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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슬롯 다 짜고치는 거라며?


온라인 슬롯에 나올 출연자 섭외를 위해 강원도 어느 지역엘 간 적이 있다. 어르신들을 뵙는 자리였는데, 서울 멀리에서 왔다며 고기를 한 판 구워주셨다. 불판에 올린 고기가 익어가고, 앞마당에서 상추를 뜯어오고, 직접 만든 쌈장을 내어오는 동안 어르신 중 한 분이 이웃들에게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어이, 여기 서울 ###온라인 슬롯국에서 피디선생하고 작가선생이 왔는데~


갑분동네잔치 상황에서 고기를 씹으며 만약 온라인 슬롯 촬영을 하게 되면 얼마큼의 기간 동안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될지 설명을 하는데, 이웃 어른 한 분이 불쑥 말을 자르고 끼어들었다.


- 에이, 형님. 그냥 하라는 대로 하면 돼. 어차피 온라인 슬롯 다 짜고 치는 가짜 아닌가? 그렇지 작가양반?
- 어르신, 요샌 그렇게 했다간 큰일나요.
- 무슨 소리야. 내가 @@@ 프로그램에 재작년에 출연했는데 아니던데?


그리곤 이어지는 그 분의 ‘짜고치는’ 온라인 슬롯에 출연한 후기. 음,오,아,예.. 이걸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난감했던 일이었다.




그 분이 얘기한 짜고친 가짜 내용은 이러했다. 1. 식사 시간이 아닌데 밥 먹으라고 한 것 2. 인터뷰를 할 때 특정 내용은 빼달라고 한 것 같은 부분이었다. 사실 이걸 조작온라인 슬롯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온라인 슬롯 촬영 기간은 한정적이고 꼭 들어갈 내용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으니, 제작진이 개입하여 정돈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과장’하는 온라인 슬롯을 보게 된다.


- 우엉은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는 음식이에요.
- 제가 써본 수분크림 중 가장 촉촉했어요. 이것만 계속 쓴다니까요.


알다시피 협찬을 받은 경우다. 나 또한 협찬 비율이 높은 온라인 슬롯을 제작한 적이 있는데, 협찬품은 주로 식품이었다. 예를 들어 우엉을 협찬 받았다면, 우엉을 일정 기간 이상 꾸준히 먹고 건강이 좋아진 실제 사례를 찾고, 우엉을 활용해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요리를 소개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우엉의 좋은 점을 대놓고 홍보하지만 건강 극복 사례나 전달하는 정보에 있어서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 실제 사례를 찾아 소개하고 학계에서 검증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다. 그러나 허위가 아니라고 해서 모든 게 안전하진 않으니, 전달을 할 때 매우 조심해야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 슬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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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트루맛쇼 스틸컷)


지난 2011년, ‘맛집 온라인 슬롯에 맛이 없다’며, 조작온라인 슬롯의 실체를 담은 다큐멘터리 <트루맛쇼가 개봉해 큰 화제가 됐다. MBC피디였던 김재환 감독의 작품으로, 그는 온라인 슬롯제작사에 돈을 주고 맛집으로 TV에 소개되는 기회를 얻는 일부 식당들과, 그들의 의뢰를 받아 평범한 식당도 문전성시 맛집으로 둔갑시키는 영상을 만드는 제작진의 행태를 보여주었다. 사실 제작비를 쥐꼬리만큼 주고 거한 결과를 원하는 ‘온라인 슬롯국놈들’ 때문에 계속되어온 시스템을 고발한 것이기도. 어쨌든 이 다큐멘터리의 여파 때문인지 이것이 개봉한 지 몇년이 지난 후에도 종종 식당을 섭외할 때면 “에휴, 우리 그럴 돈 없어요” 라는 푸념을 듣거나, “돈을 얼마 드려야 되는 거죠?” 라는 황당한 질문을 받곤 했다.


그래서 조작온라인 슬롯은 없는 거냐, 라고 묻는다면 내가 겪은 ‘트루맛쇼’는 없지만 남이 겪은 것은 있다고 답하겠다.

