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껏 자의가 아닌 타의로 일을 그만둔 적은 거의 없었다. 지난 세월 ‘여행 강박증’을 앓았던 나는 대부분 여행을 가기 위해 일을 그만두었으며, 타의에 의한 건 개편으로 인해 프로그램이 종영된 경우였다. 후자의 상황일 때도 현재 프로그램은 종영이 되지만 다음 프로그램을 함께하자는 제안을 받아 마지막 회를 준비하는 동시에 다음 것의 첫 회를 준비하는 바카라사이트 추천 더 많았다.
이번엔 어느 경우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프로그램은 막을 내릴 계획이 없으며, 나는 그만둘 의사를 바카라사이트 추천기한 적이 없다. 한 마디로 ‘잘린’ 거다.
이 글은 누군가를 고발하는 글이 아니다. 프리랜서의 서러움 같은 걸 바카라사이트 추천기하는 글은 더더욱 아니다. 그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기에 나와 비슷한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기억을 되짚어본다.
요즘 방송국에서 일하는 구성바카라사이트 추천들 대부분은 계약서를 쓴다. 표준 집필계약서라고 해서 원고료를 얼마 받을지, 그만두기 한 달 전에는 미리 알려야 한다든지, 업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든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구두 계약 시절과 달라진 점이라면 일에 대해 약속한 대가를 모두 받을 수 있다는 것, 프로그램이 종영할 경우 한 달 전에는 방송국이 바카라사이트 추천에게 그 사실을 전달하도록 되어 있어서 준비 없이 백수가 되는 일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작 이 정도가 보장되다니, 그동안 바카라사이트 추천들이 어떤 환경에서 일해왔는지 짐작이 갈 법하다.
나는 지난해 이맘때쯤 1년짜리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페이는 동결이었다. 방송사의 사정, 적자가 몇 천억 운운하며 제작비에서 바카라사이트 추천료 파이를 늘릴 수 없다고 했다. 다소 아쉬웠지만 수긍했다. 그때 계약을 진행한 팀장 1의 한껏 미안해하던 표정과 말투, 그리고 당시 팀 분위기를 고려하면 이번엔 페이를 동결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계약서에 사인을 한 후 팀장이 바뀌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팀장 2는 작가들의 계약 만료 직전 팀을 떠나게 되었다. 팀장 3의 부임이 얼마 남지 않은 어느 날, 팀장 2가 나를 따로 불러 기존 메인 작가들이 모두 바뀔 것이란 바카라사이트 추천기를 했다. 프로그램 초창기부터 함께한 선배 작가들이 물러나게 된다니 당혹스러웠지만 새로운 수장이 올 때 종종 벌어지는 일이기도 했다.
서브작가의 변동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페이를 인상하긴 힘들 거라고 말했다. “이번에도 동결하는 건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을 밝히자 그는 “어차피 결정권은 새 팀장에게 있어서 제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답했다. 이상한 바카라사이트 추천기였다. 권한도 없다면서 왜 나의 미래를 예견하는 걸까. 페이 오르지 말라고 저주라도 내리는 것일까? 잘 알겠다고 답을 하고 속으로 생각했다. ‘새 팀장과 논의해야겠군’.
얼마 후, 새로 부임한 팀장 3이 나와 마주 앉았다. 그는 말했다. 작가님의 페이는 못 올려드린다, 이미 이 내용을 전달받은 것으로 안다. 그리고 이어지는 바카라사이트 추천기. 팀장 2가 계약서를 모두 작성해 넘겨주고 갔단다. “재계약 페이에 대한 권한은 내게 없지만 네 페이는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팀장 2의 아리송한 말 뜻을 그제야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미 떠난 자가 계약서에 써놓은 내용은 나와 합의한 게 아니었기에 팀장 3에게 차분히 말했다. 지난번에도 동결했다, 연차 대비 적은 금액을 받고 있다, 사내의 다른 프로그램은 나보다 낮은 연차에게 더 많은 돈을 주고 있다. 팀장 3은 우리 팀에 책정된 바카라사이트 추천료 기준, 내가 이미 서브 바카라사이트 추천에게 줄 수 있는 최고치의 금액을 받고 있다며 이번엔 다른 바카라사이트 추천들의 페이를 소폭 올려줄 계획이라고 했다. 또다시 제작비 운운이었다. 하지만 바로 동의하는 건 ‘나는 열정 페이로 일 시켜도 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었다. 최종적으로는 동결한다 해도 일단 사인을 유예할 필요는 있었다. 팀장 3은 여러 상황을 확인해보겠노라 했다.
그리고 1주일 후, 팀장 3은 주말 휴일을 앞두고 퇴근하려는 나를 불렀다. 계약서 바카라사이트 추천기겠거니 하는 동시에 ‘왜 굳이 월요일이 아닌 퇴근 시간에 부르지?’라는 궁금증이 일었다. 곧이어 그의 입에서 나온 말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바카라사이트 추천님의 페이를 올려줄 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우리는 연차가 낮은 바카라사이트 추천님을 모시기로 했다. 협상의 여지는 없었다. 페이를 올려달랬더니 나가란다. 결국 돈을 올려주면서까지 함께하고 싶진 않다는 소리다.
최종적으로 인상할 수 없다는 결정은 이해한다. 다만 그로 인해 떠날지 머무를지를 결정하는 키조차 내 손에 쥐어지지 않았다는 건, 결국 지금의 돈만큼도 주고 싶지 않다는 소리다.
제작비라는 건 늘 미스터리했다. 나보다 많이 받는 선배바카라사이트 추천가 팀을 떠난 후 그보다 낮은 연차의 바카라사이트 추천들이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연차 대비 적은 페이로 계약을 했다는 걸 보면 바카라사이트 추천료 총액에 여유가 없다는 팀장들의 말이 틀리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내가 나간 후 또 연차가 낮은 바카라사이트 추천를 들인다고 하니 결국 바카라사이트 추천들에게 할애되는 제작비는 늘어날 것 같지 않은데, 그렇다면 다음 해엔 내 연차에 도달한 후배 바카라사이트 추천들이 나가야 하는 것일까? 혹시 재계약을 앞둔 바카라사이트 추천들에게 페이 협상 시 내 사례를 참고하라고 무언의 암시를 주는 것일까?
어찌 됐든 나의 계약 기간은 이미 종료된 상황이니 당장 나가라고 해도 무방할 테지만, 팀장 3은 ‘원한다면’ 한 달의 말미를 주겠다고 했다. 계약은 종료됐지만 계약서 상에 적힌 대로 즉각적 백수가 되지 않도록 ‘배려’한다는 것. 매우 미안하다는 태도로 바카라사이트 추천기했지만 결국 택일이었다. 당장 나갈래? 아니면 한 달 있다 나갈래?
프로그램 기획부터 함께한 오래된 작가인 나는 드디어 이 프로그램에서 손을 털게 됐다. 그게 바카라사이트 추천 식일 줄은 상상도 못 했지만 말이다.
(*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덧) 그래도 계약서는 쓰는 것을 추천한다. 우리가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한 방송사는 계약 기간 내엔 우릴 자를 수 없으며 약속한 만큼의 원고료를 받을 수 있다는 권리를 확실히하는 서류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