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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물머리와 송촌리의 거리 with 카레, 따뜻한 슬롯 머신

두물머리와 송촌리의 거리 with 카레, 따뜻한 슬롯 머신


양평군 슬롯 머신 남양주 송촌리는 양수대교를 기점으로 지역이 나뉜다.

슬롯 머신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주로 생활권이 남양주나 하남, 서울!

양평군 방면으로 들어가기보다 서울 경기권이 더 가깝다.

택시 타고 서울로 가는 일이 있을 때 대교 앞에서 지역 할증이 바로 붙게 되는!

택시를 자주 타야 하는 내게는 많이 속상한 슬롯 머신


옆 동네 오래된 정미소에서 남양주 지역 작가님이 전시회를 한다는 소식에 처음으로 바로 옆 송촌리를 갔다. 예전에는 정미소였고, 지금도 그때의 터와 기계들이 있지만 멈춘 곳. 거기서 지역 이야기와 사람들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것. 반가운 일이다.


정미소에서 진행된 전시회를 다녀온 건 처음이다. 송촌리에서 바라본 강의 풍경 엽서를 살펴봤다. 슬롯 머신에 살고 있는 내 시선에서는 이 풍경이 낯설다. 강의 맞은편, 강의 반대편에 내가 산다. 그리고 지금은 내 시선에서 바라보기만 했던 맞은 편에 내가 있다. 가깝고도 먼 곳. 송촌리에 있는 나의 시선은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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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도, 그곳에 있는 작가님도, 거기에 나 또한 어우러졌고, 전시회 속 하나의 프로그램인 듯 한 집에서 같이 밥을 먹었다. 8년 동안 양평 두물머리에 살면서 누군가의 집, 누군가의 슬롯 머신에 초대받은 건 처음이다. 그 사실에 내가 몹시 외롭고 안쓰러워 보이다가 그 마음보다 지금은 감사함, 함께하는 슬롯 머신에 집중하기로 했다.


예전에 내가 쓴 <백수의 슬롯 머신에 ‘카레가 따뜻해서 눈물이 난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쓴 적 있다. 이번 슬롯 머신에 제목을 넣는다면 ‘카레를 함께 먹어서 행복한 눈물을 참았다’고 정리한다. 음식은 카레인데, 이야기와 감정이 또 다르다. 숱하게 먹은 나의 슬롯 머신에 숟가락과 젓가락이 1개가 아니라 여러 개 놓여있는 이 풍경이 오랜만이다. 들키기 싫은 게 눈물인지, 행복한 감정인지 잘 모르겠지만 마음에 뜨거운 것이 자주 올라왔고 이 감정조차 음식과 잘 소화되도록 노력했다.


식사 전, 아이들이 밥에 넣은 콩을 보며 이번 농사는 어떠했다고 말해주는 모습을 본 지라 콩 하나도 아끼며 꼭꼭 씹어 먹었다.


다시금 <백수의 슬롯 머신을 쓰게 된다면

오늘의 슬롯 머신을 처음으로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슬롯 머신에 나 혼자만의 숟가락, 젓가락이 아닌.

슬롯 머신에서 송촌리까지의 거리

가까운 거리이나 마음의 거리는 멀었다

이제 버스 타고 몇 분밖에 걸리지 않는 짧은 거리로 느껴진다.

또다시 와야 할 이유가 생겼다.


그리고 알았다.

내게 맛있는 음식을 나누어 주는 것보다

그것을 함께 먹을 사람이 필요했다는 것을

참...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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