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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롯'에 웃고 울 수 있다. 단, 후회하지 말 것!

부활 - 누구나 슬롯 한다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가장 많이 만나는 연령대가 20대 초반이 압도적으로 많다. 20대의 시작을 군대에서 보내는 청춘들이 많으니 젊은 감각이 계속 매년 단위로 최신화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군대에서도 누군가는 슬롯 하고 누군가는 헤어짐을 겪는다.그렇기에슬롯에 행복한 감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으며 이별에 쓴 맛에 홀로 삭이거나 눈물을 몰래 훔치기도 할 것이다.


나는 운이 좋게도 좋은 짝을 만나서 혼인신고를 했다. 군인으로서 지금의 아내를 만나기 전까지 아주 길게 만났던 사람도 있었고 짧게 만나고 끝난 사람도 슬롯. 돌고 돌아 지금의 아내와 함께 혼인신고를 끝내고 나서의 그 감정이 지금도 생생하다.


'아... 내가 그동안 너무 바보같이 슬롯만 하고 살았다.'



군생활을 그리 오래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헤어진 후의 모습들을 보면 제각각이다. "저 헤어졌슴다!"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조용히 다가와서 "저.. 헤어졌습니다."라고 조심스레 말하는 인원도 있었고 아예 말을 안 하고 있다가 기회를 틈을 타서 말을 하는 경우도 슬롯.
이별을 겪은 누군가가 내게 오면 꼬치꼬치 캐묻기보다는 몇 마디 나누지 않아도 마지막에 해주는 말은 "00아, 너 아직 가능성이 무궁무진해. 더 좋은 사람은 무조건 만나게 되어있어. 나는 예전에 이별에 너무 힘들어했던 것에 지금도 슬롯를 해."다.


사실 이별을 겪으면 누구의 말도 잘 들어오지 않는다. 내가 그랬으니까. 슬롯이 달콤했던 만큼 이별은 쓰린 법이라고 누군가 말했던 게 어쩌면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근데, 정말로 후회했던 나날을 돌이켜보면 남는 게 없었다. (아! 그때 운동을 제대로 하고 있었다면 그게 나의 부스터였을지도 모를 텐데!!!)




후회는 누구나 슬롯. 그렇다고 지나간 것에 후회하지 말자고 다짐해도 꼭 마음 한편에 뭔가 남으면 뭔가 아쉽다. 또 누구 가는 지나간 인연에 후회슬롯. 더 잘해주지 못하여, 더 빨리 쳐내지 못하여, 가치관이 맞지 않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음에 등등... 하지만 절대 길게 가져가지 말았으면 슬롯. 그저 잠시 내리는 소나기 같은 것이라 생각하였으면 좋겠다. 특히나 바깥을 함부로 나갈 수 없는 군복 입은 자라면.


버티는 자가 승리하는 것이라 했다. 잘 버티고 있다. 힘겨운 훈련이 밖에서만 이루어지는 줄 알았는데 내면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는 용사라면 정말 잘 버티고 있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 슬롯에 웃고 울더라도 용사들에게 전역은 온다. 가능성이 얼마나 무궁무진 한가! 직업군인도 마찬가지다. 설령 헤어졌다 한들 툴툴 털어낼 수 있는 힘이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별을 겪었다면 자기 자신을 꼭 돌보도록 하자. 타인에게 신경 썼던 시간을 자기 자신에게 돌려서 재정비를 하자. 모든 이치가 그렇듯이 운동 후에는 충분한 휴식을 기반으로 회복이 필요하고 훈련을 마친 부대도 재정비를 하여 다시 싸울 준비가 필요하듯 새로운 슬롯 위해서는 꼭! 자기 자신을 돌아보면서 다음에 올 사랑에 준비를 할 수 있었으면 한다.






정훈희 40주년 기념음반에 수록된 <누구나 슬롯 한다


작사가, 작곡가이자 슬롯 기타리스트 김태원의 영역은 어디까지일까? 김태원의 곡을 들어보면 특히나 와닿는 것은 가사다. 멜로디를 만들어내는 능력도 훌륭하지만 그의 가사는 곡과 가장 어우러지게 잘 쓴다. 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작품은 그의 손을 거쳤다.


정훈희는 1967년 <안개라는 작품으로 데뷔를 했다. <안개로 1970년 일본에서 열린 국제가요제에서 입상을 하였고 당시의 인기는 상당했다. 그리고 한참의 시간이 지나 40주년 음반에 수록된 <누구나 슬롯 한다는 40년이라는 세월이 무색하게 맑고 청아한 정훈희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부활을 거쳐간 보컬들이 모여 부른 <누구나 슬롯 한다

그리고 2011년에는 부활 5집의 보컬이자 현재 부활의 보컬 박완규, 7집 보컬 이성욱, 9집 보컬 정단, 10~12집의 9대 보컬 정동하(당시 부활의 보컬)가 한데 모여서 이 곡을 리메이크하였다. 부활을 거쳐간 모든 보컬리스트를 한 곳에 모아 보고 싶었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감안하면 이 정도도 아주 훌륭한 조합이었다고 생각슬롯.


이들이 파트별로 부르는 리메이크 곡도 상당히 편곡이 잘 되었으며 정훈희의 버전과는 다르게 브릿지 부분이 추가되어 비교하면서 듣는 재미도 있을 슬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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