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내란 사건으로 인해 모든 일상이 무너지고 하루 종일 뉴스에서 눈을 뗄 수 없는 나날의 연속이지만 그 와중에도 '이건 놓치지 않고 다들 보셨으면'이라는 생각이 드는 슬롯 사이트 슬롯사이트가 두 편 있어서 소개합니다. 하나는 강풀 원작·극본, 김희원 감독의 《조명가게》이고 또 하나는 김정민 극본, 김곡·김선 감독의 《가족계획》입니다. 우연하게도 제목이 둘 다 네 글자군요.
《조명가게》에 대해 제일 먼저 들은 건 병원 간호사들의 파트장 역을 맡은 배우 이승연을 통해서였습니다. 강풀 원작의 만화를 슬롯 사이트 슬롯사이트로 만드는데 감독이 배우 김희원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9월 진실탐사그룹 '셜록'이 마련한 토크콘서트에서 김희원·박혁권·배성우 세 배우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날 김희원 배우는 매우 피곤한 얼굴로 나타났는데 알고 보니 전날까지 감독을 맡은 '조명가게'의 마무리 편집을 마치느라 밤을 새웠다고 하더군요. 셋은 모두 서울예대 동문인데 박혁권과 배성우의 증언에 의하면 김희원은 학교 다닐 때부터 연기와 연출력이 모두 뛰어나서 언젠가는 크게 될 거라고 생각했답니다. 이번 작품은 워낙 블록버스터라 그런지 물망에 오른 감독들이 계속 고사를 했는데 보다 못한 배성우 등이 제작사에 김희원을 추천해서 감독 입봉이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결과는 대박이었습니다. 8부작 전체를 모두 스토리보드 작업하는 등 전력을 다한 김희원의 연출은 신중하고도 신선했습니다.
이승과 저승을 이어주는 곳이 마을에 있는 조명가게이고 거기 주인이 주지훈이라는 것만 알고 보시는 게 좋습니다. 1회부터 3회까지는 조명가게를 오가는 사람들의 사연을 하나하나 레이어로 까는 작업을 하고 4회에서 전체 구조를 한 번 조망한 뒤 8회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합니다. 제 아내는 혼자 보다가 무서워서(앞부분 분위기가 으스스합니다) 중단하고 있다가 제가 보기 시작하자 다시 합류했습니다. 놀라운 것은 캐릭터들의 사연을 소개하면서 플래시백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데도 별 무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보통은 스토리텔링의 미숙함으로 오해할까 봐 이 기법을 안 쓰려고 하거든요. 김희원 감독이 이렇게 신념대로 밀어붙일 수 있는 것은 역시 강풀이라는 막강한 원작가 및 시나리오 작가가 있기 때문이었겠죠. 강풀은 정말 놀라운 상상과 구성력을 가진 대작가입니다. 저는 그의 원작슬롯 사이트 슬롯사이트 《무빙》을 보느라 디즈니플러스에 가입했는데 이번 작품 역시 가입비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만족스러웠습니다. 목회자인 그의 아버지에게 아들이 맨날 귀신이나 초능력 같은 소재만 써서 죄송하다고 했더니 "그것도 다 하느님이 주신 능력이다"라고 하셨다는 인터뷰를 읽은 기억이 납니다. 박보영, 설현부터 배성우, 엄태구, 이정은, 김민하, 박혁권 등 캐스팅이 정말 화려무쌍합니다. 저는 《파친코》를 못 봤는데 김민하는 여기 잠깐 나오면서도 연기의 카리스마가 대단하더군요.
이승에서 같이 살았던 사람이 기억나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어서 서글픈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간절한 마음이 결국엔 가 닿는다는 희망적인 이야기이기도 해서 다행이었습니다. 아내와 함께 "박보영은 이제 간호사 역 전문배우가 되었나 보다"라며 낄낄댔는데 이번 슬롯 사이트 슬롯사이트에서도 역시 제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이 슬롯 사이트 슬롯사이트 강추입니다. OTT 비용 많이 쓰시는 분은 다른 거 끊고 일단 디즈니 플러스 가입해서 이거 보세요. 후회 안 합니다.
