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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바카라북 출간의 추억 0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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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바카라 낸다는 것 - 3

과거와의 조우

출판과는 약간 거리가 있지만 이번에 인터넷 바카라 준비하면서 겪은 일을 잠시 끄적여 본다.

인터넷 바카라에 올린 글들을 모아보니 아주 모자라지는 않지만 보통의 책 한 권 분량에는 약간 부족한 애매한 분량이었다. 그렇다고갑자기 없던 글을 만들어 낼 수는 없었다. 기존에 쓴 내용에 첨삭을 해서 분량을 늘려볼까 생각도 했다. 그러다가 페이스북이 생각났다. 그래, 예전에 페이스북에도 회사 관련된 내 생각들을 적어둔 기억이 있어.


페이스북의타임라인을 쭉 훓어보기 시작했다. 가끔 예전 포스팅에 추억을 되살리느라 옆길로 새기는 했지만 거의 끝까지 다 리뷰를 했다. 기억이란 늘 왜곡되는 것임을 다시 깨달았다. 페이스북 타임라인에일과 관련된 것들은 짧은 글 위주였다. 그러다가 인터넷 바카라 이전에 블로그를 운영하던 시절에 쓴 글의 링크를 발견할 수 있었다. 다행히 링크는 아직 잘 살아 있었고, 지금부터 7년 전의 나를 글로 만나게 되었다. 인터넷 바카라 첫 글이 2016년이니까 그보다4-5년 전이다.


그 당시엔 지금보다 훨씬 질풍노도의 시기였나 보다.

글에 드러나는 내용들에서 미묘한 오만함과 자신감, 그리고 숨길 수 없는 까칠함이 보였다. 당사자인 나만 느낄 수 있는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훨씬 날 선 문장과 표현들, 특히 같이 일하고 있는 동료들에 대한 아쉬움과 실망감에 대한 토로가 많았다. 욕심 많았던 시절이다.딴에는 잘 해 보고자 하는 마음만 앞섰기에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속도를 맞추지 못했다. 돌아보면 남을 뭐라고 탓할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 아닌데도 말이다.


블로그에 남아 있는 2012년의내 생각과 인터넷 바카라에 글을 쓰기 시작한 2016년 사이에 꽤 큰 변화가 있었다. 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아마 지난몇 년 사이 조직 안에서 겪어야 했던 여러 가지 사건들이 나란 사람을 조금 더 바꿔주었다고 생각한다. 좋은 말로는 성숙해 졌다는 표현이 적합한 것 같다. 객관적이지는 않지만 남겨진 글 속에서 더 성장한 내생각의 변화를 발견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운이 좋게 몇 개의 재미난 글을 찾아서 기뻤다. 흔적을 남겨두면 언젠가 이렇게 써먹을 날이 온다. 물론책의 내용도 더 풍성해 질 수 있을 것 같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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