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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얼마나 편한 인생인가

(장편소설) 저주 딜리버리 프로젝트


귀신은뭐하나. 저런애들02. 봐도셋이하나를둘러싸고킥킥대는뒷모습이평등한친구사이로는보이지않는다. 등교하는학생들뒷모습을보면서어슬렁어슬렁출근하고있으면보고싶지않아도이런장면들을심심찮게목격하게된다. 얼레, 저거은근슬쩍어깨동무하는척하면서잡아당기는보라지. 그래도카지노 사이트이라고뒤에서내가걸어가고있으니괜히크게웃는모양새가거슬린다. 사실눈앞에서대놓고서로쥐어팬다한들내가있는일은거의없다. 다행히덩치가위협적으로느껴지는애들이많은지알아서들앞에선조심해주니 편하다. 집에선나온레슬링선수의몸매가그다지편하다곤없지만야생청소년들이가득한학교에선상당히유용하게써먹고있다. 덕분에귀찮은일에휘말리지않아도되니고등학교04평화롭게직장생활을하는편이다.


카지노 사이트;노 선생님.카지노 사이트;


교무실 문을 열렸는데 커다란 눈의 김 카지노 사이트이 옆에서 불쑥 나타났다.


카지노 사이트;주...주말 잘 보내셨어요?카지노 사이트;


키도 작고 툭 튀어나온 앞니 때문에 '다람쥐 쌤'이라고 불리는 김 카지노 사이트은 내 앞에선 항상 이렇게 말을 조금 더듬는 버릇이 있었다. 내가 내려다보자 두 손을 다소곳이 모으는 모양새가 영락없이 다람쥐다.


카지노 사이트;그럼요. 아주 알차게 보냈습니다.카지노 사이트;


문을열고먼저안으로들어가바로앞에있는자리에큼직한가방을하고내려놓았다. 번도창가자리를배정받은적이없다. 카지노 사이트들거의만장일치로'카지노 사이트이입구쪽에계셔야뭔가든든한기분이든다니까요' 라면서자꾸만나를클럽문지기취급을해온탓이다. 카지노 사이트도바로앞자리에손바닥만배낭을조심스럽게내려놓으면서주위를재빠르게둘러본작은소리로속삭였다.


'오... 오늘 저녁 잊지 않으셨죠?'


물론 완전히 잊고 있었다. 당황한 티를 내지 않으려고 가방을 정리하는 척 재빨리 고개를 숙였다.


'아 예. 그럼요. 저녁 7시 일...일마레 레스토랑.'


보지않아도카지노 사이트의얼굴이밝아지는느껴졌다. 만난이제1정도밖에되지않았는데벌써모든면면을01느낌이다. 카지노 사이트은처음부터03관심을보였다. 같은고향05같은학교에배정이처음만났다. 악수하려고손을내밀었을, 커다란덩치를유심히살펴보더니얼굴이붉어지며'어깨가멋지시네요'라고저도모르게말한인상적이었다. 이후우연히서로수집이라는공통취미를발견하곤대화가통해따로만나얘기를나누며친해졌다. 그러곤얼마내게연애편지를전해주었다. 처음받아본고백이었다. 다람쥐카지노 사이트의취향은자신을지켜줄같은듬직한사람인듯했다. 내가기지개를켜다가실수로이를부러뜨릴같은사람보단서로등을맞대고전투를있을만한사람이취향이었지만받아들였다. 어차피지금까지나를좋다고사람은카지노 사이트이처음이었고(마지막일가능성도고려해야 하고),같은고향출신에다학교근처에자신의아파트를얻은재력가집안의자제라는점도마음에들었다. 사귀고보니서로맞는점이많았다. 방학이라고어디로여행을가자고조르지않는것도, 서로의집에초대하길꺼리는것도마음에들었다. 여행이라면질색이고집에손님이온다고청소를해야하는끔찍하니까. 번의시내데이트와고전적인사내비밀연애를시도한저저번주말전화통화를하다술김에청혼비슷한해버렸는데, 의외로재빨리오케이라는답을받았다. 오늘저녁약속은상견례자리를말하는것이다. , 부모님은계시니그냥혼자카지노 사이트의부모님을뵈러가는자리이지만.


'그... 그럼 이따가 저녁에 봬요. 화... 화이팅.'


어설픈동작으로주먹을쥐어보이는카지노 사이트이힘겨워보였다. 응원은나를향한것이아니다. 카지노 사이트에겐순간에응원과다짐이필요해보였다. 당장문을열고나가정글같은교실로들어가는것조차쉽지않을것이다. 대부분의학생보다덩치가작아보이는여리여리한카지노 사이트은카지노 사이트생활이맞지않는것처럼보였지만그냥운명으로받아들이는듯했다.


나도이런자격이있는지모르겠지만. 학교는그저내게직장일뿐이다. 밖에나가면사람구실을하고있다고당당하게만들어주는직함과사고싶은사고먹고싶은먹게주는월급지급소이상이하도아니다. 이곳에서보람이나의미같은찾을생각은없다. 평생동네학교에서같은불어문법을줄줄읽어주다가죽을것이다. 얼마나편한인생인가. 어렵게따로연구를이어가지않아도되고이제결혼해서신식아파트에들어가살면앞으로삶은더욱편해질것이다. 카지노 사이트과신혼집에대해잠깐이야기나눈적이있는데고민없이내가카지노 사이트의아파트에들어가는것으로결정이났다. 내가사는집은할머니와함께살던집인데할머니가돌아가신물려받았다. 부모님은내가아주어릴돌아가셨고다른친적들도없어서자연스럽게그렇게되었다. 그런데점차상태는신혼집으로삼기엔어려워졌고, 카지노 사이트은이런사정을모르지만생활하기편한본인의아파트에서계속살고싶어하는눈치였기에쉽게결정이났다. 집은그대로두기로했다. 카지노 사이트도집을탐내거나하는눈치는아니었고, 결혼을하고나서도나만의공간이있는나으리란판단에서였다. 그런데아파트가얼마나크려나. 짐을반의만이라도넣으려면적어도30평대후반은되어야텐데. 다음에은근슬쩍물어봐야겠다.


