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by writing
C.S.Lewis
첫서리 지나시래기 널고 타작마치면
까치밥 남겨두고 첫눈이 내린다
아이들은토끼 발자국 따라비탈에 올라
엉덩이에비료포대 슬롯 깔고온종일 신날 적에
마을엔 아무 일 없이 눈사람 여럿 생기고
엄마들 일찌감치 밥 먹자 부르는소리
뉘엿뉘엿눈발을 털고 들어와
언 손을 녹여 북엇국 한 사발들고나가면
새끼를 다섯이나 낳은 복실이는젖을 다 먹였는지
꼬리를 흔들며 다가와 입맛을 다신다
엄마는눌은 장판 아랫목에밥주발 슬롯 묻어놓고
고봉밥에북엇국 막 구운고등어 반토막
방안에는 놋숟가락달그락거리는 소리
문밖에는계절이쌓이는소리
그릇마다간이 넘치는짠맛의 저녁
김장김치처럼 조금씩꺼내 먹는 옛날의 슬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