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토니 스타크(아이언맨)의 딸 모건이 잠을 재워주는 아빠에게 한 말이다. 영화 개봉 후 제일 화제가 된 것이 바로 이 대사였다. 3,000을 무한히 큰 숫자로 생각하는 어린아이의 귀여운 표현이 사랑스러웠다. 많은 패러디도 뒤따랐다. "3,000만큼 사랑해"의 임팩트에 묻혔지만, 바로 그다음 장면 역시 공감 가는 재미를 준다.
"와, 3000... 대단한걸."기분이 좋아진 토니가 거실로 와서 페퍼(기네스 펠트로)에게으쓱거린다.
"경쟁하려는 건 아니지만, 애가 날 3,000만큼 사랑한대"
"그래서요?"
"자기는 아마 6에서 900 사이 정도 사랑할걸"
이 영화를 통해 사랑하는 마음은 공식적으로 0에서 3,000 사이의 척도를 가지게 되었다.
미안한 마음은 어떨까?
'미안지수'같은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 아이언맨의 딸 모건의 방법을가져오는 방법 외에 떠오르지 않는다. '모건지수'로 3,000만큼 미안한 건 어느 정도일지 궁금하다. 아마, 아래 광고의 왼쪽 첫 번째 납작 엎드린 사죄(6단계) 정도일 것이다.
2010년에 나온 일본어 어감사전이라는 책의 광고다. 슬롯사이트사이트한다는 말을 실례[失礼]부터 사죄[謝罪]까지 6단계로 나눠 이미지화했다. 슬롯사이트사이트한다는 말의 어감을 이렇게 완벽하게 도식화하다니,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이 광고를 보면서 대중매체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수많은 슬롯사이트사이트들을 떠올렸다. 정치인과 공인, 기업, 운동선수 그리고 연예인의 슬롯사이트사이트. 요즘엔 유튜브나 SNS 인플루언서들의 슬롯사이트사이트도 심심찮게 보게 된다. 어떤 식으로든 매체에 노출되는 사람들은 여론을 신경 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문제가 생겼을 때 슬롯사이트사이트를 하나의 통과 의례로 삼게 된다. 그런데, 많은 이들의 슬롯사이트사이트는 이것이 진짜 슬롯사이트사이트인가싶은 마음이 든다.
"본의는 아니었지만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면 슬롯사이트사이트한다."상대방이 불편하다고 밝히지 않았다면, 슬롯사이트사이트를 안 하려고 했나 보다. 본인은 잘못한 게 없다는 마음이 강하게 깔려있다. 대개의 경우"마음을 불편하게 해서 슬롯사이트사이트한다"가 옳다. 겉으로 드러난 자세는 어감사전 광고의 대략 1단계 [失礼]나2단계 [御免] 정도의 느낌이다. 속마음은 슬롯사이트사이트의 범주 안에 없어 보인다.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슬롯사이트사이트한다."본인이 잘못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슬롯사이트사이트여하를 불문하고' 이상황을 해결하고 싶다는 마음만느껴진다.슬롯사이트사이트하는 문장은 거의 4단계[申し訳ない]인데, 속 마음은 1단계 정도나되는지 모르겠다. 박근혜 전대통령이 2016년 국정농단 사태 때 "이유를 불문하고 슬롯사이트사이트한다"는 발표를 했는데, 김종인씨가 "진정한 슬롯사이트사이트는 이유를 불문해서는 안된다"고 충고한 적 있다.
"무조건 슬롯사이트사이트한다"는 연예인들의 슬롯사이트사이트도 봤다. "잘못을 한 것 같긴 한데, 이렇게 슬롯사이트사이트할 정도의 잘못은 아니지만, 이렇게납작 엎드려 슬롯사이트사이트를 하고 시간을 조금 보내야, 이후 문제없이 다시 활동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 문장은 6단계[사죄]인데, 속마음은 1~2단계 정도 느낌이다.그래도애써 슬롯사이트사이트했는데... 내가좀 삐뚤어진 건가?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고, 잘못도 한다. 문제는 "그다음 어떻게 하는가"이다. 어떤 단계로 슬롯사이트사이트하는가 보다, 그 슬롯사이트사이트에 진심이 담겼는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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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앞에서 거짓말하거나 전화로 변호사나 매니저에게 시키지 말고,펜을 들어 종이 위에 진심을 담아 미안한 마음을적어 보면 어떨까. 잠시만이라도 스스로에게 솔직해질 수 있는 순간이 될것이다.흔히들, '글쓰기에는 자아성찰의 기능이 있다'고 말한다.자필 슬롯사이트사이트이 효과를 보는 이유가 다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