함께 일했던 동료 작가를 만난 어느 날. 그는 당시 일하고 있던 프로그램에서 이젠 정말 빠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해당 프로그램이 조작온라인 슬롯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특히 일반인 중 출연할 사람을 찾아 촬영을 하는 단계가 가장 곤혹스러웠다면서 들려주는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일단 외모나 나이, 하는 일 등 간단한 조건만 부합하는 사람을 찾은 후, 그 사람이 온라인 슬롯 촬영에 동의하면 나머지 내용은 모두 온라인 슬롯에서 가짜로 설정한다는 것이었다. 만약 ‘90세에도 임플란트 없는 건치 할머니’를 소개하는 내용에서는 일단 90대 여성을 찾은 후, 나머지 내용을 설정하여 건치 할머니인 척 소개하는 식이었고, ‘인생 역전 대박식당 사장님’을 소개하는 내용에선 대박식당 사장님을 섭외한 후 제작진이 지어낸 인생역전 스토리를 그럴싸하게 이야기하는 식이었다.

(위 내용에서 진실에 해당온라인 슬롯 것은 ‘가짜 사연의 일반인 출연자’라는 점이며, 세부 사례는 지어낸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트루맛쇼가 개봉한 즈음에 맛집 소개 온라인 슬롯이 흘러 넘칠 정도였던 것처럼, 이 이야기를 들은 때엔 일반인 출연자들이 자신의 특별한 재능이나 정보, 사연 등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매우 많을 때였다. 해당 프로그램의 온라인 슬롯사에서는 다소 평범하거나 다른 온라인 슬롯에 이미 소개된 이야기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점점 더 신기하고 자극적인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80세 건치 할머니가 실제 존재한다고 해도 90세 가짜 할머니를 섭외하게 되고, 눈물 쏙 빼는 인생역전 사연의 회사원이 있어도 역경을 거치고 대박성공신화까지 이뤄낸 식당 사장님이라는 가짜 이야기를 만들게 된 것이다. 사실 나도 <트루맛쇼 같은 다큐를 통해 접한 게 전부였지, 실제로 겪거나 그런 사람을 만난 건 그 때가 처음이고 그 이후론 보고 들은 바가 없다. 종종 사람들이 “온라인 슬롯 다 짜고 친다며?”라고 물으면 “좀 과장은 할 지 모르지만 거짓말은 없다”고 했는데, 세상엔 내가 모르던 거짓말의 세계도 존재했다.




몇 달 전, 경찰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예전에 일했던 시사성•사회성 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사람이 본인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해당 회차의 제작진과 담당 CP까지 줄줄이 사탕처럼 엮어 고소한 일 때문이었다. 당시 고소장을 접수한 이는 제작진이 사실과 전혀 다른 내용을 보도하였다고 주장했는데,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진실이 100이라면, 보도한 것은 60 정도에 불과했다. 진실이라는 이유로 모두 보도하기엔 그 사람의 (정확히는 그 사람의 가족 일부) 현생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지게 될까봐 그것만은 막고자 인간적인 배려를 한 셈이다. 거짓도 위험하지만 때론 진실도 날카로운 무기가 될 수 있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경찰 조사에서의 마지막 질문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에 대해서였다. 그때 내가 자필로 적은 내용은 ‘모든 내용은 사실에 근거하여 진술했고, 고소인의 주장과 달리 제작한 온라인 슬롯 내용에도 단 하나의 거짓도 없음을 명백히 밝히며, 거짓을 진실인 양 주장하는 것도 모자라 다른 이에게 죄를 전가하는 고소인은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였다.

그날 경찰서를 떠나며 내가 스스로 적은 말을 지표 삼아 일을 해나가야겠다고 무의식적으로 어떤 다짐을 하게된 것 같다. 양날의 검처럼 때론 진실 역시 위험요소가 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짓이 진실 앞에 서는 일은 없어야 하니까. 적어도 불특정다수에게 보여지는 파급력을 가진 온라인 슬롯이란 매체에서만은 말이다.



덧) 해당 사건은 고소인의 주장을 뒷받침온라인 슬롯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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