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히 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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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이를 최대한 벌리고 달려도 제자리인 게 이상하지 않다.
나아가는 건 보폭과 상관없는 일이다.
간신히 수신자에게 다다른 메시지들은 목소리의 크기와 무관하다.
그렇게 수상했던 발전의 원리는 단순하다.
옆으로 경쟁하지 않고 이전을 전복시키면 된다.
비교의 허술한 시도는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게 한다.
속살을 단단하게 구성하지 않고 포장만으로 현혹하는 건 두 번이 불가능하다.
막막해서 막연한 이야기
/@voice4u/300
이야기를 듣고 싶었으나 이미지만 무성하다.
이미지는 제자리를 맴돌게 하고 이야기만 추동 가능하다.
자잘한 기교보다는 고요에 가까운 혼잣말이 성실해 보인다.
새벽의 커튼 사이로 비치는 달빚처럼 말이다.
틀리냐 틀리지 않느냐보다 중요한 건 들리냐 들리지 않느냐의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