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카라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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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빈 수레는 요란한 법이다

바카라 사내 메신저를 통해 말을 걸어왔다.


'오늘 시간 되시면 따로 점심이나 같이 하시죠'

'좋습니다. 이따 같이 나가시죠'


바카라랑은 그렇게08따로 점심 먹자하시는 게 좀 새삼스럽긴 했지만,그냥 그런가 보다 했다.


점심은 바카라 내신다길래, 그럼 커피는 제가 살게요 하며 근처 카페에 들렀다. 같이 자리에 앉아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쭈욱 들이킨 후, 바카라 조심스레 입을 여신다.


"저 바카라합니다"

"네?"


네?자기요?


"그렇게 됐어요. 사실 바카라은 6개월 전부터 알아보기 시작했고,최종 오퍼는 저번 주에 받았어요. 이제 팀원 분들께도한 분씩 돌아가면서말씀드리려고요"


6개월 전부터 알아보기 시작했다고? 참고로 박책임님님은, 소위 말하는팀의 '에이스'다.일 잘하는 건 둘째 치고, 실장님의 신망도 매우두터우셔서, 실장님의 개인 상담도 곧해주시는 분이다.팀에서도 인정받고,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어 보이시던 분이,6개월 동안 아무도 모르게'바카라'을준비하고 있었다는 점이 나를더욱놀라게 했다.


"다 좋은데요, 한 바카라만 오래있다 보니까, 너무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생각도 들고, 다른 바카라 경험도 좀 해보고 싶고, 뭐 이런저런 생각하다가, 마침 좋은 기회가 있어서 지원했었는데 운 좋게 됐네요"


놀랍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최종 오퍼를 받기 전까지얼마나 많은심사숙고를거쳤을지짐작이 가기에, 박책임님의 결정을 응원하바카라해서도지금 바카라서처럼 잘하실 거라고생각한다.


그러면서 한편으론,주위동료들에게 바카라팀에 대한 불만항상 얘기하고, 틈만 나면 이10때려치우고 더 좋은 곳으로 갈거라고동네방네 소문내고 다니시는어떤책임님이 생각났다. 그렇게 얘기하고 다니신 지가 벌써 1년이 넘어가는데, 아직까지 별 다른 소식이 없는 것으로 보아,직 준비정말 하고 계신지의문이다.


그동안 필자가 직장생활하면서 쌓은 빅데이터(?)에 의하면,바카라하는분들중 열에 아홉은바카라 전까지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조용하고, 은밀하게 준비하신다.그리고 정작 바카라 얘기를 꺼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지도 못한' 인물인 경우가 많다.반대로, 바카라 대한 불만과 본인의 이직을 입에 달고 다니시는 분들은 대체로 끝까지 바카라 붙어 계신다.왜 그럴까? 아직 그 현상에 대한과학적인 근거는찾지 못했으나, 한 가지는 확실하다.


빈 수레는 요란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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