《가족계획》은 연일 쏟아지는 내란 수괴 뉴스에 질린 제가 어제저녁 아내를 설득해 1회만 살짝 보자고 했다가 5회까지 정주행 하는 바람에(마지막 6회는 12월 27일 공개) 새벽 두 시에 자게 만든 쿠팡플레이 시청률 1위의 화제작입니다. 저는 지난달 박찬욱 감독이 만든 《동조자》를 보느라 이미 쿠팡플레이를 등록해 놓았거든요. 그러다 어제 운명처럼(?) '가족계획'과 만나게 된 거죠. 초능력을 가진 가족(혈연은 아닌)이 쫓겨 다니는 와중에도 각자 지닌 능력을 동원해 틈틈이 악을 응징한다'라는 로그라인을 가진 이 슬롯 사이트 슬롯사이트는 폭력의 수위가 세고 대사도 매우 적나라한데 중간에 피식피식 웃기는 개그 요소가 묘미입니다. 이는 안정된 캐릭터의 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세계적인 스타가 된 배두나는 사실 좀 거품이 있는 것 아닌가 했는데 이 슬롯 사이트 슬롯사이트에서는 정말 활약이 대단하더군요. 기억을 마음대로 편집하고 조립할 수 있어서 마음껏 폭력을 사용할 수 있으면서도 그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리는 엄마 역을 너무 잘 해냈습니다. 어딘가 좀 빈 듯하면서 열려 있는 히어로 역의 류승범도 반가웠고요. 게다가 관록의 백윤식, 유승목, 김정현 등 낯익은 배우들이 받쳐주고 신인 이수현과 로몬(엄마가 우즈베키스탄인이라 이름이 이렇다던데 이미 인스타 셀럽이더군요)도 나무랄 데 없었습니다. 연극배우 김국희와 남윤호의 미친 연기는 그야말로 화룡정점이고요.
실험영화와 독립영화씬에서 상도 받고 유명한 쌍둥이 감독 김곡·김선의 작품이라기엔 너무나 매끈한 스토리라인과 안정된 연출력이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슬롯 사이트 슬롯사이트이 계속 도망을 다니는 설정은 리버 피닉스가 나왔던 '허공에의 질주'가 떠오르고 특교대에서의 훈련 장면은 '쉬리' 도입부가, 피가 섞이지 않은 슬롯 사이트 슬롯사이트 이야기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만비키 슬롯 사이트 슬롯사이트'이 연상되지만 그 어느 것 하나 그대로 가져다 쓰지 않아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듭니다. 'n번방' 이야기도 아주 세게 등장하는데 긍정적인 시각으로 차용한 것이라 눈살이 찌푸려지기보다는 악당을 마음껏 미워할 수 있는 장치로 사용되고요.
가장 흥미가 가는 건 극본을 쓴 김정민 크리에이터입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슬롯 사이트 슬롯사이트 '허쉬'와 미드 '슈츠' 국내판 극본을 썼다고 하는데 한편으로는 동화도 쓰는 작가라고 합니다. 이렇게 거칠고 찰진 욕을 대사로 쓰는 사람이 어린이도 사랑해서 아름다운 동화를 쓴다니 이건 극본계의 '지킬박사와 하이드 씨'가 아닐 수 없습니다. 능력이 많은 사람을 보면 질투가 나는 법인데 이 정도로 뛰어난 사람을 보면 그런 의지마저 사라집니다. 그만큼 극본을 잘 씁니다. 저는 특히 류승범이 경찰과 같이 있다가 연쇄살인범이 집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류승범이 "아이, 하필 왜 이때 와요?"라고 화를 내는 장면이 좋았습니다. 그 짜임새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더라고요. 아, 특별출연으로 진서연도 나옵니다. 27일 마지막 회가 기다려집니다. 우울하고 답답한 정치 상황을 털어버리긴 힘들겠지만 그래도 이 슬롯 사이트 슬롯사이트 놓치지 말고 보세요. 카타르시스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