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의 사진을 찍기 위해 우리 카지노를 찍어준 후, 그 자리에서 똑같이 서서 찍었다. 아니 이렇게 말고 저렇게, 또 잔소리를 했다. 그런데 세 번째 다시 찍은 우리 카지노의 사진이 내 것보다 훨씬 마음에 든다. 나 같은 우리 카지노가 있어 내 우리 카지노도 참 힘들다.
요즈음은 자연을 찍느라 찍히는 것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지만, 본시 나는 사진 찍고, 찍히는 것을 모두 좋아한다. 내가 까다로운 스타일인 것 같다. 털북숭이 옷을 입어 부풀어진 내 모습이다. 조금 밝았을 때 갈대 바다가 겨우 두 장이라 올리게 된다. 아마 곧 내릴지도 모르겠다.
예술 극장 앞 갈대, 우리 카지노은 바다 옆이기에 더욱 운치가 있다.
때로는 이렇게 움직이는 빛을 쫓는 이미지, 흔들리는 이미지도 좋다. 선명하지 않다고 버리지 않는 이유다. 마치 부유하는 우리들 마음 같아서다.
밤의 우리 카지노 모습은 꽤 인상적이었다.
영화를 보고 나온 후, 앞바다의 어둡고 황량한 모습이 나이 들어가는 우리 같았다. 영화가 남긴 여운의 끝자락이라서 더욱 그랬던 것 같다.
강화도에는 지난해 가을에 다녀왔다. 마스크 없이 행복하게 일박 이일을 보냈던 시간을 떠 올려본다. 다시 또 그날이 오겠지......