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그냥 인쇄하면 되는데 나름 다른 책 중에 마음에 드는 판형을 참고해서 문서를 열었다. 제목도 넣고 폰트도 그럴싸하게 바꿨다. 최근 밑미에 올린 글 두 편을 넣어 인쇄했다. 프린터가 위잉 위잉 소리를 내고 내 글이 한 줄씩 생기는 것을 지켜봤다. 다른 사람의 글 같았다. 전에 느꼈던 ‘글이 나를 떠나 작품이 된 느낌’이 들었다.
그냥 쭉 뽑았는데 스테이플러로 중철 제본할 수 있게 소책자 인쇄도 하자. 모든 장비가 나를 돕는다. 신데렐라 애니메이션에서 새들이랑 쥐들이 리본 물어와서 옷 만들어 주는 장면이 떠오른다.
확실히 인쇄해서 보니 수정할 부분이 잘 보인다. 맞춤법부터 애매한 문구, 빠진 단어… 갑자기 연필을 들고 교정했다. 뭐든 해봐야 다음을 할 수 있다. 다음이 계속 이어지다 보면 내 책도 나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