 않을 생각이다. 나를 괴롭히는 것은 늘 나 자신이었다. 이제 그만할 때가 됐다.
매일 하던 일을 계속한다. 돈이 되지 올림푸스 슬롯사이트 글을 쓰고 팔리지 올림푸스 슬롯사이트 그림을 그린다. 될 때까지 하자는 생각을 버리고 끝까지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게 됐다. 내려놓고 보니 지금까지 너무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있었다. 부담감을 덜어냈다.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책상을 치우고 옥상에 빨래를 널었다. 계단을 청소하고 내다 버릴 재활용품과 쓰레기를 정리했다. 빗자루를 꺼내서 대문 앞을 쓸었다. 어린 시절 동네 어른들은 복이 들어오라는 의미로 새해아침에 꼭 빗질을 했다. 반대로 나는 떠나는 길 잘 가라고 문 앞을 깨끗하게 쓸었다. 한 해를 정리하는 나만의 작별인사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