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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사이트 권태기


“메이저사이트는 잘 크고 있어?” 친구가 물었다.


“응. 그런데 나 지금 메이저사이트랑 권태기야.”


“??? 메이저사이트랑 사귀어?”


?????????????????????????


꼭 사귀어야만 메이저사이트인가?


연인 사이가 아니어도 모든 관계에는 어느 정도 메이저사이트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집 메이저사이트 나는 고양이 중성화 수술 이후부터 최근까지 조금 데면데면하게 지냈던 것 같다. (비교적으로)


메이저사이트는 내가 불러도 잘 오지 않았고, 눈이 마주쳐도 시큰둥했다. 그전에 교육을 통해 없앴다고 생각했던 무는 습관도 다시 나왔다. 친구는 다시 물었다.


“츄르 줬어?”


츄르는 예전에 얼마간 주다가 요새는 관리상의 목적으로 안 주고 있었는데… 츄르를 줘야하나?


“츄르 먹을 때 많이 쓰다듬어줘. 많이 예뻐해 줘야 사랑을 느끼지~”


메이저사이트츄르 더 줘


생각해 보니 중성화수술 이후에 그 핑계로 잘 놀아주지 못했던 것 같다. (중성화 수술 후에는 상처 봉합부위가 잘못될 수 있어 평소의 격한 움직임은 삼가야 한다.)


많은 이들이 메이저사이트 놀이시간을 하루 2번, 15분으로 권장해 한번도 빠뜨리지 않고 충실히 놀아줬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내가 좀 느슨해졌나 보다.


반성한 나는, 퇴근 후 메이저사이트 열심히 놀아주고 마무리로 츄르도 주었다. 아이가 참 좋아한다. 요 근래 계속 내 발치에서 잤었는데 이젠 내 얼굴 옆까지 올라와서 자리를 잡는다.


이름을 부르면 갸아- 냐아- 대답도 메이저사이트 해준다. 얼마나 감격스러운지 모른다. 메이저사이트 찾은 감격의 순간!

그르릉 소리도 한층 커졌다. 멀리서도 그르릉 그르릉 들린다.


메이저사이트냐아- 좋다냥-


학생 때까지만 해도 나는 친구관계에서도 한번씩 메이저사이트를 느끼곤 했다. 저 친구가 궁금해 다가가고, 점점 친해지면서 관계가 가까워지면 어느 순간 궁금증이 사라지고 편안해지는 걸, 당시의 나는 지겨움으로 느꼈다.


다행히 그 시기는 아주 잠깐이었고, 상대에겐 내가 하루정도 이상한 사람처럼 비쳤겠지만 당시 내게는 큰 고민이기도 했다. 편안함을 지루함으로 여기다니.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다행스럽게도 편안함이 편안해지고, 그 가치를 알게 되었다.


메이저사이트츄르 내꺼다냥!



열심히 놀았다.


최초에 나를 자극했던 반짝이는 신호들을 이제 곧바로 찾을 수는 없게 되었지만, 예전의 마음을 따라가면 분명 메이저사이트 발견할 수 있다. 예전의 반짝임들이 없어진 게 아니다. 너와 내 안으로 들어온 것뿐.


원한다면 언제든 메이저사이트 만날 수 있으니 너무 그리워하지 말자고.


메이저사이트는 더 가까워진 것 같다. 나의 변화를 바로 받아주는 고양이에게 오늘도 참 고마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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