카지노 사이트;와아아아악카지노 사이트;


카지노 사이트;야!야! 대애바아악!야!카지노 사이트;


교실 문을 열자마자 짐승의 것인지 사람의 것인지 모를 괴성이 먼저 나를 반긴다. 어. 그래. 나도 안녕. 가끔은 내가 사파리에서 일한다는 착각이 든단 말이지. 자리에 앉으라는 말에도 오늘따라 야생동물들... 아니 학생들이 유난히 말만 많고 들을 생각을 하질 않는다. 뭐, 그러든가 말든가. 난 50분만 때우면 된다. 어차피 요즘 고등학생들은 1학년 때부터 제2외국어 따위엔 관심을 주지 않는다. 내 수업 시간에 절반 이상은 다른 과목의 문제집을 펴두거나 잠을 잔다. 3학년은 아예 자습으로 돌려버리지만 1학년은 그래도 수업을 하는 척이라도 해줘야 해서 그냥 모른 척하고 녹화방송 틀 듯 주절주절 혼자 떠들다 나온다. 그런데 오늘은 어쩐지 다들 눈빛이 초롱초롱하다. 갑자기 불어가 필수과목에 포함이라도 된 건가. 큰일인데 그럼.


카지노 사이트;노 쌤! 쌤도 수학여행 가요?카지노 사이트;


아하. 오늘 원숭이들이 유달리 활기찬 이유가 이거였구만. 하여간에 어디 간다고만 하면 신이 나서들. 가운데 창가 자리에 앉은 토마토가 팔짱을 끼고 나를 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카지노 사이트;아니. 내가 거길 왜 가. 담임도 아닌데.카지노 사이트;


카지노 사이트;예에에에에? 왜요? 우리 이번에 오키나와 간대요! 일본! 쌤은 일본 가보셨어요?카지노 사이트;


일본은 무슨. 제주도도 안 가네요. 토마토가 그럴 줄 알았다는 얼굴로 피식 웃는 게 보였다. 저 애는 가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표정을 짓는다니까. 그러곤 이내 창밖으로 관심을 돌렸다. 이 아수라장에서 침착함을 유지한 인간으로 보이는 애는 토마토뿐이다.


카지노 사이트;거기까지 가서 너네 뒤치다꺼리하라고? 됐네요. 그리고 우리 동네에 해변이며 산이며 좋은 거 다 있는데 거기라고 뭐 그리 다를까. 화산 빼고 다 똑같은데 뭐.카지노 사이트;


카지노 사이트;와, 쌤. 뭐가 똑같아요! 차원이 다른데! 하여튼 쌤은 이 동네 벗어나면 뭐 병이라도 걸려요? 그런 사람이 불어 선생님은 어떻게 됐대요? 프랑스엔 가본 적도 없죠?카지노 사이트;


카지노 사이트;프랑스 안 가봐도 불어 다 배울 수 있거든요. 자. 이제 그만 떠들고 책 펴. 교감선생님 순찰 다닐 시간 다 돼가. 이따가 쉬는 시간에 떠들어.카지노 사이트;


학교는편한데이게귀찮다. 수학여행이니체험학습이니수련회니. 자꾸어딜가니마니하면서사람을피곤하게만든다니까. 매년여러핑계를대면서담임대신도서실사서직을맡으려고하곤있지만3나쁘게1학년담임을맡아서수련회에끌려간적이있었다. 정말끔찍했다. 그걸멀리경주까지가지고애들은조련사같은교관한테맡겨두고카지노 사이트들끼리냄새나는방구석에모여술파티를벌였었다. 그때진심으로카지노 사이트일을그만둘까고민했었지만이후필사적으로담임을맡지않은덕분에아직까진다닐만하다. 올해도지원자들에게사서일이아주복잡하다는위협을줘서겨우담임을피했는데, 나더러알아서수학여행을따라가라고? 사양하겠습니다. 자고로주말과방학엔집에박혀서웹툰이나영화보다가잠들고깨서맛난시켜먹는최고아니냐고. 여행이야책이나영화로얼마든지편하게경험할있는뭐하러쓰고에너지낭비해가면서멀리까지가나.



카지노 사이트;자.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그럼, 봉 보야쥬 에 본 셩쓰bon voyage et bonne chance!카지노 사이트;


카지노 사이트;그게 뭔데요?카지노 사이트;


카지노 사이트;여행 잘하고 행운을 빈다고.카지노 사이트;


카지노 사이트;행운을 왜 빌어요. 이상해. 보통은 여행 잘하고 재밌게 놀다 와, 뭐 그러잖아요.카지노 사이트;


하여튼 얘네들은 가르친 보람이 없게 한다니까. 보야제 voyager(여행하다)와 아뮈제amuser(즐기다)는 동사라는 공통점 외엔 카테고리가 완전히 다른 단어라고. 수업시간 내내 지루한 얼굴을 하던 토마토가 처음으로 고개를 들어 나를 똑바로 바라봤다. 나가면서 얼핏 본 얼굴엔 약간 짜증이 배어있는 것 같았는데, 착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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