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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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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어느 두 글벗에게




1.

간만에 마음에 쏙 드는
브런치 슬롯사이트 소닉 메이저를 하나 발견하였는데
오랜만에 그의 페이지를 방문해 보니
모든 글이 사라져 있었다.

거의 매일 슬롯사이트 소닉 메이저 올릴 정도로
몹시 부지런한 데다가,
슬롯사이트 소닉 메이저 써내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었기에
마치 내 글이 소실된 것처럼 마음이 아팠다.

어떤 관념을 손에 잡힐 듯 그려내는 능력이

유달리 출중했다.
아무리 막연한 시상(詩想)도 그의 손에 닿으면
낯설 정도로 적나라한 현실의 옷을 입고
내 눈앞에 놓여 있곤 했던 것이다.

다만 그가 붙잡고자 했던 관념이
원체 추상적이었던 고로
그의 작품에는 언제나 안개 비슷한 것이
옅게 깔려 있었다.

그게 좋았다.
적나라한 구체성과 텅 빈 추상성,
이 둘이 이뤄내는 아름다운 대조와
거기서 피어나는특유한 냄새가 좋았다.

며칠 전 그가 올렸던 어느 글 때문에
마음이 더 쓰이는 것 같다.
이 짧은 독백에도 지울 수 없는
그의 냄새가 짙게 배어 있다.


'팔리는 슬롯사이트 소닉 메이저 쓰고 싶습니다.'

'아니요, 우리는 먼저 슬롯사이트 소닉 메이저가 되어야 합니다.'

'슬롯사이트 소닉 메이저 쓰기 시작했다면우리는 이미 슬롯사이트 소닉 메이저입니다.
나는 다만 팔리는 슬롯사이트 소닉 메이저 쓰겠습니다.'

'슬롯사이트 소닉 메이저가 되었다면 이제 된 것 아닙니까?'

'아니요, 저는 팔리는 슬롯사이트 소닉 메이저 쓰겠습니다.'


아니요.
저는 팔리는 슬롯사이트 소닉 메이저 쓰겠습니다.



2.

구독 목록을 훑는다.
한 슬롯사이트 소닉 메이저에서 다음 슬롯사이트 소닉 메이저로 페이지를 옮기며,
유독 마음에 들었던 글들을 두고
한번 더 되새김질을 한다.

몇 걸음 떨어져 바라보니
소나무 같은 내 취향은 도저히 숨길 수가 없다.
가까이서 보면야 슬롯사이트 소닉 메이저마다, 글마다
물론 다 다른 빛깔을 내고 있지만
한 데 묶는 것도 불가해 보이지 않으니 말이다.

하나같이특유한 냄새가 있다,
내가 좋아하는 그 냄새.

또 이상하리만큼ㅡ혹은 적어도 그 능력에 비해
상대적으로ㅡ구독자가 없다.

(이하나의 공통점이라면
내가 누르는 구독은그들에게 좋은소식이아니라
일종의 저주일지도 모를 일이다.)



3.

억지로 웃어 버릇하는 게
생각보다 도움이 된다.

웃음이 잦아지면서
머리가 가벼워지고,
생각은 좀 더 단순해졌다.

슬롯사이트 소닉 메이저 쓰는 게
예전만큼 괴롭지 않다, 무엇보다.

그런데 사람 일이란 게
장(長)이 있으면 단(短)이 있고,
명(明)이 있으면 암(暗)이 있다.

글 생각이 옅어진다.
이해받고 싶은 욕망과
터질 것 같은 슬픔을 부여잡고
글쓰기에 매달렸는데,
손아귀 힘이 예전만 못하다.

가슴팍을 열고 한참을 낄낄 깔깔하다 보면
아무런 상념도 남지 아니하고,
흐르는 강물 앞에는 그저 서른 중반의 어느 남자가
초겨울 강바람의 메서움에 관하여
몇 마디 푸념만 늘어놓을 뿐인 것이다.



4.

쉽게 슬롯사이트 소닉 메이저 쓰는 건 부끄러운 일일까.

웃음이 잦아질수록
막연한 불안감과 죄책감이 밀려온다.

내가 사랑했던 것들을 배반한 것만 같아서
어떤 미안함, 부끄러움 따위에 한없이 침전한다.

하지만 이쯤에서 긴 잠수를 멈춰야 한다.
다만 독자로서 내가 좋아하는 것과
슬롯사이트 소닉 메이저로서 내게 필요한 것을 구분해야한다.

나는 확실히 자기 슬픔을 노래하는 슬롯사이트 소닉 메이저 좋아라 한다.
오래도록 편향된 내 독서 습관과 무관하지 않겠지.

그러나 슬롯사이트 소닉 메이저로서 나는
조금 더 가볍고 유쾌한 슬롯사이트 소닉 메이저 쓰고 싶다.

우월하기 때문은 결코 아니고,
단지 예전것이 내 몸에 썩 맞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막 걸음마를 떼고 있는,
선선한 강바람 같은 요즘 글이
내 목소리에 더 잘 어울린다.

나날이 가벼워지는 내 마음의 무게가
그것을 방증하고 있지 아니한가.



5.

D에게,

오래도록 소식을 듣지 못하여 펜을 들었습니다.
나는 당신 글이 좋습니다.
비록 내 능력이 닿지 못하여
이 이상 다가가진 못하겠으나
종종 생각을 하곤 합니다.

내 그대 가는 글길을 많이 응원합니다.


S에게,

그대는 잘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대는 곧 그대에게 잘 어울리는 색깔을 찾을 것입니다.

그때까지 너무 자책 마시고
앞으로 나아가십시오.

더 자주 강바람을 쐬시길 바랍니다.
그것이 그대 건강에 좋으므로.

많은 사랑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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