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최근에 산 물건은 책이다.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편인 나에게, 책은 유일하게 가성비를 따지지 않으면서 최대의 만족을 누릴 수 있는 품목이다.
그것을 사기위해 던지는 질문은 단 한 가지다.
'지금 읽고 싶은 내용인가?'
이 책에는 '스트리밍 슬롯사이트'이라는 작가의 조어가 등장한다. 이에 관하여 저자는 말한다.
"슬롯사이트에서도 소유가 아니라 경험에 방점을 둘 줄 알게 되면 만족도가 더 높아진다. 물건을 고를 때의 기준이 좀 더 명확해지고 그 물건에 맞는 기대 수준을 꽉 채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휴가철을 앞두고 모자를 살 때 '딱 올해 휴가에서만 쓰고 정리한다'는 생각으로 슬롯사이트을 한다고 하자. 그럴땐 해변에서 충분히 해를 가려주는 커다란 챙에 한창 유행하는 장식이 붙어있는 것을 사면 된다. 그러면 해변에서 마음껏 인생 사진을 찍으며 그 모자가 주는 경험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해변에서 쓰고 나서도 쭉 가지고 있을 모자를 사야겠다고 결심하면 생각해야 할 것들이 더 많아진다."
'지금' 읽고 싶어 샀던 책의 내용이 마음에 남아 시간이 지나서도 다시 찾게 되었던 경험이 떠오른다. 책이 아닌 다른 물건에 대해서도 경험에 방점을 둔 슬롯사이트을 할 수 있다면, 좀 더 만족도 높은 쇼퍼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 책은 슬롯사이트에 대해 누구나 경험해 봤을 만한 이야기와 고민을 담고 있다. 저자의 신선한 통찰력이 담긴 글을 읽다보면 슬롯사이트 습관과 더불어 인생 전체가 좋은 방향으로 변화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