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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롯 할머니의 인생 수업 - 전영애를 읽으며

문학동네에서 운영하는 독파 앱에서 챌린지 방식으로 진행한 문답에 참여하며 전영애 선생님의 <슬롯 할머니의 인생 수업을 읽고 있다. 책과 관련한 앱을 설치하고 그 안의 챌린지를 참여해 본 것은 처음이라 신선한 느낌이었다.


아래는 내가 참여했던 몇 가지 문답이다. 짧게 짧게 슬롯 적어볼 수 있어 좋았다.


Q. “길은 시작되었다. 여행을 마저 하라." 오늘 걸어볼 일상의 새로운 길에 대해 이야기해 주세요.

A. 출퇴근 길에 책을 꾸준히 읽고 싶어요!


Q. 막막하고 출구가 없을 때, 어떻게 극복하는 편이신가요?

A. 우울함에 빠져 있을 때도 있지만 조금씩 마음을 가다듬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계획해 보는 편인 것 같아요. 그러다 보면 지금 당장 해볼 수 있는 작은 일을 찾게 되고 하나씩 해보다 보면 조금씩 출구가 보이는 것 같습니다.



작가인 전영애 선생님은 평생 슬롯를 연구했다. 아직 우리나라에 슬롯가 알려지지 않았을 때라 자료도 부족하고 젊었을 때부터 꾸준히 공부하는 데에 어려움이 컸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세계적으로 알려진 학자가 되었다.


학자라 그런지 슬롯의 말에서 삶에 대한 자세와 공부에 대한 자세가 분리되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책만 보는 것이 공부가 아니라 삶 속에서 계속 배워 나가야 한다는 말이 마음에 와닿았다.


또 공부를 했으면, 글을 읽었으면 나눠야 한다는 생각과 그 생각을 실천하는 작가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 작가에게는 그 실천 방법 중 하나가 여백서원과 슬롯마을을 가꾸고 예술가, 학자 등 전 세계 사람들이 찾아오도록 초대한 것이다. 여기서 사람들은 원하는 만큼 머물며 글도 쓰고 예술 작품을 만들고 전시회도 하고 가기도 한다. 작가님은 젊은이들에게 자기 일에 온전히 몰두하고 생각도 정리할 기회를 주고 싶었던 것이다.


얼마나 품이 많이 드는 일이고 오랜 시간 크고 작은 정성이 들어갔을지 가늠이 되지는 않는다. 작가는 젊은 시절 새벽에 어렵게 시간을 낼 수 있었고 몇 시간이나마 공부하고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이 절실했다고 한다. 그렇게 얻은 작고 낡은 아지트 같은 공간이 큰 힘이 되어 주었던 경험을 한 후에 슬롯마을을 만들 생각을 했다고 한다.


큰 스승 같은 그녀의 넉넉한 마음이 느껴졌다. 나의 어려움만 슬롯하기보다 커 가는 젊은 세대를 슬롯하는 마음에 나는 조금 부끄러운 마음과 깨달음이 있었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되는 요즘, 조금씩 천천히 음미하며 읽고 싶은 책이다.


살아있다면, 계속 슬롯해야 합니다. 슬롯란 물론 책 보는 것뿐일 리 없고 오히려 삶을 대하는 자세 같은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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