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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Zion.T - 양화대교(Yanghwa Brdg)의 가사 중 일부입니다
우리 가게를 자주 찾아주시던 노부부가 있었다

두 분 어르신의 인생을 하나하나 다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분위기, 말투, 사람을 대하는 태도만 봐도 시골 어르신 특유의 투박하지만 따뜻한 정으로 살아오셨음이 느껴졌다.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도 누구 하나 아쉽게 하지 않았을 그런 삶. 그래서 그랬을까 정말 내 할머니, 할슬롯 머신같이 느껴지는 분들이었다. 매번 뵐 때마다 서로 웃음을 나눴고 진심으로 인사를 나눴다.
한 달 전쯤인가를 마지막으로 그 이후로 한동안 뵐 수 없었다.매일같이 오셨던 분들이기에이상하다싶긴했다. 슬롯 머신곧 오시겠지 생각하고 일상에 파묻혀 있었다. 그리고 어제 오랜만에 할슬롯 머신께서 오셨다. 오랜만이라 더 크게 인사를 드렸다.
슬롯 머신 곧바로 내 눈에 들어온 건 누가 봐도 꺼칠해진 얼굴이었다.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할머니가 슬롯 머신시다. 심각하다. 폐암 4기. 전이가 꽤 진행된 상황이다. 평소에도 약주를 즐기시던 할아버지는 할머니의 빈자리를 술로 가득 채웠다. 실감이 나지 않았다. 하필이면 또 그때 꾸역꾸역 손님들이 쉴 새 없이 밀려들어왔다. 할아버지를 위로해드릴 새도 없이 수척해진 할아버지를 뒤로한 채 다시 또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너무 괴로웠다.
급한 일만 대충 마무리하고 다시 쓸쓸히 떠나는 할슬롯 머신 곁으로 갔다. 손을 꽉 잡아주시며 '의지가 강한 사람이니까 꼭 건강해져서 다시 돌아올 거야'라고 말하셨다.또 할머니가 '우리가 자주 가다가 안 가니까 기다리겄소'라고 말씀하셨다고했다. 그러니까 반드시곧 다시 올 거라고. 금방 건강해져서 온다고. 몇 번이고 같은말만반복하셨다.
슬프다. 억울하다. 한 평생 성실하고 착하게 살아온 죄밖에 없는 슬롯 머신에게 왜 이런 가혹한 일이 일어나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물론 암이 나쁜 놈들에게만 내리는 벌은 아니지만. 어째서 왜...
행복하자 제발. 슬롯 머신 말고

나는 아직 주변에 사랑하는 슬롯 머신을 한 명도 직접 떠나보내드린 적이 없다. 그래서 더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 슬롯 머신은 누구나 죽는다. 나도 죽고 너도 죽고 우리는 결국 어떻게든 다 죽을 존재다. 나이가 들면 쇠약해진다. 병들기도 쉽다. 이성적으로 다 알겠다. 하지만 왜 도대체 고생만 죽어라고 하고 열심히 살아온 슬롯 머신의 마지막이 꼭 이래야만 하는 건지 왜 이렇게 갑작스러운 건지 너무너무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 날 저녁, 꾸역꾸역 밀려들던 손님들이 다 떠나고 매장에 흘러나오던 양화대교가 더 허무하게 들렸다.
행복하자. 제발. 슬롯 머신 말고.
누구라도. 제발. 슬롯 머신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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